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영성]

2.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창 1:26-28, 골 3:23

복습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방향은 맞추되 속도는 각자 조절하자.

하나님처럼 일하고 하나님처럼 쉬라.

-‘하나님처럼’은 ‘하나님과 같은 능력으로’가 아니라 일하시는 하나님처럼 우리도 일하자.

일은 형벌이나 저주가 아니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분이시고,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일을 맡기셨기 때문이다. 일은 축복이고 감사다.

-재충전이 필요없는 하나님의 쉬심처럼, 일하신 결과물을 보시고 즐거워하셨듯이 쉬자.

우리는 육신적, 정신적 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배는 일이 아니라 쉼이다. 하나님께 집중하면서 찬양, 기도, 말씀 들을 때 우리의 영혼은 쉼을 얻는다.

1. 다른 노동관

(1) 육체노동을 천대시 하는 노동관

고대 그리스 철학은 정신활동만 중요하고 육체노동을 천대시 했다.

동양에서도 육체노동을 천시했다. 사농공상의 차별.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테니스 치는 모습을 보고서 그런 일은 종들에게 시키라고 한 고종 황제.

(2)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지 않으시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전부를 귀하게 여기신다. 하나님이 정신노동(말)과 육체노동(정원 일구기, 흙으로 사람 만드심, 코에 생기 불어넣으심)으로 직접 일하심으로써 이 세상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로 하든, 손으로 하든 모든 일은 다 고귀한 일이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인이다.

2. 모든 일이 고귀한 이유

(1) 하나님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둘 다 하셨다.

(a)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 

하나님의 형상은 고대 중근동의 개념이다. 왕이 하나님의 형상/이미지로서 신을 대신한다는 고대 중근동의 개념이다. 왕에게만 사용하던 개념을 하나님은 모든 인간에게 사용하셨다. 

하나님의 형상은 왕의 대리인/청지기(신약) 개념이다. 

인간이 일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이다. 대리인/청지기 역할을 하라고 지음 받았다는 말이다.

(b) 어떤 역할인가? 

하나님이 창조 과정에서 하셨던 것처럼 (i) 혼돈스러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ii) 하나님이 주신 창의성과 예술성을 통해서 문명을 세우고 (iii) 하나님이 지으신 만물을 잘 보살피고 돌보는 일을 하도록 하셨다. 이런 일에는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 모두 포함된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일이 고귀하다.

(c) "하나님이 세상에 오신다면 어떤 모습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철학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대 로마인들은 법을 수호하고 정복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장군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히브리 땅에 임하신 하나님은 어떠셨는가? 목수로 오셨다!" (인용문을 약간 수정)

하나님은 당연히 정신노동으로 간주되는 권세와 지혜의 왕이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육체 노동도 하셨다. 창세기에서는 정원사였고, 복음서에서는 목수였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모든 일이 고귀하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모든 일이 다 고귀하다.

(2) 하나님은 정신과 물질 둘 다 귀하게 여기신다.

(a) 영혼/정신은 귀하고 육체/물질은 천하나? 그리스 철학의 이원론이다.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영혼을 가장 귀하게 여기시고 영혼을 구원하기를 원하신다. 정신세계의 고귀함을 귀하게 여기신다. 정신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혼/정신세계 뿐 아니라 물질세계에도 대해서 굉장한 관심을 갖고 계신다.

(b)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썩어 없어질 세상인가? 불심판으로 다 타버리고 없어질 세상인가?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살게 되나? 죽은 후 육신을 땅에 묻고 영혼만 천국에 간다? 그런데 육신을 묻은 땅이 타버리고 없어진다면 영원히 영혼으로만 존재하나?

아니다! 예수님은 부활의 몸을 입으시고 그것이 부활의 첫(!) 열매라고 하였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 모두도 부활하고(죽었다 다시 살아나고), 부활의 몸/육신을 얻을 것이라는 말이다. 부활한 우리는 어디에서 살게 되나? ‘새 하늘과 새 땅’!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물질세계)을 회복시키실 것이다. 불태워 없애시지 않고 회복시키신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물질과 영혼이 영원토록 통합된 상태로 사는 세계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모든 일이 고귀하다.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모든 일이 다 고귀하다.

3. 현실적인 이야기

세상에 하찮은 일이 없고 모든 일이 고귀하다는 성경의 노동관을 현실에 비추어서 몇 가지 이야기 해 보자.

(1) 직업의 귀천이 없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고, 모든 일이 귀하니까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 말인가?

(a) 일과 직업의 차이(work and job)

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돈을 버는 일, 돈을 쓰는 일(복지기관, 자선사업/필란트로피, 집안 일 등), 돈과 상관없는 일(자원봉사), 돈벌이를 준비하는 일(학생) 등. 직업은 그 중에서 경제적 대가를 받고 하는 돈 버는 일이다. (<일과 영성> 설교 시리즈를 들으면서 일을 직업으로만 생각하면 곤란)

(b) 직업에는 귀천은 아니라도 선호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귀천: 타고 나는 것, 바꿀 수 없는 것. 신분제 느낌)

직업의 귀천/선호도의 기준은 대개 금전적 보수, 사회적 인정, 권력의 크기 등이다.

-금전적 보수: 돈을 많이 받거나, 안정적으로 오래 지속 가능한 직업인가? 예) 의대 선호 현상

-사회적 지위/인정: 사회적 지위가 놓은 직업이라고 인정받나 

예) 대한민국은 국회의원(독립적인 헌법기관), 미국과 독일은 소방관!

-권력의 크기: 다른 사람을 부리는 일인가? 남의 밑에서 하는 일인가? 또 재량권이나 결정권 범위와 크기가 다르다. 

예)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 자리가 1만 8천개! 사업주와 회사원의 시간 사용 차이

기준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직업은 분명히 선호도/귀천이 존재한다. 그래서 자기가 만족하는 직업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예) 박명수: 지금 공부 안 하면,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한다.

(c) 하지만 일에는 귀천이 없다.

위에 열거한 기준말고 존재가치라는 기준으로는 일에 귀천이 없다. 정신노동은 고귀하고 육체노동은 천한가? 판사라는 직업은 고귀하고 청소부라는 직업은 천한가? 아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다 고귀하다. 

더울 때 더운 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 데서 일하든지 간에, 돈을 많이 받든지 덜 받든지 간에, 사람들이 부러워하든지 안 됐다고 하든지 간에,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하나님이 맡겨주시고 내가 선택한 일이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의 대리인/청지기 역할로 하는 일이다.

(2) 집안 살림/가사노동

(a) 살림은 ‘살리다’의 명사형으로 생명을 살리고 집안을 살리는 일이다.

살림은 사람이 살아가는 필요한 모든 행위를 말한다.

실제로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고귀한 일인데 너무나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여러 기준 중에서 경제적 보상(돈)이라는 가치를 너무나 크게 보기 때문이다. ‘돈을 버느냐 아니냐, 얼마나 버느냐’라는 기준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b) 육아: 너무나도 위대한 일이다. 생명을 걸고 생명을 낳고 키우는 고귀한 일이다. 

(c) 요리: 집에서 하는 식사를 위해서는 메뉴 선정, 장보기(고르기, 나르기, 저장하기), 요리, 설거지, 남은 음식보관, 음식물 쓰레기 처리, 각종 요리기구와 식기 관리 등 엄청나게 일이 많다.

지난 주에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기 위해서 산다’고 했는데, 일하기 위해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그래야 인간답게 존재한다. 매일 가정의 식사를 책임지는 일은 너무나도 위대하고 고귀한 일이다.

(d) 청소와 빨래

세탁기와 건조기, 로봇 청소기 등 아무리 기계가 발달해도, 각종 기구와 세제로 아무리 편리해졌다고 해도 결국 사람 손이 가야 한다. 집안이 지저분 하면 기분만이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e) 티가 나지 않는 일

전업주부는 하루종일 일을 하는데도 티가 나지 않는다.

열역학 제2의 법칙(엔트로피[무질서]의 증가)을 몸소 체험한다. 1시간 청소해도 어지럽히는데는 1분도 걸리지 않는다.

‘하루종일 집에서 뭐했어?’ 기분 나쁘다. 자존심 상한다.

나도 부모가 애지중지 키운 자녀였고, 교육도 받을만큼 다 받았는데. 여자라는 이유로 출산과 육아를 계기로 집안에 들어 앉았다. 발전도 없는 것 같고, 그러니까 무시당하는 것 같고...

경단녀, 독박 육아, 가사 분담이 안 되면 저출산을 벗어나기 힘들다.

‘바깥 양반, (집)안 사람[아내]’은 옛날 말이다. 집안 일을 돕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부부

(3) 모든 일을 주께 하듯이

골 3:23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이 하지 말고, 주님께 하듯이 진심으로 하십시오.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일을 하나님께 하듯이 하라고 하신다. 

‘일의 영역’과 ‘일하는 자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의 영역: 일상적인 영역(가정/일터/사회생활)과 종교적인 영역(개인신앙, 교회, 선교, 구제 등)

-일하는 자세: 육적/세속적 자세(내 능력으로, 나를 위하여)와 영적/신앙적 자세(하나님을 의지,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 앞에서)

* 육적/세속적 자세: 금전적 보상, 인정/칭찬, 경쟁, 내 마음이 내킬 때 등

잘못하면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육적/세속적 자세로 일하고, 종교적인 영역에서는 영적/신앙적인 자세로 일하기 쉽다. 이것은 이원론적 사고이다. 

더 나쁘게는 종교적인 영역에서 육적/세속적 자세로 일할 수(위선, 이용)도 있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영역에서 영적/신앙적인 자세로 일하는 것이다.

편의상 영역을 나눌 뿐이지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을 위하여 일해야 한다.

이것도 거창한 구호로서가 아니라, 정직, 겸손, 최선, 화평, 도와줌, 섬김 등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의 자세로 대하고 일하도록 하자.

결론

세상에 하찮은 일은 하나도 없고, 모든 일이 고귀하다.

왜냐?

하나님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둘 다 하셨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우리가 하나님의 대리인으로 하는 모든 일은 귀하다.

하나님은 정신과 물질 둘 다 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이다.

물질세계인 이 세상을 없애시지 않고 ‘새 하늘과 새 땅’으로 회복시키신다.

직업은 여러 일 중에서 돈을 버는 일을 말한다.

직업에는 선호도가 분명히 있다. 내가 선호하는 직업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일에 귀천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일에는 귀천이 없다. 모든 일이 다 귀하다.

집안 살림은 고귀한 일이다.

아무리 애써도 티가 나지 않고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살림은 생명과 집안을 살리는 일이다. 고귀한 일이다.

모든 일을 주께 하듯이 하자.

일상적 영역이든 종교적 영역이든지 간에, 육적/세속적 자세가 아니라 영적/신앙적 자세로 일하자.

도전

혹시 일에 대한 편견이 있었나? 일/직업에 관한 우월감? 비관?

혹시 일의 영역과 자세가 잘못되어 있었나? 모든 영역에서 영적/신앙적 자세로 하자!

2024/9/8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