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헤세드에는 여러 종류의 손님이 오십니다. 그 중 제가 보기에 가장 귀한 손님은 카페 공간을 대관해서 교회 모임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대부분 큰 교회의 교인들로 보이는 그 분들은 주로 금요일에 카페 공간을 대관해서 구역모임이나 성경공부 모임과 같은 각종 교회 모임을 갖습니다. 몇 년째 오시기 때문에 이제는 단골이 되신 분들이 많습니다. 평신도가 책임감을 가지고 매주 모임을 인도하면서 다른 분들을 신앙적으로 섬기는 모습이 보기에 너무나 귀합니다. 늘 고정 멤버가 모여서 모임을 하다가 어떤 때는 새로운 얼굴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새로 인도하신 분이거나 초신자인 것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런 경우 더 섬세하게 배려하면서 섬기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카페라는 상업공간이 이처럼 신앙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는 것에 저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물론 영업적인 이익이 되어서 헌금으로도 이어지기에 그것도 좋습니다. 일반 손님의 경우, 때로는 온갖 부정적인 언사를 쏟아 놓는 분도 있고,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 모이는 모임도 있기에 너무나도 대조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신앙적 모임을 보면서, 우리 교회의 목자목녀들의 사랑과 수고가 더욱더 귀하게 여겨집니다. 두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의 모임은 학기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봄학기가 끝나는 6월말 경이 되면, ‘그동안 잘 사용했어요. 가을에 또 뵐게요~’ 하는 인사를 종종 듣습니다. 반면에 우리 교회 목장은 학기제가 아닙니다. 목장은 성경공부를 위한 모임이 아니라 영적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에 방학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목자목녀의 수고가 더 큽니다.

또한 카페와 같은 외부공간에서 모임을 갖는 게 아니라 집에서 모임을 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에서 모임을 갖고 음료비를 계산하는 것도 희생이지만, 집에 모임을 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집을 치워야 하고 음식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모이는 이유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모임과 가족의 차이일 것입니다. 목장은 일종의 모임이 아닙니다. 가족입니다. 

물론 여건상 매번 집에서 요리한 음식을 나누면서 목장모임을 하기 힘든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현실에 맞게 운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신만은 분명합니다. 목장은 모임이 아니라 가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