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인생 3

용서: 나를 위해서 용서한다

마 6:11-15, 벧후 1:4

이 시리즈 설교의 제목은 ‘뿌리 깊은 인생’이다. ‘뿌리 깊은 영성’이 더 익숙한 표현이지만, 영성은 추상적인 영역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뿌리 깊은 인생’이라고 정했다. 영성은 하나님과의 관계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에 깊이 뿌리 내려서, 어떤 일이나 관계의 성공 여부에 따라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신다(시 1:1-3).  하나님과의 깊이 뿌리내린 관계 위에 사업/회사생활, 가정생활(부부, 자녀), 교회생활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얹혀 지게 되기를 바라신다. 그것이 뿌리 깊은 인생이다.

‘무조건적인 행복(5/14)’과 ‘여호와 샬롬: 두려워 말라(5/21)’은 서론이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용서-연민-사랑-수용-감사-존중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 여섯 가지는 성경의 중요한 주제다. 성경은 끊임없이 하나님이 우리 인생을 불쌍히 여기며(연민) 사랑하신다고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가 회개할 때 용서하신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우리가 지속적으로 자기부인(수용)과 감사를 하고 이웃을 존중할 때, 행복(자신)하고 보람 있는(남)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고 알려준다.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것을, 자기 자신에게 실천하고 또 이웃에게 실천할 때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오늘은 먼저 용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에게 피해/상처를 준 사람, 용서가 잘 안 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설교를 들어주시기 바란다.

1. 용서는 어렵다

용서는 원래 하나님이 하는 것이다. 

용서-연민-사랑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고, 수용-감사-존중은 인간이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인 우리는 애초부터 용서가 어렵다!

(1) 인간에게는 복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용서보다는 보복/복수가 인간의 본능적인 대응이다. 그게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그게 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방편이었다. 국가기관이 발전하고 사적 보복이 금지되기 전 시대에 우리 자신/가정을 지키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복수가 의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용서에 관한 영화보다는 복수에 관한 영화가 압도적으로 많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올드 보이), 킬 빌, 테이큰 등 

멋있고 통쾌하게 복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용서 대신에 복수가 옳다고 점점 굳게  믿게 된다.

(2) 용서는 커다란 용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용서를 하기 위해서는 받은 상처와 아픔을 다시 한 번 꺼내고 그것을 직면해야 한다. 이는 아픈 과정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냥 덮어둔다. 그냥 속으로 복수심을 키우는 것이 더 편하고 쉽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용서하지 않으면 상처는 더 커지고 삶은 피폐해진다.

용서는 원래 하나님이 하는 것이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하기 힘든 것이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용서를 요구하신다.

2. 하나님이 우리에게 용서를 요구하시는 이유

(1) 우리를 높은 수준으로 대해 주신다.

원래 하나님이 인간에게 하시는 용서를 우리에게도 ‘너희도 용서하라’고 요구하신다는 말은 우리를 하나님 레벨로 쳐 주신다는 거다.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시고, 또한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수준(벧후 1:4)이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를 용서해 주실 뿐 아니라, 우리에게 하나님이 하시는 용서를 요구하시는 놀라우신 하나님!

(2) 나를 위해서!

설교 제목: ‘용서: 나를 위해서 용서한다’

피해/상처에 신음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를 요구하신다. 단순히 용서하라고 하면 잘 안 되니까 명령하신다. 그래도 잘 못하니까 조건을 거신다.

(a) 주기도문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3가지: 양식, 용서, 악으로부터 보호

-일용할 양식은 조건 없이 구하라고 하신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시고’

-그런데 용서는 조건을 다셨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혹시 못 알아 들었을까 봐 부연설명 하셨다.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해 주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남을 용서해 주지 않으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지 않으실 것이다.’

(b) 하나님의 용서는 조건적인가? 내가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도 나를 용서하지 않으시나? 

- 하나님과 나만 있는 경우 하나님의 용서에는 조건이 없다. 그러나 내 옆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는 좀 복잡해진다. 나는 하나님께 용서를 받았지만, 다른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 있을 수가 없는 경우다. 이론으로만 가능하다. 실제로는 하나님의 용서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다!

- 내가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셨다는 것이 아무 소용없다. 남에게 받은 피해/상처로 원한에 차고 복수심이 가득 차 있는데, 하나님의 용서가 내게 무슨 도움이 되나? 그래서 예수님이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다!

이론적으로는 남을 용서하는 것이 하나님께 받는 용서의 조건이 아니지만, 실제적으로는 확실한 조건이 된다. 오죽하면 예수님이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겠는가! ‘말은 저렇게 하시지만 실제는...’ 이렇게 가볍게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용서는 나를 하나님 수준으로 높여주시는 것이고, 또 나를 위한 것이라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유익?

어떤 유익이 있기에 용서를 요구, 명령, 조건 다시나? 

3. 용서의 유익

(1) 용서는 2차 피해를 막아준다

어떤 종류의 피해/상처를 받았나? 형사상 범죄, 민사상 손해, 단순한 비윤리적/비도덕적 행위, 무시/인격모독, 기분 나쁜 말/행동으로 인한 피해? 어떤 경우이건 간에 피해를 당한다. 1차 피해다. 그런데 그 일/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계속 마음에 붙들고 있느라, 아무 일도 못하고 신세 망칠 수 있다. 2차 피해다. 

1차 피해만도 아프고 억울한데, 2차 피해로 신세를 망칠 수는 없다. 그래서 용서로 끊어내야 한다. 용서로 과거에 일어난 일을 끊어내고, 용서로 복수심에 불타는 미래를 접고, 지금 여기의 오늘을 살아야 한다. ‘아픔과 고통은 다르다.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2) 용서의 과학: 용서를 하면 건강해 진다

(a) 구글 학술검색: 용서의 치유력/치유 효과 Healing power of forgiveness, 학술 논문 175,000개

Health Benefits of forgiveness according to Mayo Clinic(2020)

건강한 대인관계, 정신건강 향상, 불안/스트레스/적대심 감소, 우울증 감소, 혈압 저하, 면역 체계 강화, 심장 건강 향상, 자존감 강화

(b) 용서 성향에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다르다고 한다.

텔로미어: 염색체 말단의 보호 구조(신발끈의 끝).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짧아지고, 이것이 다 닳으면 세포 분열을 멈추게 된다. 즉, 노화로 인해 수명을 다한다.

4. 용서는 무엇인가?  또 무엇이 용서가 아닌가?

과거의 상처/피해(원한/분노)에 묶이지 않고, 미래의 복수심을 내려놓고, ‘지금 여기’를 살아가기로 결단, Moving forward through forgiveness!

(1) 용서하면 처벌 받지 않게 선처를 베풀어 주어야 하나?

형사상 범죄는 나의 소관이 아니다. 국가기관이 맡아서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한다.

개인적 피해는 오히려 마음으로 용서해야 머리로 냉철하게 피해를 복구할 수 있게 된다.

(2) 사과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나?

상대방은 잘 안 변할 거다. 내가 변하면 된다. 사과를 기다리다가 내 인생만 망친다. 

(3) 용서하면 잊어버리게 되나? 아직도 기억나는 걸 보니 용서하지 못했나?

잊어버려야 용서가 되는 게 아니다. 용서하면 기억에 담긴 감정이 사라진다.

용서했는지 어떻게 아나? 신체 변화(심장박동, 목소리 떨림), 감정, 말할 때 흥분

(4) 용서하면 화해해야 하나?

아니다. 용서는 다시 잘 지내보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일을 떠나보내고 흘려보내는 것이다. 원한과 분노라는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평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용서는 상대방(가해자)과 둘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동의나 호응이나 인정이 필요하지도 않다. 오히려 상대방은 필요하지 않다. 용서는 나 혼자 하는 것이다. 

나에게 피해를 준 상대방에 대한 원한과 분노를 내려놓고 복수심을 내려놓는 것이다.

5. 어떻게 용서하나? 묵상과 기도!!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통해서 반복 가능)

우리의 목표는 지금 여기에 머무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는 것이다. 과거는 분노, 좌절, 아픔이 있다. 미래는 두려움, 불안, 복수심이 있다.

지금 여기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지내자. 그것이 여호와 샬롬, 평안이다.

(1) 하나님의 용서

조건 없이 나를 받아주신 하나님의 용서가 기초다. 

두 가지 이미지를 떠 올려보라. 탕자의 비유(집 나간 아들을 이미 용서하고 기다리는 아버지), 십자가(죽음으로 죄 값을 대신 치르심) 하나님이 용서하실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죄 값을 다 치르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용서에 대한 감사로 시작하자.

(2) 타인용서

나에게 상처/피해를 준 사람, 증오하고 복수하고 싶은 사람을 마음속으로 떠올려보자.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자.

‘하나님, 그 사람이 준 피해는 더 이상 저를 얽매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준 상처에 의해서 저는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람에게 어떠한 증오심이나 복수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저는 더 이상 과거에 묶여있지 않겠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여기가 더 중요합니다. 그것이 저의 삶입니다.

그 사람에게 받은 상처나 아픔보다, 그 사람에 대한 증오나 미움보다, 제 마음의 평안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여호와 샬롬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저는 평안을 원하고 따라서 그 사람을 용서합니다.

저는 그 사람을 용서합니다.

저는 이제 자유합니다. 저는 이제 평안합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나는 너를 용서한다.’

(3) 자기용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가능성이 거의 100% 아닌가!

알게 모르게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피해를 주었다. 그것을 반성하고 회개하자.

고의로 상처/피해를 주었을 수도 있다. 정말 잘못이라고 회개하자. 반성하자.

고의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 정말 잘못했구나. 그 때 나의 말과 행동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파했을까? 회개하고 반성하자.

나의 잘못, 부족함, 어리석음, 모자람을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

‘하나님, 저를 용서해 주세요.

고의로 그런 죄를 용서해 주세요. 모르고 한 잘못을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은 나의 죄와 잘못을 용서하신다.

나도 나를 용서하자.

떠오르는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자. 진심으로 반성하자. 

그런 후에 나의 잘못, 부족함, 어리석음, 모자람 이 모든 것을 진심으로 용서하자.

그리고 더 이상 자책하지 말자. 이제 죄책감에서 벗어나자.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회개하고 용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진심으로 용서하자.

‘하나님, 하나님이 저를 용서하셨듯이, 저도 저 자신을 용서합니다.’

‘나는 나를 용서한다. 나는 나를 진심으로 용서한다.

나는 이제 지난날의 잘못에 얽매이지 않는다. 나는 자유롭고 평안하다.’

<정리>

‘저는 그 사람을 용서합니다. 저는 저 자신을 용서합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한다. 나는 나를 용서한다.’

이런 기도와 묵상을 하면서 용서를 해 보자.

2023/06/2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