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5

일곱 가지 화(禍)(1)

마 23:13-15

1. 화

팔복(八福)의 말씀에 대조되는 칠화(七禍)

예수께서 선고하신 '화'는 woe. 

‘화 있을진저!’ ‘화가 있다.’ 무슨 뜻인가? 크게 두 가지 의미

(1) 두려움과 슬픔으로 인한 탄식

사 6:5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2) 어떤 행동/행동한 주체를 악이라고 선언

나 3:1 화 있을진저 피의 성(니느웨)이여 그 안에는 거짓이 가득하고 포악이 가득하며 탈취가 떠나지 아니하는도다.

예수님은 후자의 경우로 사용하셨다.

종교 지도자(율법학자와 바리새파)들의 위선과 외식, 율법주의적 행위를 잘못이라고 고발하며 그것이 악이라고 선언하고 계신다. 단순히 화가 나서 ‘망해버려라’는 식의 분노 표출이 아니다.

(3) 악이라고 선언함과 동시에 심판을 선언하신다.

23장의 내용은 24장 예루살렘 파괴와 종말 예언으로 이어진다. 즉 종교 지도자들의 악이 찰대로 차서 결국 심판으로 이어진다는 흐름이다. 무서운 일이다.

종교 지도자들에게 하시는 악과 심판에 대한 선언을 우리도 귀담아 들어야 하겠다.

2. 첫 번째 화(13절): 위선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늘 나라의 문을 닫기 때문이다. 너희는 자기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위선으로 인해서 자기도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않고, 남들도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위선이 이렇게 무섭다. 

(1) 하늘 나라=하나님의 나라≠천국

죽어서 가는 천국이 아니다.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들어가는 하나님의 나라다. 유대인 대상의 글이라서 ‘하나님’이란 용어를 피하고 그 대신에 ‘하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마 6:33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

무슨 말인가? 하나님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한다. 하나님의 일을 하라. 즉, 전도/선교하고 교회를 성장시켜라? 

워낙 이런 식의 이해가 각인되었기 때문에 바로 잡힐 지 의문이지만 산상수훈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a) 마태복음 5-7장은 산상수훈이다. 예수님이 가지고 온 하늘 나라(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살아야 할 자세를 가르치신 것이다. 

그 내용은 

-팔복

-율법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지켜야 한다(살인, 간음 등), 그것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더 나은 의이고 하늘 나라(하나님 나라)의 의이다. 살인/간음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지켜야 한다. 

-보복하지 말고 원수를 사랑하라

-구제, 기도, 금식할 때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숨어서 계시는(즉각적 반응 없음) 하나님께 하라. 

-주기도문과 용서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음... 

하나님을 진정으로 알고 믿을 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다운 모습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는 이런 것이다. 이런 정신/방식으로 사는 것을 가장 먼저 추구해라! 

(b) 이것이 그 무엇보다도 먼저 구해야/추구해야 할 일이다. 율법/계명을 지키는 것보다, 수고와 헌신보다, 전도의 열매를 맺는 것보다, 교회의 성장보다.... 그 어떤 것보다 ‘먼저’ 구해야/추구해야 할 이다. 그것이 23장에서 말하는 ‘하늘 나라(천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 하늘 나라/하나님의 나라에 자신도 안 들어가고, 즉 그렇게 살지 않고, 남들에게도 틀리게 가르친다. 당연히 죽어서도 천국에 가지 못하고 남들도 못 들어가게 한다. 위선 때문이다.

(2) 위선=외식

위선: 마음/진심으로는 안 그러면서도 겉으로만 착한 체 함

외식: 속은 안 그러면서도 겉만 보기 좋게 꾸미어 드러냄

위선과 외식은 하늘 나라의 문을 닫는 행위다. 하나님의 나라와 전혀 상관이 없는 마음 자세다.

하나님은 진실함과 표리일체(표리부동이 아니라)를 좋아하신다.

율법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과 동떨어져 있기에, 하나님과의 진실한 관계에는 관심이 없고, 율법을 잘 지키는 것에만 몰두함. 잘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율법의 세부조항을 만들었다. 결국 자기도 지키기 힘들 뿐 아니라 남들에게도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지워 버렸다.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는 사람들의 길마저 차단했다.

(3) 우리와는 상관없는 내용인가?

나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추구하나?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하나? 아니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을 추구하나?

나는 비신자/초신자에게 하나님과의 관계를 권유하나? 하나님의 계명 지키기를 권유하나? 

‘선 구원, 후 변화/성장’인데, 변화가 없다고 구원도 없다는 식으로 잘못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변화와 말씀을 ‘지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일찍이 예수님은 이렇게 비판하셨다.

마 15:7-9 위선자들아! 이사야가 너희를 두고 적절히 예언하였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해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훈계를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예배한다.'

3. 둘째 화(15절): 빗나간 열심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개종자 한 사람을 만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하나가 생기면, 그를 너희보다 배나 더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14절이 생략되어 있다(관주 참고). 14절을 포함해서 ‘팔화’로 보기도 한다. 팔복과 쌍을 맞춘 듯

개종자 한 사람을 만들려고 들이는 수고와 헌신이 대단하다.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닌다. 그러나 결국 자신보다 배나 더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린다!

(1) 개종자의 대상은 주로 이방인이었다.

1세기 중반, 유대지역 만이 아니라 전 로마제국의 유대인 인구가 100만 명 정도 증가했다. 자연출생만으로는 불가능한 숫자다. 그만큼 개종이 많았다는 말이다. 

회당은 유대인들의 신앙 중심지일 뿐 아니라, 개종을 이끌어내는 전초기지였다. 특히 로마제국 내의 회당. 다신교의 유치함과 비도덕적인 점에 염증을 느낀 이방인들에게 유대교의 고상함과 거룩함이 어필되었다. 정결하고 거룩한(분리된) 삶(할례, 안식일, 음식법, 성적 순결 등)을 보여줌으로써 유대교에 매력을 느끼고 개종하는 개종자(proselytes)가 많이 생겼다. 

개종을 원하면 남자의 경우 할례와 정결례를 행해야 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유대교 율법을 준수하고 모든 종교적 의식에 참여자가 되고 그리고 이스라엘 공동체의 사회적 특권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할례는 큰 장애물이었다. 따라서 여성 개종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또한 할례나 음식법까지는 아닌 사람들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God-fearer)라고 불렀다. 심정적 개종자인 셈이다. 이들도 회당예배에 참여했다. 

바울이 회당 중심으로 선교 때 대상자는 유대인뿐 아니라 이들 개종자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었고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었다.(행 13:26, 43).

(2)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닌다’는 말은 유대 지방만이 아니라 로마 제국의 전역에 있는 회당을 다니면서 개종자를 만들어낸다는 말이다. 개종자 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수고하고 희생하는지를 말한다. 

일단은 그 수고와 열정은 본 받을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빗나간 열심이다. 

그렇게 해서 개종자를 만들면 자신보다 배나 더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든다!

왜? 콩 심은 데 콩 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더 심한 율법주의자를 만들고 자기보다 더 엄하게 남들을 비판/정죄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예) 주변 문화의 경직성

(3) 열심이 중요한 게 아니다. 희생이 전부가 아니다. 

올바름이 중요하다. 올바름은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감이다. 영혼을 대하는 하나님의 마음!

‘영혼을 사랑한다’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면서 전도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교나 교회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전하는 게 목적이다. 그것을 놓치면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된다. 

자기보다 더 심한 제자를 만든다. 대를 이을 수로 더 경직되고 더 율법주의적인 사람들이 되어간다.

2023/09/1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