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인생 5

사랑: 행복하기를 축복한다

민 6:23-27, 습 3:17

지난 2주일에 용서와 연민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서 기도하고 묵상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달라고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을 용서했다. 또한 자기용서도 해 보았다. 하나님이 엘리야를 연민으로 대하시는 것을 보면서, 그것을 기반으로 자기 연민에 대해서도 연습해 보았다.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은 자기를 한심하게 여기고 절망의 어두움으로 빨려 들어가는 자기 연민(self-pity)과는 다르다고 하였다. 자기 자신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면서 자신의 고충과 아픔을 수긍해 주고, 자기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연민을 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도 연민의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은 사랑이다. 용서, 연민, 사랑 / 수용, 감사, 존중. 이런 순서다.

1. 사랑은 무엇인가

(1) 사랑은 주는 것이다. 늘 무엇인가를 주려는 마음상태다. 물론 사랑은 마음으로만 끝나서는 안 되고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사랑의 마음이 가득하면 결국 흘러 넘쳐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기에, 오늘은 마음상태에 초점 맞추려고 한다. 사랑은 늘 무엇인가를 주고 싶은 마음이라서 상대방이 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상태다. 상대방이 고통을 겪지 않고 평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상대방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내가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사랑이다. 

(2) 내가 이만큼 좋아해줬으니 상대방도 나를 이만큼은 좋아해줘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주는 만큼 받겠다는 것은 거래이지 사랑이 아니다. 대가나 보상을 기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그저 주는 것이다. 우리는 ‘쓸모/효용가치’를 보고 사람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쓸모 있으면 사랑하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면/내 기대에 맞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다.

(3) 사랑은 상대방이 행복하기 바라는 마음 그 자체이기 때문에 그런 사랑으로 ‘내 마음’을 채우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나’이다. 내 마음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 이리 찌르고 저리 찔러도 사랑만 나온다. 예) 레몬을 짜면 레몬즙이 나온다. 다른 게 나온다면 가짜 레몬이다.

정말로 내 마음이 사랑이라면, 상대방이 잘 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할 것이고, 나는 대가나 보상을 기대하는 것 없이 내 마음을 그런 사랑으로 채우기만 하면 된다.

(4) 그런데 문제는 우리에게는 이런 사랑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해야 한다.

2.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행복을 바라신다

(1) 오늘은 하나님의 사랑을 죄에서의 구원, 정결하고 거룩한 삶, 헌신과 희생 등의 표현이 아니라, 동전의 반대쪽에 있는 개념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원하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행복을 바라신다.

(2) 하나님이 주시려는 행복은 세상적인 조건에 달린 행복이 아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은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이다. 그것이 무엇인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다. 그래서 이런 행복을 나누기 위해서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으로 다른 사람을 섬기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친절과 배려로 대하고, 하나님과 교회를 위해서 시간과 물질을 희생하기도 한다. 그럴 때 커다란 만족과 보람을 얻게 되기도 한다. (물론 때로는 실망과 좌절. 그러나 그런 과정을 통해서 결국 만족과 보람)

하지만 그것뿐인가? 세상적인 만족과 기쁨은 전혀 없어야 하나? 아니다.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이 근원적(primary)이라면, 하나님이 주신 세상에서의 만족과 기쁨은 부차적(secondary)인 행복이다. 그 부차적인 행복도 건전한 것이라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하다. 

마약, 일확천금, 성적 방탕, 이기심, 사치와 향락 등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탐식이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먹는 즐거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웃음, 놀이) 여행, 자연, 반려동물/식물, 취미(돈벌이 목적을 넘어섬), 넉넉한 자금사정 등. 뿐만 아니라 좋은 인테리어, 예쁘고 멋있는 옷과 액세서리, 멋진 디자인의 퀄리티 좋은 아이템 등... 하나님이 허락하신 이런 것들도 우리의 행복에 필요하다. 

(3) 문제는 이런 부차적인 행복을 근원적인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그것에 우선순위를 두며 추구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우선에 두지 않으면 그것들은 반드시 우리를 쥐고 흔드는 우상이 되고 만다. 또 하나님께 관심을 둘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생기지 않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신앙인이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 경계심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목욕물을 버리다가 아기까지 버릴 수는 없다.

하나님은 우리의 진정한 행복을 원하신다. 그것을 위해서 죄를 용서해 주시고 새로운 삶(관점/가치관)을 살게 해 주셨다. 세상적 행복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 그것을 기반으로 하나님이 주신 선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누리는 행복. 하나님은 우리가 이런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라신다. 그게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런 하나님의 사랑을 두 가지로 생각해 본다.

3. 하나님의 사랑: 아론의 축복

(1) 민수기 6장에서 하나님은 아론 대제사장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이렇게 축복(복을 빌라)하라고 하신다. 흔히 ‘아론의 축복’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아론의 축복’을 듣고 복을 내려주겠다고 하신다. 뭐라고 복을 빌라고 하시나?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지켜 보호하심, 은혜 베푸심, 평강 주심. 이런 것을 주시라고 빌면(축복), 그런 복을 주시겠다고 한다. 얼마나 감사한가!

(2) 그런데 더 관심 있게 봐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얼굴이다. 복을 주시는 하나님의 환한 얼굴빛, 한없는 사랑이 가득 담긴 얼굴 표정. 하나님은 그런 얼굴로 바라보신다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얼굴 표정이 환히 밝다? 사랑이 가득 담긴 얼굴 표정이다?

사랑하는 ‘어린’ 자녀/손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조부모의 심정 아닐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고 마음 벅찬 행복감이 가득해서, 이 아이의 행복을 맘껏 빌어주는 그런 심정이 아닐까?

‘하나님이 너를 지켜 보호해 주시기를, 하나님이 너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하나님이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주시기를... 너는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왜냐하면 하나님이 그 환한 얼굴로 네 인생을 비춰주시고,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얼굴로 언제나 너를 바라보고 계시니까.’

(3) 이것이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이다. 우리의 행복을 바라시는 마음. 우리에게 안전, 평안, 행복, 기쁨, 만족, 감사, 보람, 건강.... 을 주시기 원하시는 마음.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시는 마음.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허락하신 모든 선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누리고 즐기면서 기뻐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마음.

이런 사랑을 주시기 위해서 가로 막힌 죄를 해결하고자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시어 대신 죽음으로 죄 값을 치르게 하셨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사랑이 막힘없이 우리에게 쏟아져 내려올 수 있게 하셨다.

4. 하나님의 사랑: 노래하며 즐거워하심

(1) 스바냐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는 신앙적으로 사회적으로 타락한 시대였다. 우상숭배가 만연하던 시대였다. 이 구절 바로 전까지만 해도 심판에 관한 온갖 험한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이것이 하나님의 진심이기 때문이다. 자녀를 마구 나무라지만 속마음은 자녀의 행복,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듯이...

습 3:17(쉬운성경)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능력의 하나님께서 너를 구해 주실 것이다. 주께서 너를 기뻐하실 것이며 너는 주의 사랑 안에서 편히 쉴 것이다. 너를 보시고 노래하며 즐거워하실 것이다.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개역개정): 잠잠히 사랑? 애매모호 하다.

너를 사랑으로 새롭게 해주시고(새번역): 너무 의역했다.

복음성가: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 가운데 계시니... 즐거이 부르며 기뻐 기뻐하시리라.

(2) 어떤 내용인가?

(a) 하나님은 너와 함께 계신다. 능력의 하나님께서 너를 구해 주실 것이다.

- 아멘! 능력의 하나님이 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근본적인 말이 이어진다.

(b) 하나님이 너를 기뻐하실 것이다. 

- 지금 현재 속 썩이는 중인데도? 불순종하는데도? 기대에 어긋나고, 쓸모가 없는데도? 그래도 하나님의 사랑을 못 말린다. 

(c) 너는 주의 사랑 안에서 편히 쉴 것이다. 

- 나에게 참된 행복/만족/기쁨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을 얻기 위해서 내가 노력해야 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나님의 사랑은 돈으로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착한 행동, 엄청난 헌신과 희생, 종교적 규율로도 얻어낼 수 없다. 단지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안식하며 편히 쉴 뿐이다. 

(d) 너를 보시고 노래하며 즐거워하실 것이다: 노래하며 즐거워 할 것이다? 세상에! 아기들과 놀 때 하는 행동 아닌가! 아기가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같이 놀아주려고, 다 큰 어른이 춤추고 노래하면서 놀아주는 모습 아닌가!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신다니!

5. 하나님의 사랑에 어떻게 반응하나?

(1) 먼저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하기를 묵상하며 기도하자.

(a) 아론의 축복을 읊조리자.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여호와 하나님의 환한 얼굴,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시는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하나님의 지켜 보호하심, 은혜 베푸심, 평강 주심을 묵상하자. 그런 사랑으로 지금까지 나를 대해 주셨다. 모든 환난과 어려움에서 지켜 보호해 주셨다. 때마다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받을 자격이 없는 것들로 채워주셨다. 세상이 줄 수 없는 평강을 주셨다.

(b) 습 3:17을 떠올리자.

조건 없이 나를 기뻐 받으시며, 나를 보고 너무 좋아서 노래하며 춤을 추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떠올리자. 그리고 그 사랑 안에서 편히 안식하며 쉬자. 

이처럼 내가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을 맘껏 누리며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하기를 기도하자.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허락하신 선하고 아름다운 것들(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음식, 여행, 취미 등)을 통한 행복을 누리면서 기쁘게 살아가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하기를 기도하자.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기쁨과 즐거움, 하나님의 행복이 내 삶에 가득하기를 원합니다.’

(2)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에게 그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축복하자.

사랑은 주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것을 준다. 그러나 때로는 직접 줄 수 없어서 복을 빌어준다.

하나님이 나를 이토록 사랑하시듯이, 하나님이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시듯이, 그래서 나를 보면 얼굴이 환해지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노래하며 춤추듯이, 이 사람에게도 그런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이 사람의 행복을 빕니다. 축복합니다.

어린 아기가 가장 좋다. (반려동물도 좋다. 동물의 행복? 복지!)

대상보다는 하나님의 사랑과 나의 ‘사랑의 마음’에 더 집중하자.

이 아이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온전히 쏟아져 내리기를 축복하자.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 아이가 행복해 지기를 축복하자. 

‘하나님, 이 아이를 축복합니다. 사랑스러운 얼굴로 이 아이를 늘 바라봐 주시고 이 아이의 인생을 인도하소서. 하나님의 행복이 이 아이의 삶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이 아이의 행복을 빕니다. 예수님 안에서의 행복을 누리기를 축복합니다. 인생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아름답고 선한 것들을 누리는 행복을 빕니다. 이 아이의 행복을 빕니다.’

(3) 동심원 넓히기: 이런 ‘사랑의 마음’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축복하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 -> 편한 사람 -> 그저 그런 사람 -> 지내기 껄끄러운 사람 -> 미운 사람/용서하기 힘든 사람 등으로 점차 동심원을 점차 넓혀서 하나님의 사랑이 그들에게 가득하기를 축복하자.

그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잘 일어나지 않더라도,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을 향한 나의 ‘사랑의 마음’을 떠올리면서, 그들의 행복을 빌어본다. 

‘이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축복합니다. 

이들에게 하나님의 행복이 임하기를 축복합니다. 

이들이 행복하기를 빕니다.

모든 고통과 아픔에서 벗어나기를,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2023/07/09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