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에 답을 찾기 원합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될 거지? 이런 답을 알기 위해서 성경을 열심히 읽기도 하고,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기도로 묻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그리고 신실하게 해 나갈 때 삶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리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해도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때로는 답 없이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내가 알고 싶은 답보다 그저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미국의 윤리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2001년에 <타임>지가 선정했던 미국 최고의 신학자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놀라운 가정사가 있습니다. 그는 대학교에서 앤이라는 여학생을 만나서 일 년 만에 결혼에 이릅니다. 그러나 앤은 평범한 여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에게는 심한 정신질환이 있었습니다. 결국 심한 조울증으로 발전해서 감정 조절이 되지 않고, 때때로 발작까지 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길 때마다 그 책임을 남편에게 돌리면서 남편을 심하게 괴롭혔습니다. 하루도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지만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무려 24년 동안 신실하게 아내와 아들을 돌봤습니다. 대단한 인내심이자 신앙의 힘입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결국 아내 앤의 요청으로 어쩔 수 없이 이혼을 해 주었는데, 얼마 후에 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스탠리 하우어워스처럼 인내심 있고 신앙 좋은 사람에게? 이런 힘든 가정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적인 신학자로 활동했던 훌륭한 사람에게?  

누구보다 스탠리 하우어워스 자신이 얼마나 괴로워하면서 질문했을까요? 그는 자서전 <한나의 아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답 없이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렇게 사는 법을 배울 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 된다. 신앙은 답을 모른 채 계속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답은 모르지만 하나님은 안다! 답 없는 삶을 살면서 하나님의 사랑하심과 자비하심을 깊이 신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인생 과제입니다. 흔히 쓰는 표현처럼 ‘나보다 더 나를 아시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면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