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림목장의 조현숙입니다.

저는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영세도 받고 열심히 성당 활동하였습니다. 장애자 시설에서 10년 정도 봉사도 하면서 지내다가, 어느 날부터 성당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꼭 주일을 지켜야 하나님을 믿는 건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봉사활동이라는 선행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일 미사를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합리화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고, 착하게 열심히 살면 하나님께서도 다 알아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급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요청하는 기도만 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면서, 여동생은 ‘늘 언니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며, ‘언니는 교회에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여동생을 못마땅히 여겼습니다. 다른 애들은 잘 보살피면서 자기 자식들에겐 소홀히 하는 것 같아보였고, 제가 동생에게 뭔가 해주었는데 하나님이 해주셨다며 하나님께 감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동생을 광신도라고 생각했기에 ‘종교는 자유니까, 나에게 기독교를 강요하지 말라. 그리고 너도 원칙적으로는 성당에 다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5월, 만 27년의 결혼생활을 접고 저는 홀로서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캠퍼스 커플로서 부부가 함께 한의원을 운영하다가, 저는 아이들의 양육을 위해서 가정주부 역할을 하였습니다. 당시는 저 역시 입시교육에 올인하는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엄마였습니다. 이혼하면서 다시 제 일을 하려고 여러 가지 준비를 했습니다. 심리학 공부, 전문 카운슬러 과정, 상담센터 교육, 한의학 임상공부 등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한의사로서 다시 서기 위하여, 또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하여, 세상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려왔습니다. 그러나 가정 경제를 짊어진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이혼 당시에 이미 상당한 빚이 있었고, 한의원을 오픈하기 위하여 또 다시 빚을 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혼에 대한 세상의 곱지 않은 시선도 저를 힘들고 아프게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압박으로 인해서 이혼으로 인한 슬픔과 외로움에 빠져있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여동생은 이런 저를 보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전화도 하고, 카톡으로 성경말씀, 간증영상, 찬송 등을 보내며, 교회 나가기를 권유했습니다. 사실 그런 동생이 귀찮았습니다. ‘하나님만 믿으면 현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나’ 하는 생각과 함께, 저 자신의 노력으로 남들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한다고 모든 것이 기대만큼 잘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급기야 저는 불안 초조와 함께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이 임하였습니다. 지난 4월 7일 그날 저녁도, 생명보험을 들어놓고 자살을 해버릴까? 파산선고를 해야 되나? 돈만 있으면 아이들은 살아갈 수 있겠지? 등등의 생각으로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때, 동생이 카톡으로 간증영상을 보내주었는데 저와 같은 한의사였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그 분은 학교의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큰 실망과 환멸만 느낀 채 학교를 그만두고 낙심하던 중, 동료교수의 권유로 가게 된 교회에서 들은 설교말씀을 통하여 마음의 응어리가 녹고,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영상을 보고 한없이 통곡했습니다. 저 역시 저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제 인생을 바로 잡을 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동생에게 고맙다며 교회에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하나님께 마음을 열기 시작하자 구원의 문은 하나하나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교회를 소개받기 위해서 그 다음날 저녁에, 동생이 잘 아는 유미정 집사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유미정 집사님은 동생의 대안학교를 10년 이상 후원하고 계시는 분으로 신앙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분이 다니시는 교회는 저희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그 날, 교회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자리에서 우연히 박목사님도 뵙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아니라, 스마트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과 평범한 말투에 깜짝 놀라며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일요일부터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예배시간의 찬양이나 설교말씀도 좋았고, 소란스럽지 않은 예배라서 안심도 되었습니다. 

동생이 저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려고 지난 40년 동안 기도해 왔던 것이 이렇게 응답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 유미정 집사님이 저를 위해 중보기도를 신청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제가 교회에 나오게 된 것임을 나중에 알게 되고 정말 놀랐습니다. 제 스스로 하나님 앞에 나온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중보기도를 통해서,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스르륵 끌려온 거라는 걸 알게 되니 하나님의 놀라우신 사랑에 전율이 느껴집니다.

교회에 나온 지 세 번째 되던 주일의 설교말씀은 마태복음 5:4 “슬퍼하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위로하실 것이다.”였습니다. 설교말씀을 들으면서 진정한 위로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날 예배시간에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를 통하여 그동안 쌓여있던 아픔들이 터져 나와서 예배 후에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제 교회는 억지로 오는 곳도 아니었고, 오히려 제 생활의 중심이 되어버렸습니다.

목장모임에도 오라는 말을 듣고 무슨 양을 치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오는 걸 겨우 참았습니다. 처음에는 목장모임이 마치 그룹 상담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함께 하셨고, 따뜻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함께 한 곳이었습니다. 목자 목녀님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따뜻하게 모임을 리드해 주셨습니다. 목원분들도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서로 중보기도 해 주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듭되는 목장모임을 통해서 ‘이 분들은 내 말을 곡해하지 않고 들어주는구나, 세상에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목장은 항상 따뜻함과 든든함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가족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예수 영접모임에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부흥회도 참석하였습니다. 생명의 삶 공부를 통해서는 정말로 많은 것을 깨닫고 체험했습니다. 지리적, 역사적 배경설명을 들으면서 그동안 무턱대고 믿어왔던 성경이 정말로 사실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성경에서는 나쁜 일 하는 걸 죄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가 아니라 내 뜻대로 사는 것을 죄라고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러자 한편으로는, 제가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지른 죄인인지를 알게 되어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죄인을 수렁에서 건져 올리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 앞에서는 이혼한 남편도 저도 모두 죄인이고, 그 죄의 크기를 비교하면 먼지 크기 정도 밖에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잘못은 하나님의 판단에 맡겨드리고, 저는 그 사람을 용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비틀거리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에 침례식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침례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그리스도의 몸이신 교회에 소속됨을 확인하는 게 절실합니다. 이제 침례를 받으면서 예수님이 저의 죄를 용서하신 구원자이자, 제 삶의 주인이심을 다시 한번 고백하며 예수님만 의지하며 살아가기를 다짐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