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22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고후 9:1-15

작년 11월 이후 다시 고린도후서 강해로 돌아온다. 연속해서 헌금에 관한 설교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추수감사주일과 연말연시를 맞이하면서 때에 따라 필요한 말씀을 전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시 고린도후서로 돌아온다. 그런데 여전히 헌금에 관한 부분이다-_-; 이 부분을 설교하기 전에 몇 가지를 먼저 짚고 간다. 

1. 먼저 짚고 갈 점

(1) 최근의 경제상황

고금리 고물가 시대가 되면서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힘들게 일해서 은행이자로 나가는 현실이다. 모든 게 다 올랐다. 주머니에 남는 돈이 없다. 이런 때에 헌금에 관한 설교는 망설여진다. 하지만 원론적인 내용이라고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지금 암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배운다는 심정으로...

(2) 우리 교회의 현실

교회마다 로망이 있다. 헌금의 많은 부분을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교와 구제를 위해서 쓰는 멋진 모습이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작년 결산보고에 의하면 대출이자와 상환금이 지출의 많다. 훌륭한 계획을 세워서 이렇게 편리한 위치의 장소를 매입하고 좋은 시설로 꾸미며 이전했지만, 그동안의 어려움들을 통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게다가 최근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대출이자는 늘고 헌금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약성경 시대에는 교회 건물이 없었다. 가정에서 모이는 가정교회였다. 따라서 교회 건물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었다. 요즘은 그런 교회는 거의 없다. 신약성경 시대의 교회와 요즘의 교회의 현실 그리고 우리 교회의 현실은 다르다는 말이다.

(3) 본문의 헌금

오늘날 교회에서 하는 헌금은 정기적인 십일조와 주일헌금, 비정기적인 감사헌금과 절기헌금이다. 반면에 본문의 헌금은 구제를 위한 일회성 목적헌금이기에 약간 성격이 다르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헌금이라는 영역으로 주제를 좁히는 대신에, 돈 사용이라는 영역으로 넓혀보려고 한다.

돈을 쓸 때 당연히 자기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 쓰지만, 남을 위해서 쓰거나 하나님을 위해서 헌금을 하기도 한다. 자신을 위해서 돈을 어떻게 쓰는 가도 굉장히 중요한 주제지만, 오늘은 자신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쓰는 면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하나님과 이웃(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쓸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2. 청지기 의식과 성경적 재물관

먼저 성경은 우리가 재물/돈을 어떻게 봐야 한다고 알려주는 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1) 교회는 예배다. 희생이 있는 예배, 고백이 있는 예배를 드리자고 말씀 전했다. 고백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의 신앙고백이다. 즉 예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고백을 예배시간 때마다 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주인이면 나는 뭔가? 종! 그런데 어떤 때는 좀 높여주신다. 청지기라고 한다.

청지기는 발 씻는 천한 종이 아니라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종이다. 매니저급으로 좀 높다!

청지기는 주인의 자산을, 주인의 의도에 맡게 관리하고 집행하는 사람이다. 

(a)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 

돈은 피땀의 대가다. 자존심 내려놓고, 건강 깎아먹어 가면서 번 돈이다. 내가 번 돈이니까 내 마음대로 쓴다? 아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시간, 재능, 에너지, 돈)은 다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다. 내게 맡겨두신 것이다. 예배시간마다 이런 고백을 한다.

(b) 내 마음대로 쓰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의도에 맡게 관리하고 써야 한다!

물론 대부분은 나를 위해서 쓴다. 그러나 하나님이 하나님의 것을 나에게 맡겨주신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도 써야 한다. 또 다른 이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써라! 여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청지기이기 때문이다. 예배시간마다 이런 고백을 해야 한다.

(2) 하나님은 우리가 청지기로서 섬기는 삶을 살기를 바라신다. 

(복을 주시려고 그런다. 또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맛보게 하시려고 그런다.)

그래서 각자에게 뭔가를 주셨다. 재능/은사를 주셨다. 그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섬기라고 하신다. 만일 주신 재능/은사를 쓰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까운가? 얼마나 불충인가?

예) 음악, 교육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에게는 돈을 버는 재능/은사(물질의 은사)를 주셨다. 그 재능/은사를 통해서 번 돈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기를 원하신다.

(3) 그러면 나는 그저 주인의 일만 하는 사람인가? 나에게 주어지는 게 없나? 있다!

예) 펀드 매니저: 고객의 돈을 맡아서 잘 불려주는 사람. 봉급도 받지만 관리하는 액수가 클수록 자기 몫으로 떨어지는 수수료가 크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주신 재물을 하나님의 의도대로 잘 관리하고 쓰면, 하나님께서는 더 많은 재물을 맡기실 것이고, 그러면 자기 몫도 더 커져서 풍요와 여유를 가지고 살게 될 것이다.

(4) 정리: 내 손으로 피땀 흘려 번 돈을 내 마음대로 쓰다가,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도 내어 놓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가 섬기는 삶을 살게 하시려고 주신 기회/재능/은사를 통해서 돈을 벌게 해 주셨고 맡겨주신 것을 하나님의 의도대로 잘 사용해야 한다. 

나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써야 한다. 그것이 주인이신 하나님의 의도!

한편, 그렇게 할 때 내 삶도 더욱 풍요로워진다.

이런 기초 위에 오늘 본문을 살펴보자.

본문 해설

1.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풍성하게 채워주신다

(1) 본문은 좀 민망한 상황이다. 이방인 고린도교인들이 유대인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로 헌금을 약정(약속해서 정함)하고서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바울은 마케도니아교인들에게 고린도교회에 대해서 자랑까지 했는데 본의 아니게 거짓 자랑을 한 셈이 되었다. 고린도교회가 자칫 망신을 당할 상황이 되었기에 바울은 미리 사람을 보내서 이 사정을 알렸다(9:1-5의 내용). 그러면서 각자 마음에 정한 대로 헌금해야지 아까워하면서 헌금하거나 마지못해서 혹은 눈치가 보여서 헌금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God loves a cheerful giver!

(2)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셔서 어떻게 해 주시나?

8절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온갖 은혜가 넘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하므로 여러분은 모든 일에 언제나, 쓸 것을 넉넉하게 가지게 되어서, 온갖 선한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대박!! 온갖 형용사에 주목해 보자. ‘온갖’ ‘모든’ ‘언제나’ ‘넉넉하게’ ‘온갖’ ‘얼마든지’

바울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일 것이다.

예) 두산 베어스 화수분(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야구

(3) 그러나 이 말은 예수를 잘 믿으면 하나님이 대박 터뜨리게 해 주신다는 말은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넘치는 은혜/넉넉하게 됨은 돈을 벌어서 편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 주신 약속이 아니라, 가난하고 형편이 좋지 않은 이웃을 위해서 쓰려고 하는 사람에게 주신 약속이다.

(4) 하나님은 왜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쓸 때 풍성하게 채워주시나? 

가난한 사람에게 깊은 관심이 있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우시나? 

어떤 사람들을 부자가 되게 하셔서 그들을 통해서 도우신다. 

어떤 사람?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서 살아가는 사람, 하나님의 신실한 청지기에게 복을 주셔서 그들을 부자가 되게 하시고, 그들의 손길을 통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시는 게 하나님의 방법이다. 

(5) 그래서 내가 경제적인 축복을 받았다면 가만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 이리 부어주셨지? 하나님을 위해서 쓰고 가난하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고 주신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풍성하게 채워주신다

2.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이 입증된다

9절 그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뿌려 주셨으니, 그의 의가 영원히 있다. 

놀라운 말이다. 가난한 사람들 위해서 돈을 쓰는 사람은 의로운 사람이 된다, 그의 의가 영원히 있게 된다. 한편 경계심이 생긴다. 돈으로 의를 산다는 말인가?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고 했는데 이건 무슨 말인가?

(1) 구약성경에서 ‘의’라는 단어는 양 방향성을 가진다. 

한쪽으로는 하나님이 자신의 백성에게 하신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실 때, 하나님은 의로우시다고 말한다. 약속을 지키시는 신실하심이 하나님의 의(Righteousness)다. 

다른 한쪽으로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해서 올바른 반응을 보일 때, 그 사람을 의인/의로운 사람이라고 한다.

바울이 인용한 시편 112편은 그 올바른 반응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누가 의인인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사람, 정직한 사람(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주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게 넉넉하게 나누어 주는 사람. 

이런 사람을 의인이라고 한다! 하나님의 의로움을 알고 체험해서, 이제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베푸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편 112편은 이런 사람의 의로움이 영원할 것이라고 노래한다.

돈으로 의를 사는 게 아니라, 돈을 나누고 베푸는 것을 보니 그 사람이 정말로 하나님의 의로움을 체험한 의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맞다. 돈 쓰는 것을 보면 의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2) 그런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데도, ‘여러 갑절로 늘려 주시고 의의 열매를 증가시켜 주시겠다’고 하신다(10절). 펀드 매니저 예를 생각해 보라.

하나님은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맡기신다. 그러면서 덤으로 그 사람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다.

나는 왜 이렇게 돈이 없지?

나는 나만을 위해서 돈을 쓰나? 아니면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위해서 베푸나? 

혹시 나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돈을 맡길 만한 그릇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이 입증된다

3.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돈을 쓸 때 하나님께 영광이 된다

13절 여러분의 이 봉사(헌금)의 결과로, 그들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하나님께 순종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고백하고, 또 그들과 모든 다른 사람에게 너그럽게 도움을 보낸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1) 고린도 교인들의 헌금을 받는 예루살렘 교인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이다. 

당연하다. 극심한 가난 중에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용하신 통로/도구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방인 성도들이 우리 유대인 성도를 위해서 이토록 마음을 써 주다니! 그 헌금에 하나님께 대한 그들의 순종과, 입술만의 고백이 아니라 진정한 신앙고백(다른 사람에게 너그러운 도움을 베품으로써 입증됨)이 담겨져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된다.

(2) 우리는 여러 방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일이 잘 되었을 때 그것이 하나님의 도움 때문이었다고 공개적으로 고백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저 사람 예수 믿고 변했다’ ‘역시 예수 믿는 사람은 다르다’는 말을 듣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간다.

무엇을 보고 사람이 변했다고 알 수 있나? 

말! 예수 믿고 믿음이 성장하면 말이 달라진다.

더 분명한 것은 돈이다. 돈 쓰는 것을 보면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다. 가장 확실히 알 수 있다.

말은 훈련하면 어느 정도 감사와 간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는 삶이 변해야 하는 것이다. 삶의 가장 중요한 영역이 돈 사용이다.

청지기 의식이 생겼는지? 성경적인 재물관이 있는지? 자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쓰는 지를 보면 얼마나 변했느냐를 알 수 있다.

믿은 지 오래 되었는데도, 하나님이 제법 물질을 주셨는데도, 여전히 이런 소리를 듣지는 않는지? 

노랭이, 깍쟁이, 얌체(본인은 정확하게 계산한다고 말한다), 인색하다...

돈을 섬기는 사람(돈이 주는 든든함, 편리함, 위상 등)

돈 많은 사람이 더 무섭다. 저래야 부자 되나봐.

우리가 봐도 얄미운데,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얄미우실까?

이런 것이 변할 때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간다.

지갑이 회개해야 진정한 회개다. (존 웨슬레)

결론

청지기 의식과 성경적인 재물관이 분명히 있는 지 점검해 보자.

나는 하나님이 돈을 맡기실 만한 그릇인가?

하나님이 맡겨주신 자산을 평소에 하나님의 의도대로 쓰고 있나?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서 쓰고 있나?

2023/03/0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