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

 

지금 저희에게 맡겨주신 물질의 일부를 즐거이 드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특별히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여 한 해 동안에 베풀어주신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헌금을 드렸습니다. 아이들도 정성껏 과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한 시인은 대추 한 알을 보면서 그것이 저절로 붉어질 리 없음을 간파했습니다. 그 대추 한 알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가 들어있으며, 그것이 저 혼자 둥글어 질 리 없다며 그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땡볕 두어 달, 초승달 몇 날이 담겨 있다고 노래했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드린 헌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물질이 저희 손에 저절로 혹은 손쉽게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삶의 터전에서 땀과 정성을 다해 일해 얻은 결과물입니다. 때로는 허락하신 재능과 기회를 잘 살려서 얻은 기쁨의 소산입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도록 치열하고 힘든 삶의 현장에서 얻은 눈물의 열매입니다. 때로는 물질로 채우려는 욕망을 억제하는 믿음의 싸움의 결과물입니다.

 

경우가 어떠하든지 이 모든 헌금은 각각 사연이 담겨져 있으며, 우리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소리 높여 외치는 함성입니다. 이 헌금을 기쁘게 받아주시옵소서.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를 인용했습니다.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