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눅 19:37-44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

종려주일부터 일주일은 예수님 생애에 가장 중요한 일주일이었다. 우리 시간대로 말해보면,

(1) 일요일: 종려주일 (Palm Sunday)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큰 무리가 종려나무(존경, 기쁨, 승리의 상징, 대추야자) 가지를 길에 깔면서 왕으로 환영했다. 

(2) 월요일: 권위의 날(Holy Monday)

아침에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열매 없이 잎사귀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셨다. 또한 성전의 장사꾼들을 쫓아내시면서 예수님의 권위를 보이셨다.

(3) 화요일: 변론의 날(Holy Tuesday)

예수님의 권위를 시험하는 유대인 지도자들과 성전에서 공개적으로 변론/토론하셨다. 세금과 부활 논쟁, 가장 큰 계명, 예루살렘의 멸망과 종말에 관한 경고 등의 내용. 한편,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고, 향유로 기름부음을 받으신 날이기도 하다. 

(4) 수요일: 음모의 날(Spy Wednesday)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으셨기에 침묵의 날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가룟 유다가 유대 당국자들과 음모를 꾸민 날이다.

(5) 목요일: 준비의 날(Maundy Thursday)

공개적 활동이 아니라 제자들과만의 사적인 시간. 세족식과 성만찬을 행하시고, 긴 고별 설교를 하셨다(요 13-17장).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시고, '내가 길/진리/생명'이라는 놀라운 선언, 성령님에 대한 약속, 포도나무 비유 등 잘 알려진 말씀을 하신 날이다. 이후 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 당하시고 불법 재판과 모진 고문을 당하셨다.

(6) 금요일: 성금요일(Good Friday)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슬픈 날이지만, 죄 용서가 이루어지고 죽음이 정복되는 부활의 승리를 예고하는 날이라서 Good Friday라고 한다.

(7) 토요일(안식일) 후 첫 날(죽음 후 3일째가 되는 날)에 부활하셨다!

본문 설명

누가복음은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에 들어오실 때 예수님을 맞이한 사람들을 ‘제자의 온 무리’라고 한다. 이들은 이미 예수님의 능력을 경험한 자들인데 이들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환호했다. "복되시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님! 하늘에는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는 영광!"

마태복음은 더 익숙한 표현이 나온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께! 복되시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더없이 높은 곳에서 호산나!" 이는 예수님을 왕으로 맞아들이는 환호이다. 

한편, 이런 환호는 신성모독이요 불경한 일이라고 여긴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제자들을 제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신의 제자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큰 일 날 소리를 떠들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계시요? 꾸짖으며 중단시켜야 하오!’

그러나 예수님은 놀라운 답변을 하셨다.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만일 제자들에게 잠잠하라고 한다면 성전의 돌들이 들고 일어나서 소리를 지를 것이다! 

이 무슨 해괘한 말인가? 만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아닌가?

그러나 예수님은 너무나 진지하고 심각하게 이 말씀을 하셨다.

오늘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 말에 담긴 예수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한다.

3가지로 살펴보려고 한다.

1. 인정하든지 않든지 간에 하나님의 진리는 진리이다.

(1) The Truth stands alone and still. 진리는 스스로 그리고 흔들림 없이 서 있다.

진리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든지 받아 들이지 않든지 간에 상관없이 진리이다. 사람들이 받아들인다고 진리이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진리가 되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그 자체로 실체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예) “그래도 지구는 돈다” 갈릴레이가 재판이 끝나고 나오면서 한 혼잣말

기독교의 흑역사 중 하나. 1616년 로마 교황청의 강요에 의해서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철학적으로 우매하고, 신학적으로 이단적’인 지동설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 과학적 무지와 신학적 한계로 인해서 교회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주장하고 강요했지만, 진리는 스스로 그리고 흔들림 없이 서 있다. 때가 되면 언젠가 진리는 진리로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2) 우리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믿는다.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에 놀라운 창조의 원리와 질서를 담아주셨다. 과학적, 수학적, 생물학적, 도덕적, 성적, 관계적 등등의 원리와 질서를 말한다.  우리 각자는 이런 질서와 원리에 따라서 살 수도 있고, 거부하고 자기 마음대로 살아갈 수도 있다. 각자의 선택이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점점 자기 스스로 정하고 선택한 것만이 진리라고 여긴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이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절대적 진리를 부인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하나님의 진리는 진리라고 인정하든지 않하든지 간에 진리이다. 진리는 우리의 인정에 달려 있지 않다. 그 자체로 진리임을 밝히고 있다.

(3) 사람들이 예수님을 왕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는 상관이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받아들이느냐도 상관이 없다. 몇 퍼센트 이상의 인정을 받아야 왕으로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인정 여부에 상관없이 예수님은 왕이시다.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돌들이 일어서서 예수님을 왕으로 맞아들일 것이다. 

예수님의 말은 이런 뜻이다. “바리새인들이여, 당신들이 나를 왕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진리/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소. 당신들이 아니라도 하나님의 피조물인 이 돌들이 일어나서 외치며 찬양하며 나를 받아들일 것이오!” 

당신의 반응은 무엇인가?

2.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예언이다.

(1) ‘돌들이 소리 지를 것이다’는 말 바로 다음에 나오는 행동과 말씀에 주의해 보자.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을 보시며 우셨다. 예루살렘의 멸망이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원수가 성 주변에 토성을 쌓으며 포위하고, 결국 진격해서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을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부 죽이고, 성 안의 돌 한 개도 다른 돌 위에 얹혀 있지 못할 정도로 철저하게 파괴하는 모습이다. 40년 후 로마군에 의해서 일어날 일이다.

‘돌 한 개도 다른 돌 위에 얹혀 있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 돌들은 예루살렘 성전 돌을 말한다. 성전이 철저하게 파괴되어서 돌 위에 돌 하나도 얹혀 있지 못하게 되었다.

(2) 비유컨대, 제자의 온 무리가 예수님을 왕으로 맞이할 때 이 돌들도 신나서 함께 환호했다. (물론 소리없는 환호) 그런데 예루살렘의 지도자들과 대다수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 것에 놀랐다.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무서운 파괴와 멸망이 올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거부함으로써 받게 될 심판에 대해서 이 돌들이 울부짖을 것이다.

(3) 어떻게 돌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내나? 말이 되나?

어떤 끔직한 장면은 실제 소리보다 더 큰 소리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사진 한 장은 천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소리로 우리에게 말한다.

예) 삼풍백화점 붕괴 사진,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시리아 3살배기 난민 쿠르디 소년 등

40년 후 로마군에 의해서 철저히 파괴되어서 돌 한 개도 다른 돌 위에 얹혀 있지 않는 장면은, 지금 예수님이 예언하는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해서 엄청나게 큰 소리로 말하게 된다.

“지금 입성하는 예수님을 왕으로 맞이하라! 호산나 찬양하며 그 분을 맞이하라!

그렇지 않으면 큰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이다. 너희는 멸망하게 될 것이다!”

돌들은 이렇게 소리치고 있다. 그리고 그 외침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입은 막아도 돌의 입은 막을 수가 없다.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돌들은 여전히 소리치고 있다.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맞이하라! 호산나 찬양으로 맞이하라!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끔찍한 재앙이 닥칠 것이다.

돌 위에 다른 돌 하나도 얹혀 있지 않을 정도로 철저한 파괴의 재앙이 너에게 닥칠 것이다.

당신의 반응은 무엇인가?

3. 하나님의 참된 백성에 대한 말이다.

(1) 무리들의 호산나 환호는 시편 118편에서 유래했다.

시 118:25-26 주님, 간구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주님, 간구합니다. 우리를 형통하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오는 이에게는 복이 있다. 주님의 집에서 우리가 너희를 축복하였다.

‘우리를 구원하여 주십시오(Save us, now)’가 히브리어로 ‘호시아 나’이고 이것이 짧아져서 ‘호산나’가 되었다. 예수님 시대에는 찬양의 감탄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2) 그런데 시편 118편의 앞부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시 118:22 집 짓는 사람들이 내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모퉁이의 머릿돌(모퉁이돌, cornerstone)은 석조 건물의 중심이 되는 돌이다. 건물의 모든 돌들은 모퉁이돌과 연결되어서 수평/수직을 맞추게 된다. 집 짓는 사람(건축자)들이 쓸모 없다고 내버린 돌이 이토록 중요한 모퉁이돌/머릿돌이 되었다는 역설을 말한다.

(3) 호산나 부분과 연결해 본다면, 세상에서 크고 중요한 사람들(집 짓는 사람)이 거부하고 배척한 돌이 모퉁이돌/머릿돌이 되었는데, 그 분이 성 안으로 들어오심을 호산나로 환호한다는 내용이다.

세상에서 중요한 사람들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부하는데, 이 모퉁이돌에 연결되어서 하나님의 전을 이루는 돌인 하나님의 참된 백성/제자들이 호산나로 환호한다는 말이다.

(4) 그렇다면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대답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이런 의미가 된다.

“비록 너희가 모퉁이돌인 나를 거부한다고 해도, 모퉁이돌과 연결된 성전의 돌들 즉 하나님의 참된 백성들이 소리칠 것이다.”

비록 지금은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치적/종교적 힘에 눌려서 잠잠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성령 강림) 그들은 놀라운 힘과 용기를 얻고 온 세상 만방에 높이 외칠 것이다.

"복되시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님! 하늘에는 평화, 지극히 높은 곳에는 영광!"

결론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다” 

인정하든지 않든지 간에 진리는 진리이다. 예수님은 왕이시다.

예수님을 왕으로 맞이하지 않으면 멸망이 닥친다. 돌들은 그것을 외친다.

모퉁이돌에 연결된 하나님의 참된 백성은 찬양과 경배의 소리를 외칠 것이다.

오늘 우리도 이런 심정으로 찬양시간에 불렀던 곡을 다시 한 번 부르며 외치자.

“당신은 영광의 왕, 당신의 평강의 왕, 당신은 하늘과 땅의 주, 당신은 정의의 아들

천사가 무릎 꿇고, 예배하고 찬송하네, 영원한 생명 말씀,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 주

호산나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불러 왕 중의 왕, 높은 하늘엔 영광을, 예수 주 메시야네”

2024/3/24 종려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