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단비목장의 김채린입니다. 저는 믿는 집안에서 태어나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으로 자랐습니다. 태어난 후 엄마 아빠를 따라  교회를 나오게 되다보니, 마치 학교에 가는 것처럼, 주일이 되면 교회에 나오는 게 당연시 되어서, 가기 싫을 때도 주일예배에는 항상 참석하였습니다. 저희 가정은 다른 교회를 다니다가 2007년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랑하는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 부모님을 따라 군말 없이 교회에 다니는 게 일상이었던 2011년, 제가 중학교 1 학년 때, 그리고 2013년 중학교 3학년 때 많지도 않았던 중고등부 학생들이 모두 부모님을 따라 교회를 떠났습니다.  혼자 남은 저는 부모님께 처음으로, 청소년부가 활성화 되어있는 집 앞 큰 교회에 가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려 보았습니다. 하지만 특히 엄마는 주일예배만큼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만이라도 같이 다녔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런 엄마의 말씀에 저는 따르기로 했습니다.

부모님은 외동딸인 저에 대한 과보호 성향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지나친 관심을 갖고 계시지만, 다른 한편으로 항상 저의 생각을 존중해 주셨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해주셨습니다. 모두들 어린 나이부터 사교육을 시작하는 것과는 달리, 저는 자율적으로 공부하다가 고등학교에 들어와서야 학원과 과외를 시작했기에 뒤늦게 남들 따라잡기에 바빴습니다. 고 1 때 부모님과 대치동 학원가를 가보고 세상에 이런 별천지가 다 있나 놀랐던 것이 생각납니다. 마침내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감옥 같은 학교생활이 너무도 싫어서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을 때에도 부모님은 긴 말 없이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셨습니다. 중퇴를 생각도 해 보았지만 전학이라는 다른 길로 저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신앙적으로는 모태신앙의 단점 그대로였습니다.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예배라 설교시간에 맨날 조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제 옆에 앉아 계시던 엄마는 또 사탄이 왔구나 하며 한탄하셨고, 목사님께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고3 때에는 수능준비에 매진하려고 교회를 몇 달 동안 쉬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주일예배만큼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습니다. 사실은 선택이 없었습니다. 엄마 아빠한테 말씀드려 보아야, 공부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주일 예배 참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주일예배 결석은 거의 불가능 했습니다. 사실 주일예배 시간이 대부분의 학원시간과 꼭 겹치는 경우라서 그런 학원은 아예 못 가고 늘 다른 학원을 알아 보아야만 했습니다. 심지어는 시간이 안 되어 과외 선생님을 예배 후 교회로 오시게 해서, 시끄러운 아이들 소리 들으며 쎌룸에서 수업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능 바로 전날에 교회에 와서 박덕주 목사님께 기도도 받고 여러분들의 중보 기도로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저는 체육교육과를 희망하였는데, 그 학과는 운동과 공부 모두를 잘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씩은 수영장에서 남학생들과 경쟁하며 정말로 죽기 살기로 기록을 재며, 수십번 넘게 레인을 왕복하는훈련과 기초실기 훈련을 하였고, 집에 돌아와서는 12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수학과외를 하며 수능을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운동과 공부 모두를 힘겹게 준비했지만, 결과는 너무도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미리 선행을 하지 못한 수학이 걱정이었는데, 뜻밖에도 가장 자신 있었던 국어과목을 망쳤던 겁니다. 정말 누구보다 딴 짓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교회도 매주 나왔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심지어 고3 때에도 교회를 빠지지 않고 나왔는데, 정작 제가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능 때 하나님이 저를 외면하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도 남들처럼 교회 가는 주일에 학원에서 특강이나 더 들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기대한 성적이 나오지 않은 저는 아예 대학교를 지원조차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재수는 애초에 체질에 맞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미국입시를 준비하려고 모든 한국 입시를 접고 토플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는 졸업했지만, 신분도 애매하고 소속감이 없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긍정적으로 격려해 주셨지만 부모님을 실망시켜 드린 것 같아서  괴로운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길로 저를 인도하여 주시길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신다윗 목사님을 통해서 저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신목사님은 제가 미국시민권자임을 아시고, 미군부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영내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해 보는 길을 알아보자고 제안하셨고 수차례 인천에서 용산 미군 부대까지 먼 길을 오가시며 수고하여 주셨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게 급기야 미군에 입대하는 것으로 발전하면서, 하나님께서는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절묘한 타이밍을 동원하여 주셨습니다. 제가 일종의 특별전형으로 입대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한국 대학 입시에는 마음을 접었지만, 한국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도 계시고, 저도 한국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입시전형을 바꾸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고 그렇다고 한국에서 대학을 가기도 싫었습니다. 이런 저의 독특한 사정이 미군 특별전형과 절묘하게 해결된 것입니다. 기초 군사 훈련과 주특기 교육 후 한국 근무를 보장 받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게 될 분야는 5년동안  인원 충원이 전혀 없었던 상당히 특수한 영역인데 갑자기 극소수의 인원 선발을 재개한 것입니다. 2012년 이후에는 전 세계에 한명도 뽑히지 않았는데 5년만에 사병으로는 거의 처음 선발되었습니다. 두 번에 걸친 영어 시험을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여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제가 선발 되었습니다 .

근무기간도 남들보다 1년이나 단축되는 특혜도 받게 되었습니다. 군 복무 중 , 군내에 있는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게 되며, 제대 후 장학금을 받으면서 미국 내 대학에 편입을 해서 다닐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시간상 다 말씀드릴 수 없는 이런저런 놀라운 변수들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져서 사람의 생각과 노력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결과로 하나님께 감사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작년 5월 엄마와 신숙재이모의 권유로 예수영접모임에 들어가서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무 것도 모른 채 교회를 따라 다니면서 성경말씀도 듣고 당연히 하나님을 믿고 살아왔지만, 고3 때 예수영접모임에서 박목사님의 설명을 다 들은 후, 제 자신의 결정으로 예수님을 제 인생의 구주와 주인으로 영접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오늘 죽더라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 후 수험생활을 하느라 크게 변한 건 없었지만, 정식으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로 한 저를 하나님께서 좋은 결과로 이끌어 주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수능 실패라는 시련을 통하여 오히려 취업과 대학 진학을 동시에 성취하게 되는  놀라운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중학교 때 교회 친구들이 다 떠나고 없어서 다른 큰 교회로 가고 싶었을 때에 만류했던 부모님께 순종한 것을 예쁘게 봐 주신 것 같습니다. 또한 정작 본인들은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거 같았지만, 자녀들은 학원이며 공부 때문에 교회에 데리고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가끔은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공부하는 시간보다 하나님께 예배드리는게 더 중요하다며 주일예배에 참석하도록 이끌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 

작년 12월 31일 부터 박목사님과 사모님이 직접 인도해 주시는 대학 청년 목장인 단비목장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교회에서 딱히 속한 그룹이 없이 은정언니랑 저만 있었는데 목사님 내외분이 직접 인도해 주시기 시작했고, 때마침 다른 청년부원들이 교회에 오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박목사님께서는 미국에 가기 전 침례를 받고 이제부터는 이 험한 세상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예수님만 붙들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사님 말씀에 순종하고 사랑하는 교회의 정식 회원이 되기를 결정하고 오늘 침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

저는 오는 7월 19일에 출국하게 됩니다. 약 10주간의 기본 군사 훈련과 16주에 걸친 주특기 교육을 받고 내년 3월경 귀국 예정입니다. 안전하게 모든 훈련과 교육을 받고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침례를 받으면서 예수님이 제 인생의 주인이심을 다시 한 번 고백하며 열심히 믿음생활을 할 것을 다짐합니다.

어리고 미숙한 저를  위하여  항상 기도하여 주시며  격려해 주신 교인 여러분들과  드림목장의 김경찬 집사님과 신숙재 집사님, 드림목장 가족들과 특별히 이순구 집사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세째 큰 아빠, 큰 엄마가 이곳 사랑하는 교회에 함께 다닐 수 있게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