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만나목장의 천향숙 성도입니다. 제586차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에 다녀온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몇 주 전 손아래 동서인 유미정 집사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평신도 세미나에 함께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2박3일 일정이고 숙소는 세미나를 주최하는 옥수교회 성도의 집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2인1조이기 때문에 다른 분과 방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단번에 못 간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유미정 집사는 기도 중에 감동이 있어서 권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못해 나도 기도해 보겠다고 대답하고, 기도를 하는데 세미나에 가야 된다는 부담감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마치 등 떠밀리듯이 세미나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등록을 마치자 옥수교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가정교회 관련의 책 두 권을 일어오라고 했습니다. 또한 지각하면 탈락, 지정해 준 숙소에서 이탈하여 다른 곳에서 숙박하면 탈락 등 꽤 엄격한 조건들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뒤 저를 섬겨줄 목자님으로부터 기도제목을 나누자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마침 친구의 아들이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기도해 달라고 답글을 보냈습니다. 또 며칠 후에는 목녀님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를 섬기게 되서 기쁘다며 혹시 가리는 음식이나 자신이 참고해야 되는 점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음식은 가리지 않으나, 과민성 방광염으로 밤에 잠 잘 때 화장실을 2~3회 다녀야 되서 목녀님 가족과 룸메이트분께 폐를 끼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미나에 가고 싶지 않은데 순종하느라 할 수 없이 참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목녀님도 세탁소를 하고 있는데 1년 중 가장 바쁜 철이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섬김을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아~ 부담된다!‘ 저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세미나가 시작되는 날이 되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옥수역에 내렸더니 안내자가 어깨띠를 두르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참가자도 택시를 찾는 듯 하더니 안내자를 발견하고 합류했습니다. 금새 차가 도착했고 차량봉사를 맡으신 분은 운전석에서 내려 우리 두 사람의 짐을 직접 차에 실어주셨습니다. 마치 호텔 의전팀 같았습니다. 함께 차를 타신 분은 의정부에서 오신 권사님인데 섬기는 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하려고 3명이 선발대로 왔다고 했습니다. 옥수교회에 도착하자 짐 보관하고 등록확인하고 개인사진을 찍어 인증하고 식당으로 올라갔습니다. 각자의 이름이 적혀진 자리에 앉았는데 함께 타고오신 권사님이 같은 테이블의 앞자리어서 반갑게 웃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분이 바로 제 룸메이트였습니다.

첫째 날 2시부터 강의가 시작되어 중간에 휴식하면서 저녁 9시에 끝났습니다. 둘째 날은 아침부터 시작하여 저녁 6시까지 진행되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강의내용은 가정교회를 만드신 최영기 목사님의 저서인 ‘가장 오래된 교회, 가정교회’를 요약한 것이었습니다. 주로 가족공동체를 경험하는 목장에 대한 강의로, 영혼구원의 방법론이었습니다. 두 분 강사 목사님이 방법론을 꼼꼼하고 차분히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방법론 강의가 끝나면 옥수교회 목자님들의 간증으로 실제적인 경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시간에 저를 포함한 참가자들의 회개의 눈물과 결단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음식 만드는 게 부담스러워 가정을 오픈하지 않고 강성휘 목자님을 힘들게 했습니다. 왜 굳이 목장모임에서 식사를 해야 되는가? 간단히 다과로 하면 되지 않는가? 평소에 이런 의문이 있었는데, 강사 목사님은 ‘가족은 함께 밥을 먹고, 손님이 간식을 나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동안 제가 만나목장의 가족이 아니라 손님이었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걸 회개하며 목장모임 때 집을 오픈하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결단했습니다. 

이틀간의 강의와 간증이 끝나고 목장탐방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를 섬겨준 야베스목장의 목자목녀님은 부부가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목원들은 모두 두 분이 직접 전도한 분으로 이웃 쌀가게 사장,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과 그분의 아내, 또 이웃에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 간 은퇴자분이었습니다. 또 VIP 한 분도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금요일 저녁에 세탁소에서 함께 모여 목장모임을 한다고 했습니다. 목장모임에 집을 오픈하는 목원이 없어서, 목녀님 혼자서 가게와 안집을 오가면 음식을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세탁소 형편상 음식냄새가 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목녀님은 너무 힘들 땐 목원들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금새 놀라 회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희가 목장을 탐방했을 때는, 이사 갈 새 아파트에서 목원들이 함께 준비한 풍성한 음식으로 마치 잔칫집 같았습니다. 목원들은 가족공동체로 보였고 함께 식사하면서 교제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예배를 드렸는데, 목자님은 과로로 코피를 흘렸고, 중보기도 시간에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함께 울었습니다. 참 감동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를 섬긴 목녀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가 이곳으로 오기 전, 남편의 직장 근처인 충정로에서 4년 정도 살았습니다. 제가 누구를 잘 사귀는 성격이 아닌데다 충정로에서 살던 때는 제게 아픔이 많은 때여서 아무도 이웃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딱 한 명 사귄 사람은 세탁소 여주인이었습니다. 세탁소에 옷가지들을 들고 가면, 이쁘장한 여주인이 늘 일하고 있어서 가끔씩 군고구마나 호박죽 등을 들고 가서 전해주곤 했었습니다. 숙소 배정을 받은 첫날, 목녀님이 저를 보고서 어디서 뵌 분이라고 하길래 저는 웃으면서 ‘제가 평범한 얼굴이어서 그래요’ 라고 했더니, ‘혹시 충정로에 사시지 않았어요?’라고 되물었습니다. 순간 ‘아! 그 세탁소, 그 분!’ 하면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단골 세탁소의 여주인이 바로 저를 섬긴 목녀님이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놀라며 기쁘게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목녀님이 저에게  ‘이제 언니를 보니 편해서 걱정 안 할래요’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바쁜 가운데 저를 3일 동안 섬기려 했던 게 얼마나 부담이 되었으면 그렇게 고백했을까 싶으니 목녀님의 순종 앞에 또 부끄러웠습니다. 목녀님은 저희 두 사람을 위해서 새 이불과 침구류를 준비했으며, 아직 이사 기간이 남아 있는데 저희를 섬기기 위해서 인테리어 업자를 재촉해서 공사를 앞당겼다고 했습니다. 또 목녀님은 운전을 하지 못해서 아들의 도움을 받아 저희를 3일 동안 옥수동 교회에서 충정로 집으로 편하게 섬겨주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왜 나를 목녀님과 다시 만나게 하시고, 세미나에 불려 주셨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힘들었던 충정로 시간들은 참으로 마음이 가난해져서 늘 아버지 앞에 나갔습니다. 울면서 들어간 동네 예배당을 나올 땐 감사와 위로로 찬송하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인 김청식 형제가 전도한 목원들이 저희 부부를 힘들게 하며 속여도 그 영혼들을 위해서 마음을 내어주고 기도했습니다. 하늘의 복과 구하지 않은 땅의 복까지 부어주셔서 위례로 이사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교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집을 주셨는데, 마음도 집도 목장에 오픈하지 않아서, 목녀님의 야베스 목원들을 보게 하시고 그 분들이 저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저를 꾸짖을 줄 알고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오히려 좋은 것으로 먹여주시고 재워주셨습니다.

그 뒤 목녀님은 저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이런저런 소식을 전해 줍니다. 이 글을 적고 있는데 전화해서, 목원 중 한 가정이 처음으로 집을 오픈해서 이번 주에 그곳에서 목장모임을 한다며 좋아했습니다. 야베스 목장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순종 앞에 늘 좋은 것으로 갚아주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