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요예배

생애 마지막 기도

눅 23:44-46

어느덧 낮 열두 시쯤 되었는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는 빛을 잃고, 성전의 휘장은 한가운데가 찢어졌다.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가상 칠언

(1) (용서) 눅 23:34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2) (구원) 눅 23:43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3) (사랑) 요 19:26-27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4) (고뇌) 마 27:46; 막 15:34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5) (고통) 요 19:28 목마르다 

(6) (승리) 요 19:30 다 이루었다 

(7) (신뢰) 눅 23:46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마지막 (7) 말씀은 예수님의 생애 가장 마지막으로 하신 말이다. 마지막에 하신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중요한 내용이었는지, 십자가에 달려 기진맥진하고 정신이 혼미해졌을텐데, 남은 온 힘을 다하여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그냥 조용히 읊조린 말이 아니었다. 큰 소리로 외친 마지막 기도였다. 어떤 의미일까?

예수님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보여주셨지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도 보여주셨다.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다.

1. 영혼이 중요 2. 신뢰 3. 기도

1.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영혼의 문제다.

십자가에서 온 힘과 기력을 다해서 큰 소리로 외친 마지막 말은 예수님 자신의 영혼에 관한 기도였다. 죽음 직전에 마지막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이 자신의 영혼의 문제였다. 

(1) 십자가에서 자신의 영혼을 위하여 그토록 간절히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서, 인생을 살면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보게 된다. 우리의 죽은 영혼을 살리며, 우리의 잠든 영혼을 깨우며, 우리의 병든 영혼을 강건하게 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게 된다.

(2) 예수님은 죄 없으신 의로운 분이셨다. 그럼에도 마지막 죽는 순간에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큰 소리로 부르짖으면서 간절히 기도하셨다면, 우리 같은 사람은 얼마나 더 자기 자신의 영혼을 위하여 깊은 관심을 쏟으며 기도해야 하겠나? 죄 많고 허물 많은 우리, 하나님의 말씀 보다는 자기 뜻과 고집대로 살아가는 우리, 섬기기 보다는 자기 밖에 모르는 우리, 조금만 수틀리면 비수같은 말로 남에게 상처주는 우리.... 이런 이기적이고 죄인인 우리들은 얼마나 더 자신의 영혼을 위하여 깊은 관심을 쏟으면서 기도해야 하겠나?

(3) 우리의 간절한 기도제목은 무엇인가? 그 사람의 깊은 기도제목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1차원적인 문제들인가? 필요하긴 하지만.... 건강, 자녀, 경제적 사정 정도인가? 자신의 영혼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면서 살아가나? 

영혼이 맑고 깨끗한 사람! 하나님 앞에서 계산된 마음없이 순수한 영혼!  

영혼에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날마다 바라보며 살아가나?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서 영혼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부지런히 먹고 있나? 영혼의 호흡인 기도생활을 잘 하고 있나? 영혼이 허약하면 마음과 정신과 육신도 허약해 진다. 영혼이 잘 못 되면 다른 것이 아무리 잘 되어도 소용이 없다.

(4) 이처럼 자신의 영혼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영혼의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예수님은 이토록 자신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가지셨기에 다른 사람들의 영혼에 깊은 관심을 보이셨다. 그들의 육신만이 아니라 영혼을 구원하시려고 생명을 내어 주셨다. 우리의 경우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 친구, 이웃들의 살림, 진로, 건강, 재정...만이 아니라 그보다 영혼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애쓰게 된다.

하나님 앞에서 맑고 깨끗한 영혼이 되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 모두가 그런 영혼의 소유자가 되게 하소서!

2. 신뢰

(1)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는 시편 31:5의 인용이라고 한다.

시편 31편은 어려움에 처한 다윗이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보호를 구하는 시다. 몇 구절만 보면,

1 주님, 내가 주님께 피하오니, 내가 결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구원의 능력으로 나를 건져 주십시오.
4 그들이 몰래 쳐 놓은 그물에서 나를 건져내어 주십시오. 주님은 나의 피난처입니다.

13 많은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사방에서 협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 생명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다윗이 묘사하는 이런 어려움은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이런 고난과 어려움 중에서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내용이다.

(2) 이 때까지 하나님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온 삶이었지만 예수님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 모욕, 수치, 고통, 채찍질, 조롱, 그리고 십자가 죽음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기적적인 구원이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숨을 거두는 이 순간에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하신다. 그리고 순순히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 아버지의 손에 맡겨 드린다.

(3) 잘 될 때는 기뻐하며 감사와 찬양을 드리지만, 잘 안 될 때는 의심과 불평 그리고 원망? 이것이 우리의 전형적인 모습 아닌가? 

모든 것을 다 이루고 남은 여한이 없을 때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을 갖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고난이 닥쳐도, 어려움이 몰려와도, 일이 잘 안 풀리고 계속 꼬여도,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나님의 도움이 금방 오지 않더라도, 그리고 죽음의 자리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신뢰하자. 하나님께 우리의 영혼, 우리의 생명, 우리의 인생을 다 맡겨드리자. 그것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습이다. 

3. 기도

(1) 숨을 거두는 순간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예수님은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생애 마지막 순간에 기도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기도로 생애를 마치는 귀한 모습!

게다가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시 31:5). 하나님의 말씀으로 드리는 기도로 생애를 마치는 귀한 모습!

죽음을 앞두고는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그래서 예수님도 혼신의 힘을 다하여 큰 소리로 부르짖으셨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부르짖으며 기도하셨다.

우리는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에 무슨 말을 할 건가?

보내는 분에게는 미고사(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떠나면서도 마찬가지로 ‘미고사’.

하지만 하나님께는 기도하자!

(2) 생의 마지막을 기도로 마치는 것은 평생을 기도로 살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예수님의 일생은 기도의 일생이었다. 

공생애를 준비하면서 광야에서 40일 금식으로 기도하셨다.

12제자를 택하실 때도 밤새 기도하셨다.

오병이어 기적을 행하실 때도 먼저 기도하셨다.

성만찬을 알려 주시면서도 먼저 기도하셨다.

십자가에 못 박히면서도 제일 먼저 저들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기도하셨다.

우리의 일생도 기도의 일생이 되어야 하겠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기도하면서 하나님께로 가면 좋겠다.

2024/3/29 성금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