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민 자매가 아버지 장례예배 때 나눈 조사 내용입니다. 아름다운 간증의 내용이기에 여기에 올립니다.

틔움목장 윤정민 입니다. 

그동안 아빠를 위해 기도해 주심에 감사하며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자 합니다.

아빠는 작년 12월 5일 암 진단을 받으셨고, 4개월 동안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그 전에 이미 많이 아프셨을텐데 가족들한테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계속 직장생활을 하시다가 어느 날 "이제 나이가 들어 너무 힘이 없다며" 일을 그만 두셨고, 그리고 병원에 가셨을 땐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된 식도암 4기였습니다.

이렇듯 아빠는 별로 말이 없으시고, 굉장히 마음이 여리신 분 이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는 그런 약한 마음을 숨기시기 위해 술과 담배를 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병대를 나오신 아빠는 늘 그 정신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사셨습니다. 술을 아무리 많이 드셔도, 또 아무리 아프셔도 새벽이면 일어나 일을 나가셨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엄마와 늘 술 담배를 하시는 아빠는 많이 다투시기도 하셨지만 저는 아빠에게 한 번도 혼난 기억이 없을 정도로 자식들에겐 또 아빠의 형제들에겐 참 따뜻하고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예전부터 아빠를 전도하고 싶었지만 조상을 믿고 하나님을 믿지 않겠다던 아빠는 참 신기하게도 아프시기 두 달전 쯤 양가가족 식사자리에서 예수님을 영접하시라는 갑작스런 저희 시어머님(서영애 집사님)의 제안에 영접기도를 하셨습니다. 싫다고 하실 수도 있으셨을텐데 아빠는 어머님의 손을 잡고 기도를 따라하시며 처음 영접기도를 하셨습니다. 이미 그때 하나님께서 천국을 계획하신 것 같습니다. 그 후 병원에 계셨을 때도 많은 분들의 기도를 따라 하시며 예수님을 믿겠다고 하시고 병상에서 세례도 받으셨습니다.

아빠가 아프신 동안 옆에 가장 오래 있었던 엄마는 많은 영적경험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아빠가 병원에 계셨을 때 같은 병실의 어떤 분이 돌아가시려고 하는데 막 소리를 지르고 너무 고통스러워 하셨다고 합니다. 엄마가 그때 그분 쪽을 바라보았는데 새하얀 빛과 검은 그림자가 동시에 위쪽에 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박덕주 목사님께서 병실에 오셔서 아빠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가셨던 날, 엄마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 같은 것이 엄마를 막 째려보며 왔다갔다, 안절부절 못한 모습으로 있었다고 합니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섬망증상이 심해지는 아빠를 보며, 이건 영적싸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는 구원받지 못했는데 갑자기 예수님을 영접하셨고 천국으로 가게 되었으니 아빠를 뺏기게 된 사탄이 가만히 있지 않고 아빠와 가족들을 괴롭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영적세계가 있음을, 천국과 지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빠는 섬망증상 가운데서도, 또 식도암으로 목소리도 나오지 않으셨지만 기도하면 함께 아멘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힘이 없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엄마에게 "사랑해서 고마워. 그동안 좋았어" 이렇게 힘들게 글을 쓰시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습니다.

아빠가 갑자기 떠나 마지막 인사도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하지만 아빠를 생각하며 글을 쓰다 보니 참 감사한 일들이 많습니다. 저의 기도제목은 아빠가 평안히 계시다가 고통 없이, 두려움 없이 천국 가시는 것 이였습니다. 왜냐하면 아빠가 목소리가 나오실 때 "죽을 때 얼마가 고통스러울까.. 숨이 끊어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응답을 해주셨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얼마 전부터 섬망증상은 점점 없어지셨고, 누가 봐도 얼굴이 평안해 보이셨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날은 병실에서 아빠 칠순 생일잔치를 하였는데 박수를 치며 좋아하시기도 했습니다. 아빠는 어제 여동생 정은이가 점심식사를 드리는데 갑자기 입을 꾹 다무시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시고는 바로 눈을 감고 천국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큰 고통 없이 천국에 금방 가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아빠는 지금 천국에서 좋은 곳도 많이 다니시고 그리웠던 분들과 실컷 이야기도 하시며 행복해 하실 것을 믿습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날을  확신하시에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일처럼 함께 기도해주신 박덕주 목사님과 사모님, 목자님, 목녀님 외 많은 교회식구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기도함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