저는 드림목장의 신금아입니다.

특별하지도 않은 제 삶을 여러분들 앞에서 이야기하려 하니 참 쑥스러웠고 그러기에 긴 시간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침례를 받겠다는 결심을 하고 제 삶을 뒤돌아보면서, 전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삶은 참 특별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 중에 저를 선택하셨고 이미 사랑하기로 결정하셨으며 그러기에 오래 전부터 저를 바라보며, 계획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성실하고 자상하셨던 아버지와 그저 자녀들 밖에 모르시던 어머니 밑에서 평범하고 어려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대학시절에 남편을 만났고 9년이라는 긴 연애 끝에  순탄치만은 않은 결혼을 하였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했던 그 시절 의지할 곳이 필요했던 저는 언니의 권유로 성당에 다니게 되었고 큰아이를 임신한 채 6개월의 교리공부를 마치고 영세를 받았습니다. 갓난아이 때문에 미사는 보지 못했지만 주기도문을 10번 암송하면 미사를 안보아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천주교 교리에 따라 그저 열심히 주기도문만을 외우며 나름 신앙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먼저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혼자 남아서 아이를 키우다 큰아이가 6개월이 되었을 때 남편에게로 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남편은 거기서 교회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주일 오전에는 유학생들과 함께 예배를 보고, 오후에는 교수님께서 출석하시는 또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그야말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더군요. 제가 무거운 몸으로 힘들게 교리를 배우며 영세를 받았는데, 이런 나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이 교회를 다니는 남편이 참 섭섭했고 배신감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낯선 곳에서 남편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에 함께 교회에 출석할 수밖에 없었고 그저 그런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몇 년 뒤 한국으로 돌아왔고 남편이 안정된 직장을 다니게 되고 큰 근심 걱정이 없어지게 되면서부터는 그나마도 교회와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둘째 해빈이를 낳았고 아이들은 제 뜻대로 잘 자라주었습니다. 제가 나름 그려왔던 완벽한 가정이 셋팅 되면서 그때부터 오히려 마음이 조금씩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바랄게 없는 제 가정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저 제 가정을 지켜줄 절대적인 무엇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불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큰딸이 고3이 되었을 때 근무하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의 권유로 명성교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딸은 그 당시 그림과 공부를 모두 해야 했었기에 보통의 입시생 이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온갖 짜증을 만만한 저에게 쏟아 부었습니다. 참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정말 간절히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자나깨나 우리 아이를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켜 달라며 떼를 쓰는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래야만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깃털처럼 한없이 가벼운 기도였음에도 하나님께서는 제 필요를 채워 주셨습니다. 이런 유치한 기도를 들어주시다니,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믿음 분량대로 사용하신다는 것이 그런 뜻인가 봅니다. 아마도 그때가 제가 처음으로 하나님을 경험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교회는, 미국에서부터 박목사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남동생의 권유로 방문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그때는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였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믿음이 없었던 분이셨음에도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즐거워하셨습니다. 그렇게 교회로 오시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는 전철 안에서 입술로 예수님 영접함을 고백하셨고 수첩에 그 날을 적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아마도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아버지의 구원을 걱정하며 제 삶은 참 슬펐을 것 같습니다. 어쩜 이리 좋으신 하나님이신지요. 하나님께서는 그 일 또한 계획하고 계셨고 아버진 지금 분명 천국에서 사랑하는 셋째 딸을 바라보시며 흐뭇해하실 것입니다.

나름 열심을 내어 신앙생활을 해보려고 했던 저는, 교회가 크나큰 시련을 겪게 되면서 참 혼란스러워졌습니다. 결국 교회를 떠나게 되었고 집에서 가까운 큰 교회에 출석하면서 제 믿음은 또 다시 제자리 걸음을 하였습니다. 아무도 우리 가족을 알지 못하는 곳이니, 여름에는 반바지차림으로, 때때로 지각도 결석도 해 가면서 참 편하게 교회에 다녔습니다. 성경책은 주일에 꽂아두었던 그 자리에서 한 번도 펴보지 않은 채 또 다음 주일에 빼먹고 교회를 향하는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박 목사님께서 이런 사람은 되지 말자고 늘 강조하신 종교인으로의 생활이었지요. 참 편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으로 혼란스러웠고 결코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제 마음 속에 그런 목마름이 있을 때, 목장생활은 영적갈증을 적셔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제게 목장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다시 우리 교회로 돌아오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김경찬목자님의 안수집사 임명식을 계기로 저는 다시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긴 시간을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교회를 출석했기에 우리 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이 만만치만은 않았습니다. 매시간이 도전이고 찔림이었습니다. 가끔 내가 왜 이리 힘든 길을 택했을까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믿음 좋음을 부러워하며 내 믿음의 제자리 걸음에 조바심치고 있을 때 생명의 삶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목사님께서 죄에 대해 수업해 주실 때 제가 명백히 죄인임이 깨달아졌습니다. 저는 그동안 하나님 앞에 죄를 고백하는 것이 두려웠으며 나의 허물이 드러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죄인이었습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죄인입니다. 그릇을 깨끗이 닦아야 맛난 음식을 제대로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맛난 음식을 담지 못하고 그저 냄새만 맡고 있었습니다. 제 교만함 때문에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가 없었고 성령님께서는 제 안으로 들어오시고자 했지만 들어오실 깨끗한 자리가 없어 제 믿음은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삶 공부를 마치고 예수 영접시간을 통하여 제 마음 한가운데 예수님을 모시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오늘 침례를 통해 이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저의 부끄러운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려고 합니다. 저의 직장 동료들은 제가 크리스천인 것을 알고 깜짝 놀라며 얘기 합니다. 교회에 다니는 줄 몰랐었다고, 교회에 다니는 사람 같지 않다고.. 그들이 좋은 의미로 한 얘기라 생각하며 그것이 크리스천으로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몰랐습니다. 아니, 내심 좋아하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은 또 제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당신은 과하지 않아서 좋다고.. 그 말이 마치 칭찬처럼 들렸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기독교인을 향한 편견과 비난이 두려워 제 신앙을 숨겼습니다. 내 믿음을 남 앞에서 요란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라며 제 자신을 합리화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또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제 생각, 제 고집, 제 방법대로 살았습니다. 아버지 하나님, 절 용서해 주세요. 이제부터는 내 하나님을 자랑하겠습니다. 침례 간증문을 쓰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것이 기쁨인지 부끄러움인지 감사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제 삶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압니다. 예수님처럼 선하고 겸손한 삶을 실천하며 제 주변에 하나님을 전하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사랑하는교회로 다시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신 박덕주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교회 식구들 또 혈육 이상으로 서로 기뻐하고, 염려하며 삶을 함께 나누는 우리목장 식구들, 믿음이 없음에도 제 옆자리에 꿋꿋이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려고 애쓰는 남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며 제 믿음의 본보기가 되어 주시는 김경찬 목자님, 그리고 신숙재 목녀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