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따라서 교인들은 한 몸의 지체로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가며 신앙생활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오히려 교회에서 상처를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교회에 몸 담고 있지만 마음으로 벽을 쳐놓고 지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각자가 낮아지고 또 모난 부분이 깎아져서 아름다운 성전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존중은 인간이란 누구나 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고,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구원받은 존귀한 존재이라는 성경적 진리에 기인합니다. 하나님에게 소중한 사람을 내가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사람을 외면적인 조건에 따라서 평가할 수 없고, 내면적인 조건, 즉 하나님의 사랑 받는 대상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서로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존중의 마음이 있을 때 상대방에 대해서 섬세하게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존중 없는 배려는 테크닉에 불과합니다. 존중을 바탕으로 한 배려의 마음을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사람을 대함이란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존재를 만나는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그런 존중의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며 대하도록 합시다.
이런 면에서, 가벼운 대화 중에도 서로의 말을 경청해 주어야 합니다. 중간에 말을 끊지 말고, 시선을 고정시키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질문에 답변할 때, 가르치는 말투는 오히려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자신도 모를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언제나 겸손한 자세로 대답해야 합니다. 뻔하고 상식적인 답도 피합시다. 체험에서 우러나온 간증이 아니라면 더욱 삼가야겠습니다.
반면에 진지한 분위기의 시간이나 정식 목장모임에는 신앙적인 주제에 초점 맞추는 연습을 해 주십시오. 신앙적인 주제는 신앙적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질문, 고민, 그리고 간증이 좋습니다. 신앙적으로 나눌 거리가 없는 상태에서 괜히 한 마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목장모임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영적으로 유익한 시간을 갈구하는 분들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합니다.
존중과 배려 없이는 서로를 사랑하고 관계하여 그리스도의 몸을 만들어 나갈 수 없습니다. 존중과 배려 없이는 믿지 않는 영혼을 하나님께 인도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