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 휴목장의 백주경입니다.

교회 중보기도 모임을 통해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저와 저의 가족에게 주신 기도의 응답들을 이 시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2002년 전립선암 수술 후 13년간 투병중이십니다. 작년 6월 병원에서 정기 검사 중에 췌장 뒤 쪽으로 6cm의 종양이 보이는데 정밀검사를 하라고 하였다며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그리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셔서 큰 문제가 아니리라 생각하였지만 조직 검사 이후 전립선암이 전이가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미 3년 전에도 종양이 있었으나 의사가 확인하지 못해 병을 키웠다는 것이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지금 아버지 몸 상태로 보아 수술도 할 수 없을뿐더러 항암 치료의 확률도 낮다라고 하였습니다. 저와 가족들의 바람은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고 그저 이 상태만으로라도 유지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버지의 기도 제목을 교회 중보기도 카드에 적었고 성도들께서 함께 기도해 주셨습니다. 매주 아버지의 안부를 물어주시는 성도님들로 인해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 문제로 인해 오빠와의 갈등을 겪게 됩니다. 저의 말실수로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가정불화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성령님께서도 저를 강하게 책망하시며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제 안에 묵인하고 있었던 죄들, 미워하고 원망하며 내 입술로 범죄 하였던 많은 죄들을 들춰내기 시작하셨습니다. 화인 맞은 듯 죄를 짓고도 죄인 줄 모르고 지나갔던 소소한 것까지 회개하는 시간들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죄가 떠오를 때면 제가 있는 곳이 지하철 안이건, 버스 안이건, 때로는 길거리 건 상관없이 눈물을 쏟으며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나아가니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가족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위로부터 쏟아지지 시작했습니다. 오빠와의 관계도 회복할 뿐 아니라 관계 안에서의 불화의 씨를 하나씩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회개하는 시간을 보내며 하나님께서 저에게 기억나게 하신 말씀은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마태복음 18장 18절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결심했던 것은 제가 가족 안에, 오빠와의 관계 속에서 매였던 것을 풀어냈던 것처럼 아버지의 매인 것을 대신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해로 인해 10여 년간 아버지와 왕래를 끊고 살았던 작은아버지와 몇 해 전부터 소원하게 된 이모들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전화를 걸고 찾아가 마음을 풀어드리는 일을 하게 되었고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올해 2월 어느 날 아침, 아버지 친구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신다며 함께 가자 하셨다는데 병원에 가던 중 쓰러지셔서 응급실에 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급하게 전주에 내려가 상황 파악을 해보니 뇌로 올라가는 혈관이 막혀 급하게 시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시술하러 들어가신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 나오셨는데 의사의 말로는 막힌 위치가 너무 위험한 곳이라 손도 대지 못하고 덮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급하게 중환자실에 옮겨지셨으나 아버지께서는 이곳에서 나가시겠다며 난동을 부리기도 하시고 여기가 어디인지,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구분조차 힘들어하셨습니다. 중환자실을 지키던 새벽, 마음 둘 곳이 없어 병원 인근에 있는 교회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예배당 안 십자가 앞에 나아가 목 놓아 울었습니다. ‘주님, 아버지를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하는 그 시간은 애간장이 녹는 듯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위독한 순간을 잘 넘기시고 일주일 만에 퇴원하셨습니다. 아버지의 생명은 꺼져가는 등불처럼 스러져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는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교회 중보기도 팀과 목사님께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 중보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교회를 다니셨지만 구원의 확신은 없으셨습니다. 저와 언니는 아버지께 복음을 전하였고, 아버지는 저희와 함께 기도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온 죄인임을 시인하며 예수님을 생명의 구주로,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죽음의 문턱에서 경험한 생명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의 부활을 믿게 되셨습니다.

4월, 아버지께서는 폐색전증과 폐렴 경도 진단을 받았고 암은 경추와 골반에까지 전이가 되었습니다. 또 항암 치료 이후 일시적으로 치매 증상을 보이셨습니다. 암 수치는 계속적으로 치솟기 시작하여 더 이상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다고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6월 다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던 중 의사 선생님은 놀라워하며 아버지의 상태는 기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폐색전증, 폐렴 증상도 정상, 특히 경추와 골반에까지 전이되었던 암이 깨끗하여 졌다는 것입니다. 400이 넘던 암수치도 60대로 떨어지며 조금씩 회복되어 가기 시작하셨습니다. 치매 증상으로 자꾸 길을 잃어 집을 찾아오시지 못하시던 아버지는 이제 밖에 나가 운동도 하시게 되었습니다.

요즘 아버지께서 자주 우십니다. “아빠 왜 울어”라고 물으니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우신답니다. 자식들이 있고, 당신을 돌봐주는 아내가 있어 감사하니 눈물이 난다 하십니다. 2002년 수술이후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아 끊임없이 화를 내시고 혈기를 내시던 아버지는 더 이상 원망대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가족에서 사랑한다 말씀 하십니다. 또한, 사이가 좋지 않던 작은 아버지와 이모들과의 관계도 회복하셔서 매주 안부를 물으며 서로를 걱정해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분들의 관계회복을 위한 기도를 응답해 주셨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아프셨던 꿈만 같던 1년의 시간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온전한 회개 없이는 회복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철저히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 죄 용서함 받은 것처럼 우리가 서로의 죄를 용서하고 사랑할 때 하나님은 우리 인생의 회복을 준비하십니다.

마지막 말씀 한 구절을 읽고 마치겠습니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 야고보서 5장 15절~16절 말씀입니다.

저희 가정을 위해 중보기도 해주신 성도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