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목장 김주연 목자 입니다.

우선,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을 목자로 세워 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샬롬목장의 동역자이신 김지연 집사님과 함께 5월 3일에서 5일까지 2박 3일간,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제자삼는교회에서 열린 제555차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에 주님의 은혜 가운데 잘 다녀왔습니다.  

환영 점심 후, 12년간 가정교회를 이끌어 오신 제자삼는교회 나종열 목사님의 본인 소개와 참석자들의 소개로 시작된 세미나는 나목사님의 가정교회에 대한 강의와 제자삼는교회 목자분들의 간증, 다음날 저녁의 목장 탐방과 주일 예배 참석으로 이어졌습니다.

강의 내용을 짧게 정리하면, 가정교회는, 담임목사님의 섬기는 리더십 아래, 목장모임과, 삶공부와, 주일연합예배를 세 축으로 이루어지며, 핵심은 신약교회 회복으로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데 가치를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교회는 예배와 직책 중심이다 보니,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것이 어렵지만, 가정교회는 섬김을 목적으로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목장을 통하여 모든 성도가 사역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목자의 자격은 섬길 마음이 있는 사람, 목장식구들을 위하여 기도할 각오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에 항상 목자로서의 자심감이 부족하였던 저는 자심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참석자들의 소개할 때 보니, 다른 교회에서는 일반 목원들이 꽤 많이 참석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평신도 세미나는 목자목녀만이 아니라, 일반 목원들도 참석해서 가정교회의 가치가 무엇인지, 목장은 어떤 의미인지, 목자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보고 배우고, 목자로써의 헌신을 도전받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도 모두 평신도 세미나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미나를 통해서 제가 경험하고 결단한 점을 여러분들과 나누려고 합니다. 

첫째 날 강의를 마치고, 제가 이틀 동안 머물며 탐방할 중국목장의 이주희 목자님 댁으로 갔습니다. 이주희 목자님은 74년생 간호사로, 고등학생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혼자 키우시는 싱글맘 목자셨습니다. 제자삼는교회 나목사님께서는 기도로 참석자들을 각각 목장에 배정했다고 하셨는데, 정말로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하심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출장을 많이 다니기에, 낯선 곳에서 머무르는 것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목자님 댁에 들어갔을 때, 고백하자면, 집이 너무 작고 열악해서 많이 놀랐습니다. 그러나, 더욱더 놀란 것은 너무나 밝고 기쁨과 사랑이 넘치는 두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저와 다른 교회에서 오신 집사님을 따뜻하게 맞아주며, 고등학생 딸이 본인 방을 내 주었고, 세면도구, 비타민 등, 필요한 것들을 누가 봐도 정성스럽게 세심히 준비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주희 목자님은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로 저와 같이, 아니 저보다 훨씬 심한 통증으로 6년 동안 겪어오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날 밤,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이 터져서 단 일 분도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 가정을 나에게 보여주시는 걸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는데, 몇 달 동안 괜찮았던 다리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밤새 잠을 못자면 어떡하지? 가뜩이나 몸도 온전치 않은데, 잠을 못잔 상태로, 내일 강의 듣고, 목장모임 참석하고, 내일도 이렇게 잠을 못자면 힘들어서 어떡하지? 그냥 내일 집으로 돌아갈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데, 새벽 2시 넘어서 같이 자는 다른 교회의 집사님의 딸에게로부터 안 좋은 일로 계속 전화가 왔습니다. 게다가 잠시 볼 일차 미국에 가신 저희 어머니에게도 새벽에 여러 가지 문제로 연락이 오는 등 정말 최근 들어 가장 희한하고 괴로운 밤을 보냈습니다. 새벽 6시쯤, 한 잠도 못 잔채, 비상용 진통제를 먹으려고 물이 필요해서 마루로 나갔는데, 마루에서 아들과 주무시던 목자님께서 일어나셨습니다. 그 분께, 내일 그냥 집에 가겠다는 이야기는 차마 못하고, 목장탐방까지만 하고, 집에 가서 잠만 자고 주일예배에 다시 오겠다고 하자, 본인이 복용 중인 약을 주며, 이 약 드시고 세미나에서 하기로 한 것을 모두 하고 가셔라, 영적으로 방해를 받는 것 같으니 이겨 내셔라고 하셨습니다. 그 약을 받아먹고 어쩔 수 없이 잠깐 마루에 누었는데, 목자님이 제 다리를 한동안 주무르다가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교회에 전화를 걸어서 강의실 옆방에 따뜻하게 불을 올려 제가 쉬는 시간마다 그 방에 가서 쉴 수 있도록 부탁하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제가 받을 은혜가 많아 영적으로 방해를 받고 있는 것임을 깨달았고, 반면에 나약한 저를 잘 아시는 주님께서 밀어부치시는 것을 느끼고, 목자님께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박목사님께도 상황을 말씀드리고 기도 부탁을 드렸습니다. 드라마틱했지만, 다행히 은혜 가운데 틈틈이 온돌방에서 쉬어가며 강의와 간증에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호스트한 이주희 목자님의 간증은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통증으로 몸도 아프고 경제적으로도 힘든 가운데, 목자로 헌신하신 분이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작은 집에서 살 때에, 12명의 목원들과 9명의 아이들이 밥상을 펴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바라는 기도와 바램대로, 하나님께서는 더 좋은 대우의 직장으로 옮기셨고, 그 결과 현재의 집으로 이사 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세상적인 눈으로 많은 것을 갖추어 놓고 준비가 되었을 때 목자로 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만을 바라보는 믿음과, 사랑으로 목장을 섬기기 위해 헌신한 이주희 목자님을 보면서, 어제 밤 잠깐의 불편함을 못 참고, 도망칠 생각을 했던 저는 부끄러운 마음과 함께 회개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주희 목자에게 주님이 축복을 주셨고, 앞으로 이 가정에 더욱더 큰 축복을 주시겠구나 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날 저녁 목장모임을 탐방했습니다. 목장식구 모두가 참석하지는 못하고, 저까지 6명의 어른과 5명의 아이들이 모였는데, 너무나 사랑으로 맛있게 차려진 식사와 나눔의 시간은 정말 은혜로운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올리브 블레싱 시간이라는 어린이들의 나눔을 먼저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스러웠지만, 예수님을 향한 마음은 굉장히 진지해 보였습니다. 이어서 어른들의 감사와 기도제목의 나눔이었는데, 누가 봐도 어려운 형편들이었으나, 정말 예수님을 향한 믿음으로 축복받은 삶을 살고 계시다는 것이 깊게 느껴졌고, 부러움마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목장이 끝나고, 그날 밤은 너무나 깊게 잠을 잘 자고 주일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설교 말씀은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신 하나님께 순종한 아브라함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삭을 원해서가 아니라, 아브라함의 마음을 아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브라함은 순종과 헌신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 아브라함은 즉시 순종했는데, 어떤 일이든 망설이면 더 힘들어지고 어려워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설교 마지막에 화면에 이런 질문이 떴습니다. “당신의 이삭은 누구입니까?” 과연 내가 끔찍이 사랑해서 주님께 바치기를 망설이게 하는 나의 이삭은 무엇일까? 저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행이도(?) 저에게는 사랑하는 자식은 없습니다. 그러면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릴 때부터 각별히 의지해 온 아버지가 나의 이삭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제가 주님께 내려놓지 못하는 다른 이가 떠올랐습니다. 

그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전날 밤만 해도, 제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여, 불편한 잠자리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목과 허리가 불편하고 잠까지 못잔 상태의 저를 너무 위하느라 그 다음날까지 염려하던 저 자신과, 여러 가지로 저보다 나은 상태가 아니었으나, 저를 돌봐주려 하고 섬기는 이주희 목자님… 이런 생각을 하니 부끄러움에 너무나 회개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를 창조하시고, 저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계획은 안중에도 없이, 제 안에 저 자신만이 꽉 찬 삶을 살았음을 회개했습니다. 또한, 헌신을 통해 믿음을 보시는 하나님의 더 큰 사랑과 은혜를 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미나를 다녀온 지  벌써 몇 주가 지났으나, 기쁨과 감사함이 넘쳐 보이던 제자삼는교회 분들과 목장 식구들 얼굴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이제는 저도 제 자신을 좀 더 죽이고, 저의 주인이신 하나님 중심의 삶, 예수님을 닮는 섬김의 삶을 살아 보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목사님의 권위를 누리시기보다 섬김으로 교회를 이끌어 가시길 바라며, 가정교회로 전환해 주셔서 저 같이 부족한 사람을 사역에 동참하게 해 주신 박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를 늘 사랑으로 섬겨 주시며, 목장에서의 목자는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축복을 누리는 자리라며 말씀해 주신 드림목장 김경찬 목자님과 신숙재 목녀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목자로 섬겨주시는 샬롬목장 가족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