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하는목장의 정지인 입니다. 저는 성결대 부속고등학교이자 미션 스쿨인 성문고등학교에 다녔지만 무교인 탓에 종교시간에 자습을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친구 따라서 교회에 잠깐 다녀본 적도있었고, 고등학교 때 아버지가 대형교회 장로님이신 친구의 권유로 같이 다녀본 적은 있었지만, 학교생활과는 다르게 교회생활은 저에게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종교 없는 생활이 편하고 익숙했고, 하나님의 존재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없는 삶을 무난하게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을 별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보내다가, 고3 때 힘든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집안사정으로 어머니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시다가 위암 3기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장녀로서 어깨가 무거워지며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때 하나님을 믿는 친구들이 기도를 많이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아버지의 사업이 번창하시게 되면서 집안은 안정을 찾아갔고, 저는 그저 부모님이 웃으면 된다고만 알고 별 생각없이 살았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건강을 회복하셔서 우리 집은 다시 화목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20대 후반에 해 보고 싶던 제2어학을 위해 일본에 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남은 시간이 6개월 밖에 안 남았다는 소리에, 이제서야 행복한데 왜 또 시련을 주시는지 원망스러웠습니다. 저는 급계획을 세워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돌아서는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공인중개사를 준비했습니다. 아버지는 딸들이랑 2년만 더 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그런 아빠 앞에서 눈물 대신에 항상 웃음을 보여드렸습니다.

그러다 문정법조단지에 있는 부동산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니 부동산의 간판이 눈에 잘 안 들어와서 대표님께 제안해서 간판 디자인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간판을 바꾼 지 일주일만에 한 남자 손님이 부동산에 들어왔습니다. 간판이 눈에 들어와 여기로 들어왔다면서 말입니다.  그 손님이 지금의 남편인 김 헌 형제입니다. 이처럼 신기한 과정을 통해 고객으로 만나게 된 인연은 진지한 만남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그 무렵, 헌 형제는 자기는 한국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직계 가족을 모두 여의였지만 저에게 소개 시켜 줄 누나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결혼하게 될 사람을 잘 아는 분들이 계시는 곳이라는데 안 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따라온 것이 사랑하는교회였습니다. 그 곳에는 헌 형제를 기다리고 있던 누나들이 계셨고, 저를 환하게 맞아 주신 박목사님과 사모님이 계셨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주변에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그 후 헌 형제와 함께 주말 데이트 한다는 마음으로 매주 교회에 예배 드리러 나왔습니다.

한편 아버지는 처음에는 6개월 남았다는 의사의 말과는 달리 4년째 투병 중에 계셨습니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면서 결혼식을 한 달 앞 당겨서 4월에 하기로 했습니다. 교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저희의 결혼식을 위해서 박목사님은 주례를 해 주셨고 교인분들은 와서 축하해 주시고 결혼사진에 함께해 주셔서 참 감동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저는 복 받은 사람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계가족은 없지만 또 다른 가족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희의 결혼식이 끝나고 2달 후 몇몇 친척들이 집안 결혼식에 갔다가 아버지를 만나 뵈러 오셨습니다. 몇 주 동안 물 한 모금 못 드신 아버지는 숨을 가쁘게 쉬고 계셨습니다. 사실 박목사님이 며칠 후에 심방 오시기로 약속되어 있었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갔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하던 때, 신앙심 좋은 이모가 지금 당장이라도 목사님을 모셔오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셨습니다. 목사님은 만사를 재쳐 놓고 달려 오셔서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지금이라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천국에 가시겠냐는 말씀에, 아버지는 말은 하실 수는 없는 상태라서 한 줄기 눈물로 응답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찬송가를 들으시면서 마지막으로 저희 딸 둘의 이름을 부르시고는 숨을 거두셨습니다. 평생 열심히 살았지만, 죽음 앞에서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했을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평안함 마음으로 떠나셨고, 저희도 하나님의 곁으로 가실 거라는 믿음으로 보내드렸습니다. 강인했던 아버지가 가장 연약한 상태가 된 마지막 순간에, 삶의 모든 희망을 다 잃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고 헤맬 때, 천국이라는 마지막 희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길을 안내해 주신 박목사님과 애도해 주신 모든 교인분들 덕분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결혼식과 아버지 장례식이라는 인생의 큰 일이 연달아 있을 때 힘이 되어준 사랑하는교회, 그리고 그 안에 계시는 하나님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던 때, 박목사님은 성경공부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여름부터 저희 부부는 생명의 삶 성경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직장 업무시간에 맞추다 보니 평일 저녁 8시에 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피곤했지만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간이어서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정화가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나오기 전에는 착하게만 살면 천국에 가는 줄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착하고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장래는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인데 그것도 모른 채 살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아주 작은 죄를 매일 짓고 살았던 저는 죄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죄의 구원자이자 인생의 주인으로 영접했습니다.

올해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식, 장례식, 이직, 이사준비, 그리고 침례식까지... 힘든 한 해였지만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하나님은 왜 올해 저를 이토록 바쁘게 하셨을까요? 내년에는 또 무엇을 계획하고 계실까요? 궁금해집니다. 누군가를 알게 되고 사랑하고, 또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이 모든 과정들은 제가 계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큰 계획임을 이제서야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삶이란 그런 삶이라는 것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랑하는교회 안에서 온정을 나누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쉬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 천국에 갈 때까지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박덕주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사랑하는교회의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