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라는 아주 얇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전편에서, 1세기 로마에 사는 가상의 주인공 푸블리우스는 한 그리스도인 부부의 초청을 받아서 그 곳에 모인 초대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고 결국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푸블리우스는 그 곳에서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남자와 여자, 어른과 어린아이, 주인과 종, 먼저 온 사람과 나중에 온 사람, 신자와 불신자 같은 일체의 차별이나 구분 없이 함께 이야기하고 먹고 마시며 격의 없이 토론하고 노래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또한 사제나 특별한 의식 없이 일상의 맥락에서 진행되는 꾸밈없는 예배에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믿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목장 모임과 비슷한 초대교회의 분위기입니다)

소개하는 책은 2편인데 푸블리우스가 “나의 새로운 신앙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최선의 방법은 가족과 일과 사회생활이 뒤섞인 아주 전형적인 하루를 묘사하는 것”이라는 말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자신의 하루 생활을 일상의 용어로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 일상이란 가족, 신분, 자녀, 학교, 옷, 목욕, 헤어스타일, 장식, 부적, 동성관계, 부부관계, 음담패설, 젠더, 직업, 신용, 가난과 부, 재난, 정치, 벤처, 금융업, 비즈니스협력, 직원 징계, QT, 구별과 어울림, 우상, 박해, 변화, 구제, 예배 등입니다. (좀 꺼려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주제가 1세기 로마의 일상이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도전이 되는 점은 1세기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신앙을 설명하기 위해서, 자신의 종교활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 녹아 들어가 있는 일상을 소개한다는 점입니다. 만일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앙을 설명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예수님을 믿게 된 신앙 체험, 성경 내용, 기독교의 역사, 다니는 교회, 같은 목장 식구들에 대해서 이야기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좋습니다. 하지만 신앙이 녹아 들어가 있는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하루의 일과 하나하나가 신앙적으로 변화 되어 있고 예수님과 연결되어 있습니까?

이것이 이 책의 포인트이고 제가 나누고 싶은 점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 이유, 교회와 목장으로 모여서 교제하는 이유는 일상에서 신앙적으로 살아가기 위함 입니다. 일상의 모든 것에 우리의 신앙이 녹아져 있기를, 점점 녹아 들어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루 일과를 묘사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신앙을 설명하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