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많은 경우 미리 준비하지 않은 즉흥적인 기도를 하고 또 듣게 됩니다. 즉흥적인 기도의 장점은 상황에 맞는 열정적인 면입니다. 성령님에 감동과 인도로 드리는 즉흥적인 기도는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동일한 감동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유창하게 기도를 잘 하는 사람을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장점은 계속 살려야 합니다.

 

하지만, 말씀에 대한 깊은 묵상과 자기와 주변에 대한 세심한 성찰을 하면서 미리 준비한 기도문은 다른 측면에서의 장점이 있습니다. 균형 잡힌 내용과 적절하면서도 정제된 표현을 사용하여 기도자의 심정을 잘 표현하여 하나님께 드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일예배의 대표기도는 항상 미리 준비한 기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도문은 자칫 기도자의 마음이 담기지 않은 형식으로 기울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염려 때문에 장점마저 져버릴 수는 없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내 뜻대로 바꾸려는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 나를 바꾸려는 노력이라는 내용 등으로 열정적이고 투쟁적인 한국교회의 기도에 균형을 제공하고 있는 ‘사귐의 기도’의 저자 김영봉 목사님의 ‘기도선집’의 서문에 의하면, 기도문은 비록 짧고 단편적이지만 위대한 신앙 위인들의 영성과 신학이 함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기도문을 읽고, 묵상하고, 따라 하다 보면, 우리의 기도가 심화된다는 겁니다. 누구나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신앙의 위인들은 어떻게 기도했는가를 읽고 배우면서 영성과 신학을 배워나간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시편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