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가족의 따뜻함과 풍성함을 느낄수록 대조적으로 가족이 없거나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지게 됩니다. 매년 명절에 불우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과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대상을 찾지 못하다가, 문정동 주민센터에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이 동네에 불우이웃이 있을까 했는데, 문정동에도 독거노인, 저소득층 아동, 혼자 사는 50-60대 중년 남성 등이 제법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상자들에게 종교적 거부감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직접 방문 대신에 주민센터를 통해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또한 적극적 전도 문구 대신에 일반적인 축복 문구로 하기로 하고 일단은 10명을 대상으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서 주민센터에 들렀다가 담당자에게 미리 인사나 하려고 했더니, 동장님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동장님은 첫 마디로 교회도 코로나 때문에 어려울텐데 이런 온정을 베풀어주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아졌는데, 이런 작은 선행으로 조금이나마 개선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교회적으로 광고를 해서 다함께 하기 보다는 처음이니까 그냥 우리 부부가 조용히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수요예배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오고, 몇몇 집사님들이 헌금과 음식으로 동참해 주셨고, 나중에 알게 된 분도 과일과 축복카드 제작으로 합류하는 등 많은 분의 사랑과 정성이 모아지게 되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준비해 주신 진미채, 메추리알, 멸치볶음, 오뎅볶음의 밑반찬들과 마트에서 구입한 햇반, 설렁탕, 스팸, 김 등의 음식과 과일 그리고 홍삼까지 포함해서 일인당 커다란 백 2개씩 성의 있게 준비했습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예상보다 훨씬 풍성한 양에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우리의 온정을 받고 코로나로 힘들었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을 분들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사랑하는교회’라는 축복카드를 보고 교회가 선행을 하는 곳이라고 여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도 힘들텐데 불우이웃을 도와주는 손길을 보면서,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곳이라고 주민센터 직원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너희는 내가 주릴 때 나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고 기뻐하실 예수님을 그려봅니다.

원래 올해는 각 사역부서를 만들어서 은사 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 중 구제에 마음이 있는 분들이 구제부를 결성해서 자치적으로 이런 사역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내년부터는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의 대상과 방법도 결정하고, 직접 돕는 기쁨도 누려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