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하는목장의 고현지입니다. 저는 이번에 사랑하는교회의 회원이 되기 위해서 침례를 받으면서 간증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엄마 손에 이끌리어 교회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는 친구들과 놀기 위해 교회에 가고 예배에 참석하던 수준이었습니다. 저는 사업차 중국 하얼빈을 가셨던 부모님을 따라가서 중학교부터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하얼빈에서 살았습니다. 기독교 탄압이 거센 중국에는 정부의 허가를 받고 운영되는 교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제가 다니던 교회는 하얼빈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고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한인교회 였습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성도들이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 참 따뜻했기에,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제가 가슴깊이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은 대학 시절입니다.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면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교회에 일원이 되었습니다. 유초등부 부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친구들과 함께 학교 유학생 기숙사를 돌며 수줍게 전도하는 등 교회에서 활발히 활동하였습니다. 물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하나님 앞에서 만큼은 꾸밈없는 저 자신을 온전히 들어내는게 전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하얼빈의 겨울은 영하 25도에서 30도입니다. 새벽기도회가 열리는 날에는 두꺼운 패딩과 어그부츠로 온 몸을 무장하지만, 차가운 바람이 몸 속 깊이 들어와 살을 에는 듯한 그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당시에 교회를 가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이 추운 새벽에, 기도회에 가기 위해서, 이렇게 이른 시간에 집 밖을 나서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될까?’ 하며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다만 마음 한 켠에는 ‘지금 내 열정과 헌신은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시니, 나중에 혹시 무언가로 보상해주시지 않을까’ 라는 계산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학교 4년 동안 저와 하나님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교회에서 기도하고, 찬양하고, 말씀 듣는 시간이 소중하고 행복했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에서,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교만했던 걸까요? 대학 졸업 후 한국에 나와서 사회에 처음 발걸음을 내딛으며 모든 것이 서서히 달라졌습니다. 직장내 업무 스트레스, 잦은 회식과 야근 등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는 비관적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세상과 타협하며 삶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일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간혹 하나님은 ‘내 편’ 이 아니라며 원망하며 대들기도 했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저 자신이 될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정말 신기하게도 보통 이 정도의 상태가 되면 교회를 멀리할 법한데, 주일마다 발걸음은 교회를 향했고, 힘 없이 늘어진 팔과 다리는 유초등부에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흔들며 율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목이 쉬어라 큰 목소리로 찬양하는 아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말씀 듣는 아이, 작은 거 하나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하는 아이들을 보며 문득 불과 몇 년 전의 모습과 현재 모습이 겹치며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하나님은 아이들을 통해 제 믿음상태를 점검하게 하셨고, 환경에 휘둘리며 방황하는 나약한 제가 행여나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돌아오길 기다리고 계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믿음이 넘어졌다 일어나길 반복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님은 넘어진 상태의 저를 오래 두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2018년 사랑하는 남편과 4년 열애 끝에 결혼하였습니다. 그후 각자 섬기던 교회를 떠나 한 몸이 되어 함께 섬길 수 있는 교회를 찾아 이곳 사랑하는교회로 왔습니다. 어느덧 함께 한 지 2년이 되어갑니다. 첫 예배를 드리러 가는 발걸음엔 부부가 되어 앞으로 섬길 교회에서 정식으로 첫 예배를 드린다는 감동과 기대감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람들,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 대한 무거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예배 후, 제 어깨를 두드리며 환한 미소로 반갑고, 잘 왔다며 환영의 말을 해 주신 사모님과 여러 집사님들에게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이 따뜻하게 대해 주시니 저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습니다.

제가 속한 전하는목장에도 마음문을 열며 점차 진실되게 모임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고민과 신앙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나누며 기도해주는 동역자들이 있다는 것이 힘이 나고 마음의 위로를 얻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침례를 통해 다시 한번 선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말씀을 따라 살아가길 다시 한번 고백하며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