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21

헌금의 정신

8:8-15

올해 추수감사헌금을 다들 정성껏, 헌신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시대라서 다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데, 주권 인정의 표시, 감사의 표시, 희생과 헌신의 표시로 하나님께 헌금을 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절기헌금 이후이므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본문을 이어가며 헌금의 정신에 대한 설교를 하려고 한다. 또 돈 이야기이냐고 하지 마시고, 헌금에 담긴 복음과 맞닿은 귀한 정신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라고 여겨 주시기 바란다.

헌금은 복음을 구현하는 행위다. (구현: 어떤 내용을 구체적인 사실로 나타냄)

‘내가 정말로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습니다’라는 사실이 진짜라는 것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행위. 

바울의 헌금 프로젝트는 바로 그런 것이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예수님 안에서 하나’라는 복음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내 보이고 확인하는 귀한 프로젝트다.

그러면서 3가지의 헌금의 정신을 말하고 있다.

1. 자발적 참여의 정신

8절 나는 이 말을 명령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열성을 말함으로써, 여러분의 사랑도 진실하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1) 헌금에는 성도의 의무이자 교회에 대한 책임감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헌금이 주권 인정의 표시, 감사의 표시, 희생과 헌신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금은 누구도 강요할 수 없다. 사도 바울도 사도의 권위로 헌금을 명령하지 않는다. 

(2) 돈은 기본적으로는 하나님의 것이지만 동시에 그 돈을 번 사람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돈은 나 자신이다. 사회에서 자신이 한 일의 결과를? 돈으로 받는다! 돈은 나의 가치/몸값과 내가 쏟아 부은 노력에 대한 평가이자 대가다. 더럽고 치사한 일을 참아내고, 스트레스 엄청 받아가면서 피땀 흘린 대가로 받는 돈이다. 그렇기에 돈은 나 자신이요, 나 자신에 대한 상징이 된다. 

그런 돈을 가지고 얼마를 어떻게 써야한다고, 헌금을 얼마큼 해야 한다고 누가 강요할 수 있으랴!

(3) 헌금은 자발적으로 그러기에 기쁜 마음으로 각자의 형편에 맞게 드리는 것이다.

고후 9:7 각자 마음에 (자기가) 정한 대로 해야 하고, 아까워하면서 내거나, 마지못해서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내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God loves a cheerful giver!

(4)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지금 주고 나중에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되기 때문에? 그런 복을 말하나?

그럴 수도 있겠지만, 주는 자의 기쁨이 받는 자의 기쁨보다 더 크다는 말이다.

예) 1900년 세브란스 병원 건립을 위해 거액 2만 5천 달러를 기부한 루이스 세브란스

그가 기부한 돈을 현재가로 환산하면? 병원대지 구입용으로 보낸 5000달러로 구입한 땅은 약 1만 평이었는데, 현재 이 지역의 1평방미터는 공시지가가 2200만 원(2009년)이므로 이를 환산하면 약 1조 1천억 원이 된다.

거액을 기부한 세브란스에게 에비슨(의료선교사, 설립자)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 세브란스는 이렇게 말했다. “받는 당신보다 주는 나의 기쁨이 더 큽니다(You are no happier to receive it than I am to give it).” 자발적으로 드리는 헌금이기에 이런 기쁨이 있었을 것이다!

2. 평등의 정신(평형/균등을 이루려는 정신)

13-15절 나는 다른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고, 그 대신에 여러분을 괴롭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평형을 이루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넉넉한 살림이 그들의 궁핍을 채워주면, 그들의 살림이 넉넉해질 때에, 그들이 여러분의 궁핍을 채워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평형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하기를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아니하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다" 한 것과 같습니다.

특히 구제헌금에 해당되는 원리다. 헌금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 조금 더 내서 힘든 사람의 부분을 채우고, 그럼으로써 평등을 이루게 하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행위다.

(1) 인용문은 출애굽기 16:18의 만나 이야기

아무리 많이 거두어도 그 날 먹을 분량 외의 것은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왜 이런 식으로 만나를 공급하셨나? 내일의 식량은 내일 또 공급하실 하나님에 대한 신뢰. 여기서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 내일은 또 다시 평등하게 동일한 선상에서!

사회 발전에 따라서 경제적으로 평등하게 살게 되지는 않는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이념대결. 공산주의는 인간의 본성과는 맞지 않기에 실패한 이념이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판명되었다. 반면에 자기가 노력한 만큼 대가를 얻는 자본주의가 대세가 되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더욱 극심해지고 계층 간의 갈등이 심해지는 폐단이 있다.

이런 문제점은 여러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겠지만, 적어도 헌금, 특히 구제헌금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경제적인 면에서 조금이라도 평등을 이루려고 하는 노력이다. 그것이 만나를 주시는 방식에서 볼 수 있는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2) 우리 교회의 선교지는 네팔이다. 라집 목사님이 우리 교회의 교인으로 지내다가 예수님을 믿게 되고, 목회로 부르심을 받아서 신학공부를 시키다가, 2010년에 5식구를 다시 네팔 본국으로 파송했다. 네팔에서 신학공부(신대원)를 마치고 목사안수를 받고 시티미션교회를 개척하였다. (이 모든 과정을 후원했다) 카페 필레오(김경찬, 이중원)를 운영하면서 자립의 길을 모색했지만, 우리의 지속적인 후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교헌금은 라집 목사님 가정의 생활을 보장하고 시티미션교회의 사역을 돕는다. (우리 혼자가 아니라 미국 브릿지웨이교회와 동역) 최근에는 신학교를 가기로 헌신한 한 형제의 학비를 보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유하게 된 대한민국에 비해서 네팔은 가난한 나라다. 경제적 자립이 되지 않는 나라다. 해외로 나가서 피땀 흘려 번 돈을 보내는 해외 송금이 경제의 30%를 차지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기를 쓰고 외국으로 나가서 돈을 벌려고 한다. 국내에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의 네팔 선교 후원은 평등의 정신이라는 면으로 볼 수 있다. 부유한 대한민국의 그리스도인들이 가난하고 궁핍한 네팔의 그리스도인들을 도와서 조금이나마 평등을 이루게 하려는 작은 노력이다.

(3) 해마다 성탄절에 구제헌금을 한다. 여러 기관을 정해서 헌금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주로 네팔과 하늘꿈학교를 위해서 헌금했다. 하늘꿈학교는 지난 8월 김지훈 집사의 후원 음악회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헌금했다. 그래서 이번 성탄헌금은 네팔만을 위한 헌금으로 하면 좋겠다.

3. 은혜의 정신

9절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나, 여러분을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것은 그의 가난으로 여러분을 부요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헌금에는 자발적 참여의 정신이 있고, 평등의 정신이 있지만, 가장 중요하고 근간이 되는 것은 은혜의 정신이다. 은혜를 알기 때문에 헌금하게 된다는 말이다. 어떤 은혜?

여기서 은혜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나, 여러분을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1) 예수님은 어떤 면에서 부요하셨나? 

금전적으로만 말하는 게 아니다. 이 땅에 오시기 전 예수님의 부요함을 빌 2:6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예수님의 부요함은 한 마디로 그 분은 하나님이라고 말한다. 창조주 하나님이시고 온 우주의 주인/소유주이시다. 따라서 가장 큰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시다.

예) 세계 최고 부자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재산은 2800조원 (왕실 재산이라고도 함)

이번 한국 방문 때 소공동 롯데호텔 1박 2200만원 스위트 룸 사용. 방한 전후 객실 400개 빌림. 하루 식사용(할렐) 식기 구입비만 1억 원. 이쯤 되면 어떤 결정을 할 때 돈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부가 주는 위상/status, 삶의 레벨이 완전히 달라진다. 언아더 레벨(Another level)

(2) 그러나 그런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다.

(a) 정말 가난하게 되셨다!

로마 식민지인 유대 땅, 첫 아들 출산을 동물 축사에서 한 가난한 집안. 

‘태어날 때는 다른 사람의 동물 축사에 누우셨고, 죽을 때는 다른 사람의 동굴 무덤에 누우셨다.’ 자기 것이 하나도 없었다. 죽을 때 입고 있던 옷마저 군병들이 제비뽑기로 나누어 가졌다.

마 8:20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을 나는 새도 보금자리가 있으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b) 가난하게 된 것이 아니라 가난이 되시다.

빌 2:7-8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가난함, 사람 중에서도 종이 되신 가난함. 그래서 죽기까지 순종하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신 가난함이다.

(3) 그렇게 해서 우리가 부요하게 되었다!

부요하신 분이 가난해지심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우리가 부요하게 되었다.

예수님을 믿고 우리가 부자가 되었다? 난 아닌데?

(a) 영적으로 부요하게 되었다!

-죄의 형벌로부터 벗어났고(과거), 죄의 파워로부터 날마다 벗어나고 있으며(현재), 죄의 존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될(미래) 운명을 부여 받았다. penalty, power, presence

-죄를 용서 받았을 뿐 아니라, 의인이라 칭함을 받게 되었다.

-온 우주의 창조주이시자 주인/소유주이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자녀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상속자이다! 예수님과 함께 공동 상속자다! (빈 살만처럼 위상/레벨)

롬 8:16-17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b) 돈이 많은 부자가 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부자의 신분/마인드로 살아가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돈에 메이거나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돈을 섬기고 돈에 끌려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돈을 잘 다루고 사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돈은 주인이 되면 폭군 행세를 하지만, 종이 되면 그렇게 유익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불의한 돈으로 친구를 삼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의 경쟁자 맘몬신인 돈을 숭배하고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잘 쓰고  잘 흘려보내서, 예수님을 영원한 친구로 삼는 사람이 되었다.

(4) 예수님은 헌금의 본을 보여주신 분이다.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로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요하신 분이 모든 권리와 특권을 포기하시고 아무 것도 아닌 자가 되셨다. 예수님은 자신을 헌금으로 드리셨다. 이것을 우리는 은혜라고 한다.

그래서 헌금에는 은혜의 정신이 깊이 아주 깊이 박혀 있다.

그래서 헌금은 예배이고, 헌금은 특권이고, 헌금은 복음을 아는 사람, 은혜를 아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평등을 이루려고 동참하며, 받은 은혜 때문에 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행위다.

이런 정신으로 헌금에 참여하자.

12/4/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