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12. 혀를 다스려야 한다

3:1-12

서론

누구나 말실수로 곤란한 일을 당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말로 깊은 상처를 주기도 했을 것이다. 또 남의 말로 깊은 상처를 받기도 했을 것이다. 주로 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너 같은 건 왜 태어나서...), 가족과 뿌리를 공격하거나(너희 집안은 다 그래), 노력을 부정하는(네가 해 봤자 뻔하지)는 말을 들으면 큰 상처를 받는다.

말 한 마디는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수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예) 르완다 대학살(1994년)

르완다에서는 후투족과 투치족 두 종족 사이에 오랜 긴장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매일같이 투치족을 향해 ‘그들은 바퀴벌레다. 잡아서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웃으며 듣는 사람도 있었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이 몇 개월 동안 반복되자, 평소에 쌓여있던 증오가 그 말 한 마디가 불씨가 되어서 폭발했다. 결국 후투족에 의해서 100일 동안에 투치족 80만 명이 학살당하는 참극이 벌여졌다. 그 모든 비극의 불씨는 ‘바퀴벌레’라는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이래서 야고보는 혀에 대해서 이런 무서운 말을 한다.

6절 혀는 불이요, 혀는 불의의 세계(a world of evil)입니다. 혀는 우리 몸의 한 지체이지만, 온 몸을 더럽히며, 인생의 수레바퀴에 불을 지르고, 결국에는 혀도 게헨나의 불에 타버립니다.

한 마디의 상처주는 말, 거친 말, 거짓말이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자신의 평판과 인간 관계까지 무너뜨리는 식으로 우리의 온 몸을 더럽힐 뿐 아니라, 인생의 수레바퀴 즉 인생의 전반/ 삶 전체를 철저히 망가뜨리다가, 결국에는 혀 자기 자신도 지옥불에 타버린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혀와 혀로 하는 말을 어떻게 다스릴지를 고민하고 훈련해야 한다. 오늘은 (1) 혀의 위험성과 그 이유 (2) 혀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다.

1. 혀의 위험성과 그 이유

(1) 작지만 큰 영향력(3:3-5)

야고보는 혀를 말의 입에 넣은 재갈, 배를 조종하는 키, 작은 불씨에 비유한다. 

이 세 가지 공통점은 크기는 작지만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 말처럼 커다랗고 힘이 센 동물도 작은 재갈로 다룬다. 혀는 우리의 삶을 좌우한다.

- 대형 유조선도 작은 키로 방향을 조정한다. 혀는 우리 인생의 방향을 결정한다.

- 큰 산불(영남지역 산불)도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다. 부주의한 말 한 마디가 관계를 망가뜨리고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혀는 손가락 두어 개 정도의 작은 사이즈이지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있어서 더 무섭다.

(2) 길들여지지 않는다(약 3:7-8)

(a) 동물 길들이기

인류는 오래 전부터 많은 동물을 길들여서 반려동물 혹은 가축동물로 삼았다. 

개(1만5천~3만5천년 전), 양(1만1천년 전), 염소(1만5백년 전), 소/돼지(1만3백년 전), 고양이(9천6백년 전) (...) 닭(4천년 전), 오리(1천년 전)

가축화 되면 동물과 사람 양쪽의 이득이다. 인류에게도 큰 이득이지만, 동물에게도 엄청난 이득(먹이, 보호 등)이다. 그 밖에도 많은 동물을 길들여서 반려동물과 서커스용으로 삼고 있다. 새, 돌고래, 호랑이, 코끼리 

그러나 혀는 길들이지 못한다. 길들이기는커녕 혀는 ‘겉잡을 수 없는 악’(a restless evil)이며,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으로 가득 차 있다’(8절)고 한다. 정말 끔찍하다. 길들여지지 않은 우리의 혀가 이렇게 무섭다니!

(b) 왜 혀는 길들일 수 없나?

- 말을 멈추지 않기 때문

야고보는 혀를 ‘겉잡을 수 없는/쉬지 않는 악’이라고 한다. 아마 야고보의 교인 중에 쉬지 않고 떠들면서 계속 악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었나 보다.ㅎㅎ

우리도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원든 원치 않든 많은 말을 하게 된다. 혀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혀는 모든 순간에 작동하니까, 잠깐 방심하면 실수가 튀어나오게 된다.

- 마음을 길들일 수 없기 때문에

마 12:34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가 악한데, 어떻게 선한 것을 말할 수 있겠느냐?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마음에 두려움, 분노, 질투가 있으면 혀가 그것을 그대로 뱉어낸다. 

상황이 좋을 때는 그나마 잘 통제한다. 하지만 상황이 나쁘면 여지없이 튀어나온다.

상황이 너무 좋을 때 즉, 아주 편한 사이, 아랫사람 등 조심할 필요가 없을 때 튀어나온다.

혀를 길들이려면 먼저 마음을 길들여야 한다. 그런데 죄 때문에 그게 정말로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바울이 "나는 내가 원하는 선한 일(말)은 하지 않고, 도리어 원하지 않는 악한 일(말)을 합니다."(롬 7:19)라고 탄식했을까! 우리의 의지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c) 혀는 길들일 수가 없다고 말하지만, 야고보가 진짜로 하려는 말은, 그래서 혀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가능 하니까 포기하라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어려우니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3) 모순 때문에 경각심을 늦추게 함(3:9-12)

(a) 야고보는 우리가 한 입으로 하나님을 찬송하면서도, 같은 입으로 사람을 저주하는 모순을 지적한다. 샘의 한 구멍에서 단물과 쓴물이 동시에 나옴, 무화과나무에서 올리브 열매가, 포도나무에서 무화과가 맺힘.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기적같은 일을 척척 해 내고 있다.

(b) 모순 자체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그래서 혀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게 하는 것이다. 

입만 벌렸다 하면 입에서 칼이 튀어나와서 주변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라면, 혀에 대한 경각심이 무척 크고 늘 조심할 것이다. 그러나 나쁜 말도 많이 하지만, 좋은 말도 많이 한다면 경각심이 훨씬 덜 하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혀에 대한 그다지 큰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 그다지 말조심을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이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래서 말에 실수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끔찍한 비극을 일으킨다.

2. 혀를 다스리는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혀를 다스리고 말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 야고보는 혀를 길들이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는 다음의 방법을 통해 혀를 다스리는 훈련을 해 보자. 

기술적인 방법부터 제시하고 나중에 근본적인 방법을 말하겠다.

(1) 말의 훈련을 하자

(a) 세 개의 황금문

말의 훈련의 방법 중 하나가 세 개의 황금문이다. 내 말이 목구멍을 통과해서 혀를 움직여서 밖으로 나오기 전에 3개의 관문을 통과하라는 말이다.

- 이 말인 참 말인가? 

본능적으로 과장하고 포장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 

- 이 말이 듣는 사람에게 필요한 말인가? 

힘들다. 때로는 남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럴 때 믿을 만한 사람에게 쏟아 놓는다. 하나님께 토로한다. 그리고 당사자에게는 그 사람에게 필요/도움이 되는 말을 한다.

- 이 말이 친절한 말인가? 

아무리 도움이 되는 말이라도 친절하고 부드럽게 말하자. 말은 맞는데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다. 반발심만 생겨서 역효과가 난다. 

때로는 엄한 말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엄한 말을 할 때 듣는 사람에게 전에 쌓아놓은 것이 많아야 한다.

(b) 온도계와 온도조절계 

- 말은 온도계이다. 

어떤 말투를 쓰는 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

입만 열면 불만이다? 감사를 모르는 인격이라는 뜻이다.

항상 남을 비판하고 꼬투리 잡는다? 교만한 인격이라는 증거이다.

무슨 말을 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손해가 올 것 같을 때 나오는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아주 편한 상대 앞에서 나오는 말이 그 사람의 인격이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가야 한다.

- 말은 온도조절계가 되기도 한다. 

어떤 말을 하느냐가 인격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말투를 바꾸고, 마음에는 없는 말이라도 말의 훈련을 하다보면, 인격이 변한다.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건 위선이 아닌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목적으로 한다면 위선이겠지만, 말의 훈련으로서 하는 것은 위선이 아니라 훈련이다. 그러다보면 정말로 인격의 변화가 오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함으로써 사랑이 생기기도 한다.

계속해서 좋은 말을 해 버릇해야 한다. 고맙다. 수고한다. 고생했다. 대단하다.

기도할 때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믿습니다 이런 말을 자주하면 감사, 사랑, 믿음이 자란다.

(2) 마음을 길들여야 한다

말을 길들이기 힘든 이유는 말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고, 마음에는 더러운 것이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막 7:20-23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나쁜 생각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데, 곧 음행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의와 사기와 방탕과 악한 시선과 모독과 교만과 어리석음이다. 이런 악한 것이 모두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힌다.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다. 자기중심적인 죄로 인해서 이런 더러운 것들이 마음에 가득하다. 그리고 그 마음에서 말이 툭툭 튀어 나온다.

따라서 훈련의 효과는 어느 정도까지일 뿐이고, 근본적으로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마음이 변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마음의 주인이 되셔야만 한다. 그래서 아직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은 분을 그래서 반드시 영접해야 한다. 예수님이 마음과 속사람을 변하게 해야 한다. 성령님의 능력으로만 마음과 속사람의 변화가 가능하다. 그래야만 마음이 변하고 말이 변하게 된다.

결론

성경은 기술적인 방법보다 더 근본적인 해법을 알려준다.

우리 마음이 죄로 썩어있다. 마음에는 온갖 죄악이 가득하다. 

그것을 교양, 유불리 판단, 도덕으로 누른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기술적으로 훈련해도 폭발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예수님께서 내 마음의 모든 악을 제거하시고 선한 마음으로 바꿔주셔야만 한다.

그래야 말로 남을 상처주지 않고, 귀중한 관계에 금이 가지 않고, 사회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

우리 마음을 고쳐달라고, 정결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기술적인 방법도 훈련하겠다고 결단하자.

혀를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는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자.

4/6/2025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