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에 이은 구약의 두번째 말씀의 삶은 새로운 즐거움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구약 성경을 읽어 나가며 여러 소감을 함께 듣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릴때 부터 신앙생활 하면서 성경의 배경지식을 듣고 알아온 저와 다르게, 남편은 구약을 정독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저와는 다른 시각으로 성경을 보고 해석하였는데, 그것이 저에게는 새롭기도 하고 그렇게도 보이는 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창세기를 읽어 나가며 인간이 얼마나 죄인이고 고대의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모습이 2021년의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공감이 간다는 건 그만큼 인간의 본성은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다고, 그래서 구약을 읽으면 읽을수록 예수님이 오셔야만 하는 신약의 배경이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면서, 저 역시 죄인된 본성을 갖춘 저 자신을 비춰서 창세기와 구약을 읽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전도서를 새롭게 읽고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전도서는 사이드 같은 이야기, 성경이라기보다는 ‘명언 같은 말씀이라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부분이었습니다. 남편은 왜 이런 이야기가 성경에 나올까 라고 이야기 했고, 이은영 집사님은 '마치,, 야~ 다 필요없고,, 하며 인생의 다른 면을 알려 주는 챕터같다,, 내가 다 아는데,~'로 시작하는 작가의 관점을 이야기 해 주면서 전도서의 전반적인 소감들을 나눈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며, 이루고자 하는 강한 소원에 붙잡혀서 현재를 감사로 살지 못하는 죄인이가 하는 생각들이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도 좋았지만, 모든 것을 다 누리고 다 소유한 작가가 결국에 남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무엇을 소유하는데 의미를 두는 인생이 아닌, 천국에 내 마음과 소망을 두고 현재를 충실히 살아 내야 한다는 목사님 설교 말씀이 함께 묵상이 되었습니다.  최악을 대비하고 최선을 소망하는 자세로 기도로 구하며 살아야 한다는 단순한 말씀이지만, 묵상 할수록 그 말대로 사는 게 어렵고 힘들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전도서를 통해서 깨닫고 도움 받은 내용을  2가지를 나누겠습니다. 

부활절 주간에, 고3 자녀를 위해 새벽예배를 헌신했고, 그 결과 3수 끝에 의대에 진학했다는 한 언니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자녀를 위해 안 다니던 새벽 예배를 다닌다는 게 ‘비나이다’ 하며 소원을 비는 기복신앙과 무엇이 다른가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하나님께 떼써서 무엇인가 얻어 내려고 하는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닌가? 라고 삐딱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언니는 어느 날 기도 하는데, “합격하면 어떻게 할래? 지금처럼 너의 삶으로 나를 섬길래?" 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대답을 어떻게 하지?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3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새벽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삶은 이미 새벽예배에 나오는 게 습관으로 되어 있었고, 삶의 우선권을 하나님 중심으로 둘 수 있었고, 기도하는 삶을 살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딸아이의 대학 진학보다 자신이 하나님을 섬기는가? 어떤 자세로 사는가를 더 관심 있어 하신 하나님을 만났다고 고백하는 언니의 말이 두고두고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딸아이의 의대 진학 이라는 기도의 응답이 있기까지 언니의 오랜 하나님과의 사귐이 먼저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결국 기도의 응답은 주님과의 깊은 교제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저 역시 부활절에 남편과 온라인 특별 새벽 기도를 작정했기에 더욱 하나님과의 교제의 시간을 가져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고, 목장을 시작하기 전 목자로 목녀로 기도가 필요한 상황이라 기도의 헌신을 위한 명분으로도 그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언니의 3년의 새벽기도가 도전이 되었습니다. 시작은 어땠든지 간에, 정말 대단한 시간을 헌신했구나,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도 힘든데 3년을 보내며 철저히 하나님 앞에 낮아질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느끼고 나 역시 기도에 더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마음은 있지만 새벽을 여는 것에 부담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이 간증을 다시 붙들고 쓰며 이제 진짜 헌신해야 되나 보다 이런 마음이 듭니다. 

한편, 저의 현실은 조금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생활전선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기위해서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면서 취업 자리를 알아보던 3월 내내 좌절감과 열등감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경력 쌓는 것을 무시하고 너무 편하게 강사 생활만 했나?’ ‘나는 나이가 너무 많구나. 그래서 아무도 나를 뽑아주지 않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무엇을 했나?’ 하는 허망감이 너무나 제 마음을 지배 하였습니다. ‘과연 그동안 최선을 다 한 결과가 지금의 삶의 모습인가?’ 하는 생각에 꽤 많이 낙담이 되고 좌절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기도하고 있다면서도 자꾸 내 자신을 돌아보니 답이 없고, 허무해지고 기도도 하기 싫어지고 누가 물어 보는 것도 부담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전도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을 붙잡아 주셨습니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마치 다 산 듯이 하고, 아니면 내가 산 인생이 모든 인생 전부인 듯이 하면서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의 평가와 보는 눈들, 기도하면서도 이뤄지지 않는 낙심 되는 마음까지도 너무 그런 것들을 크게 기준 삼아서 내 삶을 평가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전도서 말씀과 억지로든, 의무감이든, 타의로든, 기도를 통해 통해서 우울하고 힘들었던 감정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좋은 때도 있게 하시고 나쁜 때도 있게 하시고 그러기에 사람은 제 앞일을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지나치게 제 개인의 삶 자체에 초점을 두다 보니, 감사가 없어지고, 자꾸 없는 것만 눈에 들어 올 때,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로 시작하는 전도서의 말씀을 통해서, 정말 감사를 잃지 말고, 없는 것에 마음 두지 말고, 진정 중요한 “내 삶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아야겠다고 일깨워 주셨습니다. 

또한 저의 기도의 헌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기도의 헌신을 하면서 뭔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그 시간을 머물며 성령님이 하실 일에 소망을 갖는 것에 목표를 두기로 했습니다. 원하는 기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 때라도 기도응답은 하나님의 영역이지 나의 영역이 아니기에 원하는 응답이라는 목표에 두지 않고,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대로 기도하기로 작정 했습니다. 그래서 이뤄지지 않는 것 같은 때라도 나는 하나님이 아니니까 은혜가 족한 줄로 여기고 그냥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때론 건조하기도하고 때론 의무감으로도 하지만 하긴 합니다. 이 일을 이루실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이상 말씀의 삶 2021년 구약 상반기 말씀의 삶 소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