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4

작은 차이가 만든 엄청난 비극

마 23:1-12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과 3라운드 논쟁(세금, 부활, 계명)을 하신 후, 그들을 아주 격한 어조로 비판하신다. 13절부터는 팔복(八福)에 대비하는 내용인 소위 ‘칠화(七禍)’가 나온다. 예수님이 누구를 이런 식으로 대한 적이 없다. 모든 사람에게, 특히 약자에게 한없이 푸근하게 대하신 분이다. 그런데 지금 바리새파 사람들에게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왜 이토록 격한 비판을 하셨나? 바리새인과 예수님 둘 다 하나님의 말씀/율법을 지키고 행하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약간 다른, 작은 차이가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냈고 결국 엄청난 비극이 되었다. 바리새인은 하나님의 마음에서 살짝 떠나다 보니 율법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었고 결국 오리지널 율법보다 ‘장로들의 전통’을 더 중시했다. 예수님은 그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 ‘장로들의 전통’

막 7:1-4 바리새파 사람들과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 몇 사람이 예수께로 몰려왔다. 그들은 예수의 제자들 가운데 몇 사람이 부정한 손 곧 씻지 않은 손으로 빵을 먹는 것을 보았다. -바리새파 사람과 모든 유대 사람은 장로들의 전통을 지켜, 규례대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또 시장에서 돌아오면, 몸을 정결하게 하지 않고서는 먹지 않았다. 그밖에도 그들이 전해 받아 지키는 규례가 많이 있었는데, 그것은 곧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이나 침대를 씻는 일이다.-

(1)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의 백성들로서 지키며 살아가야 할 삶의 규범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을 율법/토라라고 한다. 기록된 성문 토라(Written Law). 모두 613개로 되어 있는 이 계명을 토라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계명들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서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a) 계명 중에는 원론만 있고, 실천의 세부규정이 없는 경우가 있다. 안식일법이 좋은 예다. 안식일법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다.

(b)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현실에 맞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자금지법이나 면제년법과 같은 것들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대가족 단위로 구성된 단순한 농경사회에서는 가능했다. 그러나 디아스포라로서 복잡한 경제 구조에서 이민족과 섞여 사는 상황에서는 적용이 어려워졌다.

(c) 613개의 계명은 많은 것 같아도, 실제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규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2)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랍비(장로)들이 많은 논의와 토론 끝에 만든 법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들은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오게 되었다. 이것을 구전 토라(Oral Law)이라고 한다. 70년 예루살렘 파괴를 계기로 위기의식을 느껴 그동안 구전되어 내려온 구전법을 집대성하여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였다(200년 경). 이것을 미쉬나라고 부른다. (이것이 ‘장로들의 전통’. 예수님 당시까지는 아직 구전 형태. 그래도 큰 비중)

미쉬나는 6개(농사, 절기, 여성, 손해, 성물/제사, 정결)의 큰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큰 주제는 다시 63개의 소단위 항목으로 나뉘어진다. 각 소단위 항목은 52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이 미쉬나는 유대인 삶의 모든 영역을 규범화하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랍비들은 미쉬나를 해석하고 설명해 나갔다. 이 미쉬나에도 추가적인 설명이 덧붙여졌다. 미쉬나를 본문으로 하고 이를 해석하는 주석(게마라)을 덧붙인 것이 탈무드다. 4세기 예루살렘 탈무드, 5세기 바벨로니아 탈무드. 모두 20권이며, 12,000페이지에다 단어의 수만도 무려 250여만 개 이상이며, 그 무게가 75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엄청난 분량이다. 

탈무드가 흥미로운 지혜문서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 미쉬나는 법전이고 탈무드는 미쉬나 법전의 주석서이다.

(3) 긍정적인 점

(a) 율법(토라)을 실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해 준다.

(b) 장로들의 전통(미쉬나와 탈무드)은 성문토라를 범하지 않게 하는 울타리 역할을 함

(4) 문제점(예수님의 지적 포인트)

(a)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하나님의 백성을 사랑)과 하나님과의 관계보다 율법을 지키는 것에 더 치중하다 보니, 하나님의 뜻을 왜곡해서 잘못 해석하거나, 점점 더 복잡한 세부규정을 만들게 됨. 따라서 내적인 신앙 추구보다 외적인 형식 준수에 더 치중하게 함. 그리고 외적인 형식 준수에 따른 사람의 인정/칭찬/지위에 민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외식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냄

예) 고르반: 고르반 규례(장로의 전통)를 지키느라 더 중요한 부모 공경을 폐함(막 7:11-13). 

예) 주일예배 복장 규정, 헌금액수 규정 등을 정한다면?

(b) 이것이 일반 백성들에게 ‘지기 힘든 무거운 짐’, ‘수고하고 무거운 짐’이 되었다. 

글도 모르고 먹고 사느라 바빠서 그런 세부규정을 알지도 못하고 지키기도 함든 일반 백성은 쉽게 부정해지고 ‘죄인’이 되었다. 또한 정결하게 되고, 죄 사함을 받기에 드는 비용(제사)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컸다. 그래서 수많은 ‘죄인’이 만들어지고 방치되었다. 이들은 종교사회인 당시 시대를 살아가면서 엄청난 압력, 좌절, 절망감을 갖고 살아가게 되었다.

(c) 더 나가서 이런 형식적인 종교생활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정적인 방해물이 되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회복시키려고 하나님의 나라를 가지고 오신 예수님을 받아들일 수 없게 했다.

2. 예수님의 진단

(1) 말만 하고 그대로 행하지 않는다(3절)

이들이 말하는 것은 다 지키되 행실은 따르지 말아라.

이들은 회당에 있는 ‘모세의 자리’(돌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다.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권위를 상징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율법 해석과 가르침이 아니라 단순히 율법을 낭독하고 전수하는 역할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 이들의 율법 해석이 잘못되어서 모든 문제가 야기되고 있는데  잘못된 율법/성경해석을 다 행하고 지켜라? 그들이 낭독하고 전수하는 내용을 다 행하고 지켜라!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문제는 말만 하고 행하지 않는 것이다. 알면 뭐하나? 그대로 실천을 해야지! 

말씀을 올바로 알면 뭐하나? 그대로 살아야지! 성경을 줄줄 외고, 척척 설명할 줄 알면 뭐하나? 한 구절 아는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2)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지우지만 하나도 도와주지 않는다(4절)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다 사라지면, 그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무거운 부담감이 생긴다. 사랑이 사라지자 율법은 더더욱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수많은 세부규정을 만들었고 이것이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이 되었다. 장로들의 전통(미쉬나, 탈무드)은 얼마나 많은 규정인가!

이런 세부규정들을 일일이 알지도 못하고 지키지도 못하는 일반 백성들을 도무지 도와주지 않는다.

(3) 남들에게 돋보이는 일에 치중한다(5-7절)

(a) 경문과 옷술: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외식의 도구로 사용됨

-경문(經文): 바리새인들이 이마에 가죽 끈으로 차고 다니는 작은 사각형 상자 안에 담은 율법 글귀. 경문을 아침 기도를 할 때 차고 다녔으나 점차 하루 종일 차고 다니게 되었다. 자신의 경건을 과시할 목적으로 사용했고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일 수 있도록 크게 만들어 차고 다녔다. 

-옷술: 겉옷의 끝자락에 청색실로 짜서 단 술(tassel). 구약시대에 하나님 영광을 나타내는 표식으로 사용하게 한 것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거룩성을 나타내는 데 사용했고 될 수 있는 대로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도록 크고 길게 만들어 매고 다녔다.

(b) 상석과 인사: 명예와 존경받는 것에 민감

3. 예수님의 처방

(1) 랍비(선생님), 아버지, 지도자라고 칭함을 받지 말라. 오직 하나님만이 선생님, 아버지, 지도자다!(8-10절)

예) 개신교에서는 목사를 Reverend(존경할 만한), 천주교에서는 사제를 신부(神父)라고 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영적 아버지/어머니'(Spiritual father/mother)라는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 

지나친 지도자 중심의 교회도 조심해야 한다. 교회 공동체의 중심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직 하나님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그리스도만이 선생님, 아버지, 지도자이시다.

교회 지도자에 대한 존경의식을 금하는 게 아니라 교권주의에 대한 경고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그것을 종교적 권력으로 행사하는 것에 민감했다. 

(2)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11-12절)

가장 중요한 포인트!

12절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스스로 높이려고 하지 마라. 제 발로 상석에 앉으려 하지 마라. 남들이 앉으라고 할 때에 앉아라.

신앙생활을 하면 할수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지? 

아니면 남들에게 자신의 신앙심을 과시하고 인정받고 존경받고, 권력이 되어서 군림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지? 예수님은 이것을 그토록 책망하고 계시는 중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멀어지다 보니(작은 차이),

율법을 지키는 것에 더 중점, 세부규정 강화

이것을 잘 하는 사람은 돋보이고, 못하는(할 수 없는 상황) 사람은 정죄하게 되는 흐름

그래서 마음보다는 겉으로의 형식에 더 치중하게 된다. 외식! 그리고 비극!(엄청난 차이)

첫 단추를 잘 못 꿰다보니 이렇게까지 멀어졌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23절 정의와 자비와 신의!

2023/09/06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