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를 내겠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떤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연히’ 알게 된 것입니까? ‘우연치 않게’ 알게 된 것입니까? 어떤 사람의 말이 전혀 말이 되지 않을 때 그 사람의 말은 ‘엉터리’ 입니까? ‘엉터리 없습’니까? 의미상으로 둘 다 전자가 맞고 후자는 틀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둘 다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서, 국립국어원은 둘 다 동일한 뜻의 표준어로 인정했습니다. 말이란 원래 사람들이 사용하기 나름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교회 용어에는 우리 마음대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끼리가 아니라 하나님과 관계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1) 삼위일체 하나님을 거론할 때, ‘하나님’이라고 높이고 ‘예수, 성령’으로 평대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두 분 하나님도 동일하게 ‘예수님, 성령님’으로 높여서 부르는 것이 삼위일체 신학적으로나 인격적인 하나님과의 관계 면에서 맞습니다.

(2) ‘지금도 살아계신 하나님’이란 표현도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영원히 존재하시는 게 당연한 사실인데, 마치 지금도 살아계시는 것이 새삼스럽게 놀랍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대예배’라는 표현도 조심해야 합니다. ‘대예배’가 있다면 ‘소예배’도 있다는 말인데, 어디 예배에 대소경중이 있겠습니까? 우리 교회는 ‘교사예배’와 ‘주일예배’라는 표현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4) ‘하나님을 영접’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예수님을 죄의 구원자와 인생의 주인으로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 용어도 대세의 흐름을 이겨 내기 어려운 것들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 것들도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옳지 않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1) 어떤 분이 돌아가셨을 때, ‘소천하셨다’라고 합니다. 소천(召天)은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이므로 원래는 ‘소천받다’라고 해야 옳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렇게 쓰지 않습니다.

(2) 축복도 그런 예입니다. 축복(祝福)은 ‘복을 빈다’라는 뜻이므로 ‘하나님, 우리를 축복하여 주소서’가 아니라 ‘하나님,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가 맞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축복의 문자적 뜻과 상관없이 우리의 입에 너무 배어 있어서 정확히 구분해서 사용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3) 기도를 마칠 때, ‘기도드렸습니다’라고 기도를 과거화 시키는 것도 옳지 않다고 밀하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영원한 현재형으로 지속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