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이런 표현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물량주의와 브랜드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입니다. ‘큰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물량주의 가치관이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큰 것’은 목적과 과정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축복의 결과로 생각합니다. 반대로 작은 것은 안 좋은 것이요 무능력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이런 물량주의적 사고는 브랜드화 경향과 맞물려 더 심각해집니다. 기업체가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최근에는 교회마저 브랜드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 사이에도 점차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간의 불편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이든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따라서 교회에 대한 평가는 예수님이 하시며, 평가 기준은 예수님이 교회에 부탁하신 사명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느냐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그 사명은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를 삼는 일입니다. 비신자를 사랑으로 섬겨서 교회로 인도하고 예수님을 믿을 수 있게 하고, 믿은 후에는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을 나타내는 제자로 만드는 이 위대한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모든 교회의 사명입니다.

 

이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숫자의 많고 적음은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주도적으로 확장해 나가시기 때문입니다. 또 교회의 크기는 하나님께서 결정하시는 하나님의 영역이요 뜻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이 교회는 작은 교회여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작은 교회의 불편한 심기로 무조건 큰 교회를 비판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분명히 작은 교회가 더 성실히 애써야 할 부분이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의 사명을 충실히 감당함이 교회의 규모나 인지도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결과가 아니라 성실(충성)을 기준으로 교회를 판단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