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19

하지 말아야 할 근심과 해야 할 근심

7:8-16

10절의 '마음 아파한다'로 번역된 단어의 원래 의미는 '슬픔'이다.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근심 때문에 생긴 슬픔을 말한다. 그래서 개역개정은 이 단어를 '근심'으로 번역했고, 더 익숙한 ‘근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본문은 두 가지 종류의 근심이 있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근심이라고 말한다.

1. 세상 근심

(1) 걱정과 근심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걱정과 근심을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 심리학자(어니 젤렌스키)의 조사에 따르면 걱정의 96%는 쓸데없는 것이라고 한다. 걱정하는 일 중에서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이 40%, 이미 지나간 일이 30%,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 22%,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 4%라고 한다. 즉, 우리가 하는 걱정과 근심의 96%는 쓸데없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어찌할 수 없다는 소리다. 그러나 걱정과 근심을 하면서 마음과 영혼을 갉아 먹고 육신마저 병들게 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티베트 속담) (잊어버리든지, 액션을 취하든지)

“걱정이란 내일의 검은 구름으로 오늘의 햇빛을 가리게 하는 것이다.”(미국 작가, 데일 카네기)

성경에는 “염려하지 말라”는 언급이 무려 365회(1년 365일!)나 나온다고 한다. 걱정과 근심의 폐해를 여러 군데에서 경고한다. 걱정과 근심으로 인해 눈이 멀고 팔 다리도 야위어지고(욥 17:7), 영혼과 몸이 쇠약해지고(시 31:9), 심령이 상하며(잠 15:13), 뼈가 마르고(잠 17:22), 오늘 본문은  결국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말한다.

(2) 걱정과 근심은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우는 것이다.

세상 근심은 마치 생활쓰레기와 같다.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쓰레기가 생기게 마련이다. 쓰레기는 살아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쓰레기를 치우지 않으면 집안이 지저분해지고 악취가 나고 엉망이 된다. 쓰레기는 내다 버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살다 보면 근심거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근심도 살아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근심거리를 해결하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대로 내 삶이 피폐해지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쓰레기는 내다 버리는 것이지만, 근심은 어떻게 해결하나? 기도로 하나님께 맡긴다.

찬송가 369장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2절: 시험 걱정 모든 괴롬, 없는 사람 누군가(없다!) (그러나) 부질없이 낙심 말고, 기도드려 아뢰세.

어떤 일이 잘못될까 불안해하며 속을 태우거나 부질없이 낙심하는 대신에, 지혜와 능력을 총동원해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기고, 잘못될 일을 하나님이 막아주시기를 기도하고,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 일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쓰레기는 밖에 버리고, 근심은 하나님께 맡긴다.

(3) 하나님께 맡긴다는 말의 의미

(a) 하나님께 맡기고 나면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보고 ‘네가 하라’고 하신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라고 하신다. 

하나님께 맡긴다는 말은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하는데, 일이 해결되는 방법과 결과를 온전히 하나님께 일임(모두 다 맡김)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시편 126:4-5 주님, 네겝의 시내들에 다시 물이 흐르듯이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십시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으로 거둔다.

네겝의 마른 시내들에 다시 물이 넘쳐흐르는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포로로 잡혀간 자들을 돌려보내 주는 일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그건 하나님이 하실 거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그 일을 해야 한다.

(b) 그러나 말로는 맡겼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하다? 

맡기고도 불안한 이유는 일이 내가 생각한 방법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당황)

맡기고도 불안한 이유는 일이 내가 기대한 결과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욕심)

맡기고도 불안한 이유는 최선을 다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임전가)

(d) 하나님께 맡겼다면 2가지가 나타난다.

(i) 인내: 빨리, 당장, 언제까지? 이런 마음이 사라지고, 하나님의 때에 이루어 질 것을 믿고 바란다.

(ii) 감사: 불안한 마음/감정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에 자신을 맡기지 않는다. 그 대신 의지적으로 감사한다. 맡겼기 때문에, 하나님이 최선으로 인도하시리라는 것을 믿고 그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이 모든 것에 감사를 드린다. 감사의 말을 한다.

2.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

반면에 해야 하는 근심도 있다. 이런 근심은 반드시 해야 한다!

(1) 바울이 초조하고 힘들었던 이유는 외부에서 온 거짓 교사들에게 속아서 자신과 자신이 전한 복음/예수님을 오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고린도교인에게 ‘눈물의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그 편지에서 심한 소리를 했기 때문에 다른 면으로는 ’책망의 편지‘였다. 

그 내용을 잘 받아들였을까? 아니면 더 시험 들었을까?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했나? 아니야, 그러지 않으면 정신 차리지 못하고, 결국에는 멸망의 길로 가게 되잖아... 이런 생각에 초조하게 디도를 기다렸다. 결과는 너무나도 감사하게 고린도교인들이 바울의 쓴 소리와 책망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잘못을 깨닫고 회개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을 해서 좋은 결과를 맺게 되었다. 

(2)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은 회개하여 구원에 이르게 한다

이런 근심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어떤 일이 터져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으로 몰리거나, 어떤 사람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을 찌르거나, 어떤 생각과 감정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게 되거나... 그래서 미치겠다. 걱정과 근심이 나를 사로잡는다.

하나님이 뭔가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뭔가를 주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회개다!

회개를 위해서 하나님은 계속해서 나를 코너로 몰아붙이신다.

회개할 때 새로운 마음을 주시고, 회개할 때 새로운 길을 열어주신다.

고린도교인은 바울의 세 번째 편지(눈물/책망의 편지)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회개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생명의 은인이자 하나님 은혜의 통로인 사도 바울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구원이다.

(3) 회개의 7가지 열매

내가 하는 근심이 세상 근심인지,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인지 어떻게 아나? 

회개의 7가지 열매가 있는지 여부로 판단해 본다.

11절 보십시오. 하나님의 뜻에 맞게 마음 아파함으로써 여러분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까! 여러분이 나타낸 그 열성, 그 변호, 그 의분, 그 두려워하는 마음, 그 그리워하는 마음, 그 열정, 그 응징은 참으로 놀라운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모든 일에 잘못이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열성(earnestness), 변호(eagerness to clear yourselves), 의분(ndignation), 두려워하는 마음(alarm), 그리워하는 마음(longing), 열정(concern), 응징(readiness to see justice done).

고린도후서의 상황에서 보면,

-열성: 편지를 읽고 그냥 무시하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근심의 마음을 가지고 진지해지기 시작

-변호: 전에는 바울을 오해/무시했지만, 이제는 그의 진심을 알아채고 그를 이해/변호하기 시작

-의분: 자기들을 오도한 거짓 교사들에 대한 분개함

-두려움: 자신들이 한 일을 객관적으로 보고서 하나님의 징벌에 대한 두려운 마음

-그리움: 이제는 바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

-열정: 실추된 바울의 명예를 회복하고 바로 잡으려는 열심

-응징: 거짓 교사들을 올바르게 벌하려는 태도

우리의 일반적인 상황과 연결시켜 보면,

-열성/간절함: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한 간절함,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시는 일을 버리기 위한 간절함

-변호: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깊이 따지고 생각해 보는 과정

-의분: 이처럼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간 죄, 마귀, 속은 자신, 부추긴 다른 사람에 대해서 화가 남

-두려움: 해결하지 않으면 닥치게 될 더 큰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 문제의식도 사라지고, 불편한 감정도 냉랭해 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도 생기지 않고... 이러다가 완전히 하나님을 떠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리움: 예전에 기쁘게 신앙생활 하던 때, 하나님과의 달콤한 관계, 사람들과의 풍성한 관계를 그리워함. 그런 마음도 다 잊어버렸었다.

-열정: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열심. 자기 부인, 희생,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내려놔야 하는지?

-응징: 내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은 받겠다는 책임 있는 태도

이런 회개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이다.

(4) 무엇에 대해서 근심해야 하나?

내가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 있는지? 하나님에 대해서 무감각, 무관심 하지는 않는지?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지? 교회 내에서 함께 멍에를 매고 가야 할 사람이 있는지?

전도/구원해야 할 영혼이 있는지? 그들을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 대한 근심

세상에 휩쓸려 가고 있지는 않는지? 세상 근심으로만 가득하지 않은지?

하나님의 나라가 하늘에서 이룬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근심

이런 근심은 해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한다.

필요하면 금식을 하면서, 집중기도를 하면서 해야 한다.

결론

하지 말아야 할 세상 근심을 하고 있나?

세상적으로도 96%는 불필요 하다고 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이 없겠다.

근심을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자.

최선을 다해서 일하되, 해결되는 방법과 결과를 온전히 하나님께 일임하자.

마땅히 해야 할 근심을 하지 않고 있지는 않나?

나의 영혼은 건강한지? 하나님과의 관계는 어떤지? 교회 안에서의 관계는 어떤지?
세상과의 관계는 어떤지?

이런 근심은 해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회개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신다.

11/6/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