틔움목장의 김지훈입니다. 오래동안교회를 다녔지만, 신앙의 본질이라는 죄와 예수님에 관해서 늘 막연했는데, 최근에 하나님이 가족관계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깨닫게 해 주신 것을 간증하려고 합니다.

독일 유학 시절, 외로움과 잦은 가위눌림에 시달리면서 ‘교회에 가고 싶다’고 막연히 기도했는데 우연히 길에서 한인교회 목사님을 만나게 되어, 매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불리하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습관처럼 교회 생활을 하게 되었고, 주일예배를 빠지지 않는 성실한 교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14년째 하나님은 믿어지는데 예수님의 존재가 참 애매했습니다. 저에게 예수님은 그저 성경에 나오는 이론적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니복음서를 보아도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특히 ‘예수님이 나 때문에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침례 후에도 여전했습니다.

그러다가 두 달 전에 목사님이 강조하시는 예수님이 잘 믿어지지 않는다고, 목사님께 솔직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목사님은 그 부분에 대해서 함께 기도해 주시겠다고 하셨고, 저도 기도와 말씀보기를 노력했습니다. 그후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였습니다. 차민이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아프다면 너무 절실한 마음으로 꼭 내가 대신 아프고 싶다, 아이들의고통을 내가 대신하고 싶다. 그러던 순간, ‘예수님의 마음이이렇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서, 하나님이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예수님이 오신거구나, 너무나 안타깝고포기할 수가 없어서,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서 예수님이 대신하는 이런 방법을 쓰셨구나, 내가 이해할 수도 없는 이 어려운 방법이지만, 하나님은 모든 방법을총동원해서 나를 살리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쓰셨구나’ 라는 생각이 생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구원의 다리로서 예수님이 반드시 필요한 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설교로 들어왔던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편, 아이들 뿐 아니라 아직 믿지 않는 친정 부모님을 생각하니, 하나님이선물로 주신 ‘구원의 다리’를 모든 가족이 꼭 붙잡아야 한다는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모님의 구원을 위해서 더 열심히 기도하였습니다.

한편, 하나님은 더 근본적인문제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즈음, 저는 초등 2학년 딸 혜원이에게 날마다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혜원이의 말투, 행동 등 모든 것이 거슬렸고, 혜원이는 항상 저의 눈치를 살피고있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꽤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차민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혜원이에게 너그럽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편애하는저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부모의 사랑도 인간의 이기적인 사랑일 뿐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왜 이렇게제 자녀를 사랑으로 대하지 못하는 지에 대해 자책하고 후회하고, 또 죄책감으로 인해 아이를 혼내고 나면,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점점 제가 정신병자가아닌가 혹은 그렇게 되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지쳐있던 어느 날, 혜원이가산책을 가자고 했습니다. 항상 저를 보면 먼저 웃어주고, 사랑한다고해주고, 엄마 덕분에 항상 행복하다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울한 마음을 이겨보려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산책을 하면서도, 옆에서 아이는 계속 재잘거리며 즐거워하는데, 저는 완전 딴 세상사람 같았습니다. 탄천 다리를 걸을 때는 뛰어 내려서 이제 이 모든 걸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혜원이가 두려워하며 지난 밤에 너무 무서운 꿈을꿨다고 했습니다. 꿈 속에서 한 아이가 온 몸이 젖어서 물을 뚝뚝 흘리며 방문 앞에 서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혜원이가 ‘너의 엄마 아빠는 어디 있어?’ 라고 물으니 ‘아직 물 속에 있어’라고 했답니다. 혜원이는 무서워서 ‘예수님의이름으로 떠나가라’고 했는데, 그 아이가 아직 어려서 잘못 듣는 건지 안 떠나더라는 겁니다. 그 얘기를 듣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어제 저의 심정이 고스란히 혜원이의 꿈에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모든 것들이 영적인 문제이고, 이것이 저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의 죄가 아이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 수요 예배시간에 기도하는데 갑자기 어떤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물 속에서 까만색이 계속 흘러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계속계속 흘러 나오는데, 그 까만색은 어떤 까만 물체에서 계속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그 까만 물체가 ‘저자신’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목사님과 QT 시간에 ‘죄인’이라는부분을 다룰 때, 항상 당당했었습니다. 진담 반 농담 반‘저는 하나님 앞에 당당합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것도하나님 때문에 다 했거든요. 제가 하나님 때문에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고 살았는데요’ 라며 자신있게 저는 죄인이 아니라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옆에있는 남편에게 어서 당신의 죄에 대해 고백하라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죄의식과 죄인됨은 완전히 다른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떤죄를 지어서 죄책감을 갖는 것과는 달리, 죄인됨은 제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죄덩어리로, 죄 자체로 형성되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그 이해할수 없는 분노와 자녀에 대한 체벌과 욕심과 잔인한 미움들이 모두 죄에서 왔으며, 죄의 산물임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죄덩어리라서 물로 씻겨질 때, 검은 물이씻겨나오는 것이고, 그래서 계속 물로 씻어내야 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회개해야 하는 것이고, 또한 이런 죄인을 회개라는 방법으로 구원해주시고, 이 고통에서 끄집어내주심에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왜 회개와 감사를 쉬지않고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게되어 기뻤습니다. 그러고나자 눈물 정도가 아닌, 통곡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며터져나왔습니다. 마치 속에 쌓여 있던 어떤 알맹이들이 꾸역꾸역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기도시간에 큰 소리로 울거나 소리내어 기도하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해서 항상 마음 속으로만 기도하거나눈물이 한방울이라도 흐르면 닦아내기 바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기도시간에는 주변에 누가 듣든지말든지, 체면이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마치 혼자 있는것처럼 그 알 수 없는 통곡을 뱉어 냈는데 3주 동안 수요 예배시간마다 그렇게 후련하게 가슴을 비워냈습니다. 그 시간 이후, 저의 생각은 조금 바뀌었습니다. 혜원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혜원이나 내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가아니라, 그냥 내가 죄인이라서 그런거다, 죄인이라서 당연히그런 감정이 나오는 거다, 그래서 나는 회개와 감사의 기도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었습니다.

구원을 위해서 예수님이 만드신 길은, 하나님이우리에게 해주실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손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또한 우리는 `죄`에 대해 회개로 끊임없이 씻음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 간증을 하는 지금도 혜원이에게 무한히 사랑하고친절한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목사님이 이 간증을 계속 권하지 않으셨다면, 혜원이에 대한 저의 마음이 부담스러워 이 자리에 서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간증을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하나님이 저에게 당신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심은 자랑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혜원이에 대한 제 마음이 조금씩 변하고 있고, 그와함께 제 행동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이전처럼 하나님 앞에 영원히 당당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이전보다 조금씩 나아짐을 자랑하고, 부족한 것을 회개하고, 이 모든 과정을 하나님께 감사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