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7

일곱 가지 화(3)

23:25-39(25-31)

1. 다섯 번째 & 여섯 번째: 위선

둘 다 비슷한 내용이다.

다섯 번째 화는 그릇을 씻는 정결례를 두고 말씀하신다. 그릇의 겉은 깨끗한데 안은 더럽다. 위선이다. 여섯 번째 화는 회칠한 무덤 같다고 하신다. 회칠해서 깨끗하게 보이지만, 무덤 안에는 시체가 썩고 있다. 역시 위선이다.

내용 설명 #1 회칠한 무덤 = 평토장(봉분 없이 평평하게 매장) 무덤

(1) 유대인들의 장례 풍습에 의하면 시신은 당일 어두워지기 전에 무덤에 안치해야 했다. 시신을 바위 언덕에 판 굴 모양의 무덤에 안치한다. 그러나 동굴 무덤을 미리 마련하지 못했거나, 돈이 없어서 동굴 무덤을 마련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은 시신을 땅에 묻었다. 땅을 얕게 30~40cm를 파고 그 곳에 시신을 모셨다. 그렇게 얕게 묻는 이유는 나중에 동굴 무덤을 마련한 후 정식으로 모시기 위해서다. 그런 무덤을 평토장 무덤(눅 11:44)이라고 불렀다.

(2) 그런데 평토장은 시체를 얕게 묻었기 때문에 비가 많이 오면 빗물에 흙이 쓸려가 뼈가 노출되기도 한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이 모르고 밟기도 한다. 그런데 그 무덤/뼈를 밟은 사람은 7일간 부정한 사람으로 간주되어 성전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특히 유월절 순례객이 몰려 오는 시즌에는 아주 곤란한 문제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 멀리에서부터 왔는데, 평토장 때문에 부정하게 되어서 예루살렘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면 큰 문제다.

(3) 그래서 산헤드린은 순례객들을 위해 사람을 보내어 평토장한 무덤에 하얗게 석회칠을 해서 표시하게 했다. 그래서 (석)회칠한 무덤, 평토장 무덤. 겉으로 보기에는 하얗게 깨끗해 보여도, 그 밑은 시신이 썩어 들어가고 있는 부정한 무덤!

2. 일곱 번째 화: 착각

위선과 외식이 심해지면 자신에 대해서 착각을 하게 된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언자와 의인들의 무덤과 기념비를 꾸미면서 자신들이 그들을 따르는 계승자라고 보여서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들은 예언자와 의인들을 죽인 사람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철저한 착각이다. 위선과 외식에 빠지다 보니 자신들의 진정한 정체를 착각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실상은 하나님이 보내신 예언자와 의인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예수님)마저 거절하고 죽인 사람들이다(마 21장 포도원과 소작인의 비유). 그 후에 예수님의 제자들도 배척하고 핍박할 것이다(34절). 

그리고 일곱 가지 화의 결론으로 이때까지의 모든 순교자들의 피가 예수님 당대의 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무서운 선언을 하신다.

36절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일의 책임은 다 이 세대에게 돌아갈 것이다.

내용 설명 #2 아벨의 피로부터 사가랴의 피에 이르기까지

(1) 아벨은 시대적으로나 성경 순서로나 최초로 살해당한 사람(순교자)이다. 반면에 사가랴는 누구인지 좀 애매모호 하다.

(2) 사가랴/스가랴라는 이름은 구약에 상당히 많다. 하지만 성전 뜰에서 순교 당한 사가랴는 역대하 24:20-22에 언급된 여호야다의 아들 사가랴 한 사람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바라갸의 아들’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바라갸는 여호야다의 별칭인 듯하다. 그는 시대적으로 마지막 인물은 아니라, 성경 순서상 마지막 인물이다. (역대기가 구약[유대인의] 성경 순서상 마지막)

(3) 그래서 이 표현은 구약 시대의 순교자 중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의미를 담는 표현이다.

(4) 게다가 둘 다 순교를 당할 때 원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는데(창 4:10 대하 24:22), 이는 예수님이 선언하시는 ‘땅에 죄 없이 흘린 모든 피가 너희에게 돌아갈 것이다’(35절)라는 선언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3. 오늘의 주요 관심사는 ‘예수님도 욕설을 하셨나?’이다.

33절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내용 설명 #3 독사의 새끼들아!

(1) 이거 분명히 욕설 아닌가? 그런데 욕은 살인죄라고 하지 않으셨나?

마 5:21-22 "옛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살인하지 말아라. 누구든지 살인하는 사람은 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성내는 사람은, 누구나 심판을 받는다. 자기 형제나 자매에게 얼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의회에 불려갈 것이요, 또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은 지옥 불 속에 던져질 것이다.

화를 내고, 얼간이, 바보라고 하는 것이 바로 살인이라고 가르치신 분인데...?

(2) 종교 지도자들이 워낙 악한 존재라서 속 시원하게 욕하셨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거룩한 욕설?

그래서 마귀 새끼 등의 비속어를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할 뿐 아니라 영적 전쟁에서는 그렇게 강하게 꾸짖어야 한다고 가르치기도 한다.

(3) 이것은 예수님의 성품에 관한 이슈가 된다.

예수님은 앞뒤가 꽉 막힌 ‘거룩한’ 분은 아니다. 종교적 언어만 구사하신 분이 아니라 시장 언어를 사용하시고, 종교 세계에 갇혀 사신 분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살아가셨던 분이다. 늘 공식적인 말, 정치적으로 올바른 말(PC, politically correct)만 하시지 않았다.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지식층이나 무식층 누구와도 편하게 대화를 하신 분이다. 감정을 억제하지 않으시되 적절히 잘 표출하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품격이 있으셨다. 그리고 죄는 없으신 분이다. 

그래서 대적자들마저도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한 분이시고, 하나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시며,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으시는 줄 압니다. 선생님은 사람의 겉모습을 따지지 않으십니다.”(마 22:16) 라고 인정했다.

욕설, 특히 특정대상을 향한 욕설은 상대방에 대한 무시, 깔아뭉갬, 경멸의 표현이다. 그래서 욕설은 살인이다. 따라서 예수님이 욕으로 이런 말을 하셨을 리는 없다. 그러면 무슨 말인가?

(4) 욕이 아니라, 심판 선언이다! 이 말은 심판 선언에 사용되는 일종의 관용어다.

무슨 선언? 그들의 영적 상태에 대한 최종 선언이다.

이 표현은 3번 나온다.

(a) 마 3장(침례 요한)

마 3:7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에게 닥쳐올 징벌을 피하라고 일러주더냐?
마 3:9 그리고 너희는 속으로 주제넘게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다' 하고 말할 생각을 하지 말아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드실 수 있다.

‘아브라함의 후손 vs 독사의 후손’ 물론 독사는 사탄을 의미한다. 회개의 열매를 맺지 않고 시늉만 내는 바리새파 & 사두개파 사람들에게, 육신으로는 아브라함의 후손이지만, 영적으로는 사탄의 후손이라고 엄하게 책망한다.

(b) 마 12장

귀신들린 사람을 고쳐주었더니, 바리새파는 예수님이 귀신의 두목 바알세불을 힘입어서 귀신을 쫓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 그 유명한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용서받지 못할 죄’에 대해서 언급하시면서 그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하셨다. 침례 요한과 비슷한 맥락!

(c) 마 23장

비슷한 맥락에서 또 한 번 그들을 독사의 자식/새끼들이라고 부르셨다.

자식이나 새끼나 똑같은 단어. ‘겐네마’(brood [of vipers])는 자식, 후손, 열매, 소출의 뜻

왜 유독 23장은 새끼라고 번역했을까?

‘너희는 영적으로 사탄에 속한 독사의 후손들이다!’ 이런 의미일 것이다. 그래서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심판을 피하겠느냐?’라고 하셨다. 도저히 소망이 없다. 결국 예루살렘은 멸망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24장).

결론

그릇, 회칠한 무덤을 언급하면서 속은 더러운 데 겉만 치장하는 위선에 대해서 책망하신다.

위선/외식에 빠지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올바로 보지 못하고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인간의 속은 온갖 더러운 것이 나오는 더러운 마음이다.

마 15:19  마음에서 악한 생각들이 나온다. 곧 살인과 간음과 음행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다.

하지만 겉이라도 단장해야 하지 않나? 체면 때문에 교양으로 치장한다. 유익 때문에 억지로 fake 한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언젠가는 폭발한다. 속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속/마음/내면이다. 

어떻게? 기도를 통한 성찰, 성령님의 비춰주심, 회개로 날마다 정결하게 하자.

2023/09/27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