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9

깨어서 준비하라

24:29-51(29-31, 45-47)

마 24-25장은 예수님의 예언이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두 가지 대답’이라는 큰 틀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1)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는 언제 일어나는지? (2) 세상 끝 날에는 어떤 징조가 있을지? 이런 제자들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각각의 대답이다. 

(1)의 대답은 24:35까지 (34절 이 세대가 끝나기 전에, 이 모든 일이 다 일어날 것이다) 

(2)의 대답은 24:36부터 25장 마지막까지다.

따라서 각각의 단락 내의 구절은 각각의 사건의 프레임 안에서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1. 첫 번째 질문과 대답: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는 언제?

지난주에 몇 가지 구절의 해석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1) 4-7절 거짓 그리스도와 전쟁과 자연재해

주후 70년 성전이 파괴되기 전에 일어날 사건들에 대한 말씀이다. 물론 세상 끝 날에도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분쟁(5차 중동전쟁?) 늘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종말의 징조로 보고 놀랄 필요는 없다.

(2) 14절 이 하늘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어서, 모든 민족에게 증언될 것이다. 그 때에야 끝이 올 것이다.

복음이 온 세계에 전파되어야 예수님이 다시 오신다?

(a) 전에는 복음을 이방에게 전하지 말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하라고 하셨지만, 이제는 온 세상으로 전파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b) ‘온 세상’도 현대 개념이 아니라 당시 개념 즉 로마제국 영역이다. 성전 멸망 이전에 이미 복음이 ‘온 세상’에 전해졌다.

(3) 15절 그러므로 너희는 예언자 다니엘이 말한 바,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거룩한 곳에 서 있는 것을 보거든, (읽는 사람은 깨달아라)

마카비 혁명을 일으키게 했던 시리아 셀루쿠스 왕조의 참담한 행동인가? 

주후 66년 유대 전쟁 무렵, 광기에 사로잡힌 예루살렘의 분위기라고 볼 수 있다. 예루살렘 성전을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대항하는 가증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절대로 합류하지 말고 도망하라고 강조하신다. 

<지난주에 이어서>

(4) 29절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이때까지 성전 파괴에 앞서 유대 땅에 임할 현상들에 대한 언급이었다. 가짜 그리스도, 전쟁의 소문과 각종 자연재해, 가증스러운 물건이 성전에 서게 됨. 이제는 성전 파괴 자체에 대한 언급이다.

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천체에 기이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볼 것인가? 

아니면 묵시적인(cf. 환타지) 예언의 표현으로 볼 것인가?

새번역 관주는 사 13:10과 34:4에서의 인용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사 13:10 하늘의 별들과 그 성좌들이 빛을 내지 못하며, 해가 떠도 어둡고, 달 또한 그 빛을 비치지 못할 것이다.

사 34:4 해와 달과 별들이 떨어져서 가루가 되고, 하늘은 마치 두루마리처럼 말릴 것이다. 포도나무의 잎이 말라 떨어지듯이, 무화과나무의 잎이 말라 떨어지듯이, 하늘에 있는 별들이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사 13:10은 바벨론의 멸망을 묘사한 것이고, 사 34:4는 에돔을 비롯한 여러 민족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한 것이다. 그들의 멸망 때 이런 자연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이 아니라,  무시무시한 천체의 현상으로 묘사할 정도의 큰 사건이라는 말이다. 묵시적 표현이다. 

그런데 이방의 몰락을 묵시적 언어로 이런 정도라고 묘사했다면, 이방보다 훨씬 더 중요한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묵시적 언어로 이 정도로 묘사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5) 30-31절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에 싸여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기 천사들을 큰 나팔 소리와 함께 보낼 터인데, 그들은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사방에서 그가 선택한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a) 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일반적으로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의 모습이라고 알려진 구절이다. 다른 구절과도 연결된다.

살전 4:16 주님께서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와 함께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이니

하지만 24:30-31이 재림의 때라고 하면, 아직 성전 파괴에 대한 대답 부분이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b) 이 부분은 단 7:13-14에 기초한 내용이다.

단 7:13-14 내가 밤에 이러한 환상을 보고 있을 때에 인자 같은 이가 오는데,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로 나아가, 그 앞에 섰다. 옛부터 계신 분이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셔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이 그를 경배하게 하셨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여서, 옮겨 가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단 7장에서의 ‘인자의 오심’은 인자가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권세와 영광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온 세상이 인자의 권세와 영광을 경배한다는 것이다.

성전 파괴는 하나님의 뜻에 따른 예수님의 선언이었다. 예루살렘 입성 후 종교 지도자들과 예루살렘 성전의 실상을 파악하신 후의 결론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의 선언대로 성전이 파괴된다면 예수님의 권위가 온 세상에 공개적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6) 결론: 무화과 비유(32-35절)

무화과나무 잎사귀가 나는 것을 보면 여름이 바로 임박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15-28절의 현상들을 보면 29-31절의 성전 파괴 사건이 임박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일은 이 세대가 끝나기 전에 일어날 것이다.

예수님이 이 말씀(예언)을 하신 때는 주후 30-40년 경. 이 말씀이 기록(마태복음)된 때는 주후 60년 경. 말씀대로 성전이 파괴된 때는 주후 70년. 얼마 후에 일어날 성전 파괴에 대해서 하신 말씀이다.

여러 가지 징조가 있을 것인데, 그 징조들을 보면 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때에 반드시 도망하여라! 왜냐하면 성전 파괴는 하나님의 심판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심판에 대항하는 가증한 일에 참여하지 말라.

2. 두 번째 질문과 대답: 세상 끝 날의 징조는?

첫 번째 질문이 우리에게는 과거의 일이라면, 여기서부터는 우리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여러 비유로 대답하셨는데 결론은 다음과 같다.

(a)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예수님 자신도 모른다. 

(b) 세상 끝 날에 대한 징조? 없다!(성전 파괴 때와 달리). 

(c) 그러면 어떻게 해야? 늘 깨어 있어야 한다! 

(d) 어떻게 깨어 있어야 하나? 재림을 기대하면서 맡겨주신 일을 충실하게 행함!

(1) 노아의 때, 두 사람, 도둑 비유(24:37-44)

(a) 예수님은 노아 시대의 멸망 이유를 죄와 악행보다, 멸망의 때를 전혀 알지 못했음을 강조하신다. 먹고 마시고 결혼하는 지극히 평범한 생활에 몰두하느라 깨어 기다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죄를 범하는 것보다 재림에 무관심한 것이 더 큰 문제!)

(b)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데려가고 한 사람은 버려두는 이유도 선과 악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 다음에 깨어 있으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볼 때, 그것이 차이점인 것 같다.

즉 두 비유의 포인트는 선과 악의 차이가 아니라 깨어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다.

(c) 도둑 비유는 그 점을 더 분명히 한다. 마치 도둑처럼 주님은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는 시각에 오실 것이다. 다만 깨어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결론은 이렇다. 세상 끝 날(종말, 재림)의 때를 계산하려고 하지 말라. 알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대신 깨어 있어야 한다.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언제라도 ‘아멘! 어서 오시옵소서’의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2) 신실한 종과 신실하지 않은 종(24:45-51): 깨어서 준비함이란?

(a) 같은 포인트 강조: 세상 끝 날은 ‘생각하지도 않은 날에, 뜻밖의 시각에’(50절) 올 것이다.

(b) 다른 포인트 소개: 여기에서는 깨어서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설명하신다. 단지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때를 위하여 열심히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45절 주인이 그에게 자기 집 하인들을 통솔하게 하고, 제 때에 양식을 내주라고 맡겼으면, 그는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청지기 역할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재능, 돈, 시간, 에너지, 사람을 잘 활용해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청지기다.

청지기는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자원을 분배하는 사람이다. 청지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분배(‘제 때에 양식을 내어줌’)이다.

내 것(자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자원)으로,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 되신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청지기다.

(c) 모든 일은 하나님의 일이다.

일상적 영역(일터, 가정, 사회생활) vs 종교적 영역(개인 신앙, 교회생활, 선교) 

신앙적 자세(하나님을 의지, 하나님을 위해서) vs 세속적 자세(내 능력으로, 나를 위해서)

-> 일상적 영역과 종교적 영역의 모든 영역에서 신앙적 자세로 일을 하도록 하자!

어떤 일을 하느냐 보다, 어떤 자세로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d) 반면에 신실하지 않은 종을 왜 주인이 늦게 온다고 생각했을까?

재림의 때를 계산하다가 반복된 불발에 실망해서 아예 마음을 접어 버린 것은 아닌지?

그래서 자기 맘대로 살았을 것이다. 그렇게 깨어서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주인을 맞이하는 자는 큰 불행을 맞이한다.

51절 그 종을 처벌하고, 위선자들이 받을 벌을 내릴 것이다.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일이 있을 것이다. 

‘처벌하고’는 ‘쪼개어 내고’(cut him to pieces)이다! 능지처참?! 무시무시하다.

슬피 울며 이를 가는 일은 지옥을 말하는 전형적인 표현 방식이다.

재림의 때를 계산하여 예측하다 반복되는 불발에 실망하고, 아예 대비하는 것을 포기하고 자기 맘대로 정신없이 살다가 재림을 맞이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무시무시한 처벌이다.

결론

1. 나는 깨어서 준비하고 있나? 

재림/종말을 분명히 믿으며,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그 날을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나? 내 인생을 정산할 날(심판)이 있다!

2. 내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나?

청지기의 자세로 하나님의 자원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분배하고 있나?

모든 영역(일상적/종교적)에서 신앙적 자세로 일하고 있나?

2023/10/11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