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영성]

6. 일과 일반 은총

약 1:17, 롬 2:14-15, 롬 1:18-20

오늘의 주제는 ‘일과 일반 은총’이다. 

교회에서는 주로 특별 은총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 목사의 입장에서 특별 은총을 더 강조해서 교인들이 교회에 더 몰두하게 되기를 바랄 수 있지만, 하나님의 넓으신 뜻을 알리고 일/직장에 관련된 일반 은총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 은총이란 오직 성령님의 도움으로 죄를 깨닫게 되고, 회개하여 용서함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영생을 얻게 되는 은총이다. 하나님이 불러주시고 믿음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에게만 스페셜하게 주어지는 가장 큰 은총이다. 특별 은총의 주요 흐름은 창조-타락-구속(회복)이다. 

하지만 일/직업/공부의 영역은 일반 은총과 더 많은 관련이 있다.

1. 일반 은총

(1) 일/노동은 일반 은총의 영역이 대부분이다. 

특별 은총 영역으로의 일의 의미는 돈 벌어서 (전도와 선교)헌금 하거나 직장에서/통한 전도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 대부분은 일반 은총 영역이다. 그래서 일반 은총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일반 은총의 예로 재능과 양심을 생각해 본다.

(2) 재능: 돌봄을 위한 선물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모든 피조물을 돌보신다. 창조는 하나님이 직접 하셨다. 하지만 돌봄은 사람들의 손을 통해서 하신다. 어떤 사람의 손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 아니다! 모든 사람! 하나님은 믿는 사람만이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까지 포함해서 모든 사람의 손을 통해서 돌봄을 베푸시기로 정하셨다. (반면에 특별 은총은 믿는 사람을 통해서만!)

그리고 그 일을 위해서 모든 사람에게 재능, 지혜, 좋은 천성 등을 주신다.

약 1:17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곧 빛들을 지으신 아버지께로부터 내려옵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하나님을 대리해서 세상의 돌봄을 위한 재능, 지혜, 좋은 천성 등이다. 이것은 곧 일/직업을 위한 재능과 능력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선물과 은사를 주셔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돌보게 하셨다.

하나님은 심지어 전혀 믿지 않는 사람을 지도자/왕으로 세워서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게 하시기도 한다. 예) 페르시야의 고레스 왕 ‘나의 종(사 42:1)’, ‘기름부음 받은 자(사 45:1)’

지금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통해서 이 땅을 다스리고 계신다.

(3) 양심

롬 2:14-15 율법을 가지지 않은 이방 사람이, 사람의 본성을 따라 율법이 명하는 바를 행하면, 그들은 율법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 자기에게 율법입니다. 그런 사람은, 율법이 요구하는 일이 자기의 마음에 적혀 있음을 드러내 보입니다. 그들의 양심도 이 사실을 증언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어느 정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안다.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양심을 사람의 마음에 적혀 있는 율법이라고 한다. 

그 내용이 무엇인가? 정의(옳고 그름), 정직, 사랑, 황금률(대접 받고 싶은 대로 대접 하기) 등이다. 예수님을 믿든 믿지 않든지 간에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양심이다. 양심대로 행동할 때 사회는 조화롭게 유지된다. 이것이 일반 은총의 선물이다.

(4) 이렇게 하나님은 일반 은총을 통해 인류와 모든 피조물을 돌보시고, 세상 사람들이 양심에 따라서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며, 하나님의 자녀들이 하나님을 모르고 믿지 않는 이들과 협력하며 유익을 얻게 하셨다. 이런 식으로 은총을 베풀고 계시는 것을 일반 은총이라고 한다.

2. 일반 은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1) 세상은 지극히 혼란스러운 곳이 된다.

(a) 난잡하고 무례한 천재인 모차르트를 보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성실하고 신앙적인 살리에르

믿지 않는 사람인데 멋진 제품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 애플(스티브 잡스/팀 쿡)의 스마트폰, 스마트폰 안의 수많은 앱(네이버, 카톡, 뱅킹...)

하나님께 헌신적이고 어떻게 해서라도 믿음으로 살려고 애쓰지만 유능하지는 못한 크리스천과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안하무인격으로 남들을 깔보지만 능력이 출중한 동료/친구. 

심지어 능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진짜로 착하기까지 한 믿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 하나님은 뭐하시나? 나의 믿음이 부족한가?

우리는 이렇게 정당화 한다. 저 사람도 속으로는 죄인이야.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야... 

맞는 말이다. 하나님 앞에서 의인은 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지도 않는데, 나보다 훨씬 유능할 뿐 아니라 착하기까지 한 사람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일반 은총이 아니라면 말이다.

(b) 약 1:17처럼 하나님은 재능, 지혜, 좋은 천성을 주시되, 은혜(은총)로 ‘공로와 상관없이’ ‘거저’ 베푸신다. 그래서 믿음 좋다고 재능을 더 주는 것이 아니다. 믿음 여부/정도와 상관없이 나누어 주신다. 왜? 창조하신 세상을 잘 돌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일반 은총의 선물이다.

그래서 인격과 재능의 미스 매치가 종종 일어난다. 전혀 믿지 않는 사람 중에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도 있다. 심지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이 눈부신 재능과 지혜를 가진 경우도 있다. 그런다 해도 일반 은총을 이해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지 않게 된다.

(2) 스스로 게토화 될 수 있다.

(게토는 유대인들을 강제적으로 모여 살도록 격리시킨 구역)

(a) 특별 은총만 알고, ‘믿음’을 가장 중요한 척도로 삼다보면 곤란하게 된다. 

아플 때 유능한 의사가 아니라 크리스천 의사만 찾는다. 물건을 살 때 좋은 제품을 정직하게 파는 가게가 아니라 교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는다. 음악은 기독교 음악만 듣는다. 방송도 기독교 채널만 본다. 대중문화에도 기독교적 가치(조건없는 사랑, 용서, 희생, 헌신)가 조금씩 담겨져 있는데, 대중문화를 전혀 외면한다.

이러다 보면 세상을 외면하고 스스로 격리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게토화). 일반 사회에서 적절하게 소통하며 교류할 수 없게 된다.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없게 된다. 어떻게 VIP를 전도하겠나! (우리의 현실은 세상에 너무 물든 게 문제? 적절한 구분이 필요!)

(b) 하나님은 세상에 선물(재능, 지혜, 천성)을 쏟아 부으면서 상당 부분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맡기셨다. 그러므로 역설적으로 선물을 주신 하나님을 더 잘 알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의 선물로 인간이 만든 문화, 문명, 기술을 두루 연구해야 한다. 그 안에 깃들여져 있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그렇다면 굳이 열심히 성경을 읽고 신앙생활을 할 필요가 있나? 일/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 매달릴 필요가 없지 않나?

3. 일반은총의 한계

그러나 한계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1)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롬 1:18) 

이 구절은 믿지 않는 자들에 대한 묘사다. 그들의 속에서 뭔가 진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여기서 진리는 하나님을 알고 인정하는 것) 자연 만물을 통해서 누구나 다 하나님을 알 수 있게 드러내 보이셨기 때문이다. 일반 은총이다. 그러나 그런 올바른 움직임은 불의에 의해서 막혀 있다는 말이다. 그들의 진리는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다.

존 칼빈: "왜곡되고 타락한 인간의 본성에도 얼마간의 불꽃들이 어렴풋이 타오르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광채는 지독한 무지에 가로막혀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한다. 인간의 정신은 둔해질 대로 둔해진 탓에, 진리를 추구하고 발견하는 일에 얼마나 무능해졌는지 모른다."

믿지 않는 자의 뛰어난 재능, 지혜, 천성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도달하지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알게되고 그 앞에 무릎 꿇게 되는(특별 은총)의 자리에까지는 결코 도달하지 못한다. 하나님에 대해서 일부는 인정하고, 일/삶으로 나타나는 지 몰라도, 온전하게 되지는 못한다. 한계가 있다.

(2) 롬 1:18에 대한 팀 켈러의 인사이트(좀 어렵지만 중요한 인사이트)

이 구절을 ‘진리와 불의의 지속적인 긴장상태’라고 한다. 진리는 불의에 억눌려 있지만 끊임없이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이런 생각은 롬 1:20을 통해서 보강된다.

불의: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함(롬 1:28).

예) 젠더 이데올로기: 성별조차 하나님과 생물학적 결정을 부정하고 자신의 선택을 주장)

롬 1:20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가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려졌나니

‘보여’와 ‘알려졌나니’는 수동형 현재분사다. 그래서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능력과 신성이 만물에 ‘점점 더 분명하게 보여지고 있고(누구에 의해서? 인간!), 점점 더 잘 알려지고 있나니’라고 이해하는 게 좋겠다. 이 말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진리는 딱 한 번 주어진 완결판 진리가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게 밝혀지고 깨닫게 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학문의 체계적인 발전, 전업 학자의 숫자 증대 등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게 되는 진리를 거부하는 불의도 점점 심해진다. 인간은 이처럼 진리 추구(일반 은총)과 이에 반역하는 심리(불의/죄)의 긴장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긴장상태에서 인간은 일과 노동을 통해서 사회/문화/문명을 만들어 왔다. 

그래서 때로는 진리가 일부분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대놓고 진리에 대항하는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는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작가를 통해서 하나님의 속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일부분일 뿐이다. 한계는 분명하다.

결론

1. 이해

일/노동에 관한 주제는 일반 은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히 강조하고 싶다)

하나님은 창조하신 세계를 돌보기 위해서 재능과 지혜를 모든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셨다. 믿음의 여부/정도, 인격의 여부와 상관없이 나누어 주셨다. 그래서 믿음과 재능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믿음과 재능이 상관없다고? 그럼 뭐하러 열심히 믿나? 이런 반응이 나올까 겁난다.)

이 점을 기억해야 혼란스럽지 않다. 사회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키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2. 비신자의 재능 인정

이것에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하나님에 관한 내용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의 재능에 놀랄 것이 아니라, 그런 재능을 주신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놀라야 한다.

3. 특별 은총에 감사

일반 은총은 한계가 있다. 하나님을 온전히 알 수 없다.

오직 특별 은총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예수님의 거룩한 희생,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죄를 깨닫고 회개하고 용서함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영생을 얻게 되는 놀라운 특별 은총에 감사

2024/10/20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