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을 종교개혁 495주년 기념주일로 지켰습니다. 1517년 10월 31일, 독일의 마틴 루터는 비텐베르그 성당의 문에 대자보를 게시하였습니다. 면죄부를 구입하면 죽은 영혼이 연옥에서 천국으로 옮겨간다며 면죄부를 판매하는 것이 잘못이며 이 문제를 토론해 보자는 취지에서 95개 조항을 게시한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행동이 종교개혁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이 작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시발점이 되어서 기독교의 잘못된 부분들이 개혁된 것을 종교개혁이라고 합니다. 그 후 루터는 라틴어로 번역되어 있어서 평민들은 읽을 수 없었던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모든 성도가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지난주일 설교를 통해서 종교개혁의 3가지 정신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1) 오직 성경, 즉 성경이 최고의 권위이다. (2) 이신칭의, 즉 종교의식이나 선/고행과 같은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 (3) 만인제사장설, 즉 성직자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사역자이다. 한국교회를 볼 때, 아직도 개혁되어야 할 부분 너무나 많이 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종교개혁 덕분에 성경의 권위가 최고의 권위로 굳건히 자리 잡혔고, 이신칭의 교리는 기독교의 기본 신학으로 정착되었습니다. 다만 만인제사장설은 아직도 구호에 불과한 현실일 때가 많습니다.
그 후 기독교 역사상 만인제사장설을 구현하려는 이러저러한 시도가 있었지만, 1970년대 중반부터 세계 각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름은 평신도 사역, 셀 교회, G-12, 알파코스, House Church, 가정교회 등 다양하지만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성도가 하나님이 주신 성령의 은사를 발휘하면서 교회 사역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정신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런 운동은 제 2의 종교개혁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첫 번째 종교개혁이 성직자들의 손에만 있던 성경을 평신도/성도들의 손에 돌려 준 사건이었다면, 제 2의 종교개혁의 과제는 아직도 성직자들의 손에 있는 사역을 평신도/성도들의 손에 돌려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추구하려는 가정교회는 이런 역사적 과제의 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20여 년 전에 최영기 목사님이 휴스톤에서 시작한 형태의 가정교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만인제사장설을 구현하면서 생명력 넘치는 신약교회의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목표를 위해 3축 4기둥을 가동하면서 영혼구원과 제자 삼는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기 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우리 교회만의 사역방향이 아니라 제 2의 종교개혁에 참여라는 큰 그림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