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목장의 박애리 사모입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살전 5:6) 그리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을 하든지, 모든 것을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 분에게서 힘을 얻어서,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골 3:17 말씀입니다. 이 말씀처럼 어떤 일을 당해도 감사함으로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려고, 아~주 미약하지만, 노력하고 발버둥 쳤을 때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모든 영광을 올려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둘째 아들 신현이는 재작년인 2013년 가을에 대학진학을 위해서 미국으로 갔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는 잘 지내더니, 봄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갑자기 연락이 끊겼습니다. 전화나 카톡도 안되고 이메일 답장도 없었습니다. 하도 걱정이 되어서 캠퍼스 폴리스에 연락을 했습니다. 경찰은 아들이 잘 있다고 확인은 해 주었지만, 성인이 된 아이의 의사에 반해서 전화를 바꿔주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온갖 상상을 하면서 걱정을 했습니다. 미국은 워낙 험한 곳이라서 상상도 하기 싫은 일들이 얼마든지 가능한 곳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보낸 우편물 한 통을 받고 상황이 파악되었습니다. 첫 학기 성적이 잘 나오지 않고, 학교생활에도 적응을 잘 못한 외로움과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자기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일단은 잠수를 탄 거였습니다.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가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일을 더 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어, 매일매일 기도로 하나님께 이 일을 해결해 달라고 매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어렵게 연락이 되었고, 힘들면 좀 쉬었다 하라고 겨우 설득하여 휴학처리를 하고 집으로 오게 하였습니다. 그것이 작년 가을이었습니다.

아들의 실패를 보면서 엄마의 입장에선 화가 나고 답답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감사하기로 의지적으로 결단했습니다. 그래도 몸은 건강하기에, 나쁜 길에 빠진 것도 아니기에 무조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의지적으로 감사를 드리다가도, 좌절과 낙망에 빠져 풀이 완전히 죽어 있는 아들을 보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무도 만나려 하지 않고, 며칠씩 먹지도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는 모습을 보면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습니다. 엄마아빠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이것은 오히려 좋은 경험이라고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 듯 해 보였습니다. 그때 이 좌절의 영이 얼마나 악한 영인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직 하나님과 아버지의 능력만을 의지하고 매일매일 감사로 심었습니다.

사실 신현이가 집에 와 있던 그 당시는 저 역시 우리 교회의 어려움을 겪은 후 오직 예수님만 붙잡고 있었던 때라 지금 돌이켜 보면 하나님이 신현이와 저를 함께 치료해 주신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힘겨운 상황과 감정을 의지적으로 참고 인내하고, 낙망에 빠진 아들을 기다려주고 품어주는 훈련을 받은 것입니다. 또한 저를 바라보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식이 힘들어할 때 부모의 마음이 이 정도인데,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은 얼마나 저를 위해 우시고 마음 아파 하셨을까를 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매일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할 때 아버지께서는 제가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였는가를 보게 해 주셨습니다. 제가 아이의 말을 듣기보다는 가르치기에 바빴고, 지배하고 다스리고 다그치는 얼마나 쎈 엄마였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저는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여 진로를 구상하고 이렇게 저렇게 시키면 되겠다고 생각하는 이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자식들이 순종하지 않으면 제 마음이 심하게 무너졌습니다. 말로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실은 제 아들, 제가 원하는 아들로 키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루는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흥분된 마음으로 기도하던 중 아버지께서 이런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너의 뜻이니? 아니면 나의 뜻이겠니?’ 그 순간 하나님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쉽게 항복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구한다고 하면서도 바로 제가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분명히 아이들의 삶에서 일하고 계시고, 그들의 모든 일을 주관하고 계심을 믿지 못함을 회개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시간과 때를 인정하고 기다리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제가 앞서느라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것을 회개하고 결단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께 이 자녀들을 다 바칩니다. 아버지께서 이들을 인격적으로 만나주시고 오직 아버지의 시간에, 아버지의 마음대로 뜻대로 사용해주세요. 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그렇게 고백하고 나니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신현이와도 나누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엄마아빠의 말보다도 너희들 스스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되어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매일 교회에 나와 말씀과 기도로 붙잡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본 아들은 "엄마는 이제 거의 수녀처럼 사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던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좀 변한 것 같냐고 물었더니, 잠간 생각해 보다가 엄마가 더 행복해지고 참을성이 좀 생긴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서 ‘아버지 그러니까 제가 성령의 열매 중 기쁨의 열매와 오래 참음의 열매는 조~금 생긴 건가요? 아버지.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저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는 아버지께 그저 감사드릴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물론 이것도 진행형입니다. 저는 여전히 고침 받고 있고, 공사 중임을 고백합니다.

신현이는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숨을 쉴 수 있는 그늘이 된 집에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된 원인은 저희부부가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붙잡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패와 좌절 중에도 엄마아빠가 매일매일 교회에서 기도하며 감사로 심고, 집에는 찬양이 흘러나오고, 엄마아빠가 행복해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의 그늘은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갈 무렵, 신현이는 9월 학기가 아니라 여름학기부터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며 5월에 미국에 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한 번도 ‘언제 공부할래? 복학할래?’ 말을 해 본적이 없었는데 자기 스스로 마음을 정한 것이 감사했습니다. 추운 중부는 질렸는지 캘리포니아로 가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해서 잘 아는 목사님을 통해 자취방을 구해주고 등록은 자기가 다~ 알아서 해서 5월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8월에 신준이를 입학시키러 갔을 때는 마치 큰형이 자기에게 해 줬던 것처럼 동생이 기숙사 이사하는 모든 것을 도와주고, 엄마 옆을 지켜주는 의젓한 형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교회역시 엄마아빠가 소개해준 교회라서 부담스러우니까, 한 달 다녀보고 난 후, 자기가 집도 교회도 다~ 새로 찾아서 옮길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너무나 좋은 형들을 만나서 잘 지내고 있고, 교회도 자기 교회라며 잘 적응하며 다니고 있었습니다. 학교 공부도 너무나 못 말릴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었습니다. 자녀를 진정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그저 감사함으로 심었을 뿐인데, 지난 1년 사이에, 또 다시 미국으로 들어간 3개월 사이에 아이의 모습이 이렇게 밝고 안정되고 평안을 되찾게 해 주신 것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이제 종종 어려운 일이나 중요한 일이 생길 때면 카톡으로 부모에게 기도부탁을 합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이고 기도응답입니다.

요즘도 저는 자녀들을 아버지께서 인격적으로 만나 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머리나 지식으로 하나님을 아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인격적으로 만나서 온전히 하나님의 믿음의 군사로 삼아달라고 기도드립니다. 그동안 저희 가정과 자녀들을 위해서 쉬지 않고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말씀 한 구절을 더 나누며 마치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빌 4:6-7) 이 말씀을 깊이 체험하게 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