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사람을 대하는 일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가정에서 식구들과 살아가면서, 직장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근무하면서, 교회와 목장에서 서로 지내면서 이런 힘든 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반응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폭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본인도 잘 압니다. 관계를 깨뜨릴 수도 있고, 자신의 체면을 구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좋지 않은 반응은 참는 것입니다. 잘 참는 게 아니라 억지로 꾹 참는 것 말입니다. 참는다고는 하지만 속으로는 화를 꾹꾹 누르고 있는 것입니다. 속으로 경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폭발해 버립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꾹 참다가 폭발하면 차라리 처음부터 참지 말고, 이건 아니라고 말을 하는 게 더 낫습니다. 참는 동안에 속병 들기도 하고, 참다가 크게 폭발했기 때문에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돌아와서 더 괴롭게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일단 기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가요? 사랑과 관심 때문에 기대가 생기는 것인데, 기대를 내려놓는다면 아예 관심도 꺼버리겠다는 극단으로 치닫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기대를 하나님께 맡기는 겁니다. 나의 기대는 내려놓고,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기대대로 이끌어 나가시기를 기도하면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기대에서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상대를 자유롭게 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품는 것입니다. 품는 것은 상대방이 어떻게 나와도 다 받아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품을 수 있는 나의 용량에 관한 것입니다. 내 그릇이 클수록 더 많은 사람을 품고 더 오래 품을 수 있습니다. 내 그릇이 작으면 그 반대입니다. 품는 것과 참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내가 품었다고 생각했는데 답답하고 억울하고 화가 난다면 품은 게 아니라 꾹 참은 것입니다.

품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고전 13:7).” 사랑으로 품고 용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반응입니다. 하나님이 오늘까지 나를 품고 용납하셨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품는 것은 내 힘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 오직 성령님의 도움으로만 그리고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