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11

낙심하지 않는 이유

4:16-18

믿음이 좋다는 게 무슨 말인가? 

하나님이 고난과 어려운 일을 다 막아 주신다는 말이 아니라, 그런 일이 닥칠 때 쉽사리 넘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힘들기도 하고 시험에 들기도 하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절망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알고 믿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얼굴!

바울은 그런 면에서 믿음이 좋았다.

‘속에 근심 밖의 걱정’으로 가득했지만, 이겨나가는 비법(적어도 3가지)을 체득하고 있었다. 

(1) 보배를 담은 질그릇: 자신을 내려놓고 죽을 때 보배의 능력이 나타난다.

(2) 똑같은 믿음의 영: 성경을 진지하게 읽으면서 성경 인물과 똑같은 믿음의 영으로 이겨나간다.

(3) 오늘: 올바른 대상을 비교한다. 

1. 겉사람과 속사람

16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집니다.

혹시 나이 들수록 겉사람만이 아니라 속사람도 낡아간다면 너무나 억울하다.

(1) 날로 속사람이 새로워진다는 말? 

하나님을 점점 더 알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 지혜로워지고, 더 인내심이 생기게 되고, 쉽게 흔들리거나 당황하지 않게 되고.... 그래서 무슨 일이 닥쳐도 낙심/절망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비교 대상을 올바로 정했기 때문이다.

(2) 우리는 주로 고난과 고난 없음(평안함)을 비교한다.

혹은 고난 끼리 비교한다. 가벼운 고난과 커다란 고난을 비교한다. 

그러나 속사람이 점점 새로워지면, 고난의 비교 대상이 영광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다 보니 지금 당하는 고난은 일시적이고 가벼운 것이고, 나중에 얻게 될 영광은 영원하고 크나큰 것임을 알게 된다.

2. 일시적이고 가벼운 고난

(1) 아무리 커다란 고난이라고 해도 일시적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shall too pass! (페르시아 속담, 삶의 나쁜 순간도 좋은 순간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간다. 

사춘기도 지나가고, 갱년기도 지나간다.

(2) 일시적일 뿐 아니라 가볍다. (별 것 아니다)

바울은 고생을 모르고 산 사람이라서 이렇게 쉽게 말하나?

그가 겪은 고난 리스트(고후 11장):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5번), 채찍질(3번), 돌로 맞음, 파선(3번), 밤새 바다에서 표류, 강도/동족의 반대, 수고와 고역(중노동), 굶주림/추위/헐벗음 등. 온갖 오해와 부당한 취급은 말할 필요도 없다.

평안과 비교하거나, 가벼운 고난과 비교하기 때문이 아니라 크나큰 영광과 비교하기 때문에 가볍다고 하는 말이다. 극심한 고난을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이유는, 그래서 낙심하지 않는 이유는 크나큰 영광을 알기 때문이다.

(3) 삶의 예

임신의 힘든 시기(고난)를 출산의 기쁨/영광을 기대하며 참을 수 있고,

훈련의 고된 과정을 승리의 기쁨/영광을 바라보며 견뎌 낼 수 있다.

예) 안정환: 히딩크의 체력훈련. 토할 정도, 겨우 숟가락을 들 힘만 남을 정도로 심한 체력훈련

올바른 대상과 비교한다.

고난을 평안과 비교하지 않고, 고난을 더 가벼운 고난과 비교하지 않고, 고난을 영광과 비교한다.

그렇다면 어떤 영광인지 아는 게 정말 중요해 보인다.

영광을 모른다면 고난을 견디기 힘들고, 어려움을 만날 때 낙심하기 쉽기 때문이다.

3. 영광

(1) 그러나 우리는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 

하나님의 영광/하나님이 주실 영광은 가시적, 경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극히 제한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실제로 본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모세, 이사야),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한국 사람의 특징을 생각할 때 더더욱 어렵다.

(2) 한국의 지배철학은 실용주의(탁석산)

우리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최상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실용주의적 생활철학을 체득했다. 그래서 경제위기 등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적응과 극복이 빨랐다. 

실용주의는 하나뿐이고 한번뿐인 세상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하다면, 그 무엇이든 택하는 정신이다. 국가 성립(생존), 산업화(생활), 민주화(행복), 선진화(의미)의 단계를 거치면서, 그때그때 어떤 것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가를 선택하는 사상적 틀로 실용주의를 채택하고 시대에 필요한 과제를 해결해왔다.

예) 종교: “우리나라 사람들은 절에 다니다가 장사가 안 되면 교회로 옮깁니다. 그래도 안 되면 성당으로 옮기고, 그러다 피곤하면 좀 쉬기도 하죠. 한국에서의 개종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유는 종교보다 실용주의가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속상하다! 행복이 상수, 종교는 변수)

기독교가 종교적 믿음으로 삶에 위안을 주었을지는 몰라도 삶의 양식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한다.

예) 현세주의적 복(福): 밭(田)에서 나는 것을 입(口)으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一)하고, 그것이 눈에 보여야(示) 한다.

이런 분석이 맞는다면 정말로 어렵다. 영원이라는 개념을 전제로 하고, 그 위에서 고난을 통한 영광, 십자가 후에 부활, 이 땅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이 땅에서는 주어진 사명 수행하고 천국에서의 영광을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한참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4.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기

그러나 고난과 비교해야 할 영광은 눈에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18절 우리는 보이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봅니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1)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영광을 보기 위해서는 항상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아야 한다. 주목하고 추구해야 한다.

(바라보다: 주목하다, 추구하다.)

(2) 어떻게 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것인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성경말씀을 믿음으로 볼 수 있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영광을 바라보는 것인가?

그래서 그 어떤 고난을 당해도, 그것과 크나큰 영광을 비교해 보고, 낙심하지 않을 수 있게?

성경에서 영광에 관한 묘사를 최대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다른 식으로 접근해 보겠다.

(a) 추상적인 개념을 묵상하기

한국 뿐 아니라 현대 사회는 실용주의 사회이다. 그래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면 좋은 것이고, 안 되면 쓸데없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가시적으로 보여 달라!!

나도 설교를 실용적/실제적 도움이 되게 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낙심하지 않을까? (1) (2) (3)

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영역이 있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어쩌면 그런 것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예) 예) 어린 왕자(생텍쥐페리)

비밀 하나를 알려줄게. / 아주 간단한 건데, 마음으로 봐야 더 잘 보인다는 거야. /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예)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시편 19:1-4 

하늘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창공은 그의 솜씨를 알려 준다.
낮은 낮에게 말씀을 전해 주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알려 준다.
그 이야기 그 말소리, 비록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그 소리 온 누리에 울려 퍼지고, 그 말씀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구체적으로 무슨 말인가? 음파? 우주전파? 잘 모른다. 하지만 창조에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이 온 세상 끝까지 번져 간다... 피조세계에 드러난 하나님의 영광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조화, 균형, 아름다움 등만이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면서... 계속 곱씹는다.

성경은 인생교본이 아니다. 수많은 하우투 교본이 아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고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는, 크고 놀라우신 하나님에 대한 내용과

그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당장의 삶에 필요한 대답을 주기 위한 해결책 모음집이 아니다.

그래서 무겁고, 심각하고,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럴 때 피하지 말고, 곱씹어보자.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일 수 없는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영광을 바라보자. 

(b) 죽음을 자주 생각하기

죽음을 대비하고, 죽음 이후의 삶을 생각하자.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실 영광은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세계를 바라본다/주목한다/추구한다면, 죽음을 대비하고 죽음 이후의 삶을 생각해야 마땅하다.

천국의 삶이 어떨지? 성경을 읽어보고 상상력은 펼치되 지나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영끌해서 이 땅에서 살아가기도 힘겨운데? 

그렇기 때문이다. 모든 소망/보람/기쁨을 언젠가 사라져버릴 이 땅에 올인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90% 정도는 살아가는 데 쏟아 넣는다 해도, 나머지는 항상 죽음과 죽음 이후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영원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영원한 영광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소중한 나의 인생!

벧전 1:3-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버지께 찬양을 드립시다.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자비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로 하여금 산 소망을 갖게 해 주셨으며, 썩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낡아 없어지지 않는 유산을 물려받게 하셨습니다. 이 유산은 여러분을 위하여 하늘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결론

낙심하지 않는 이유

1. 고난을 영광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 고난은 일시적이고 가벼운 것으로 다가온다.

2. 영광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도록 연습해야 한다.

(1) 추상적 개념 생각하기

(2) 죽음을 생각하기

영원에 대한 감각, 영광에 대한 사모함을 키워나가자.

8/28/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