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만들어 나가는 미래와 다가오는 미래

살전 5:14-24

1. 교회력과 대림절

교회력은 예수님의 탄생과 사역,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과 재림을 통해서 완성될 구원의 역사를 매년 재현하는 것이다. 

교회력은 대림절부터 시작된다. 대림절은 주후 4세기 경부터 성탄절 4주 전부터 성탄절을 준비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7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예수님의 초림(성탄)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의미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부터 대림절은 성탄절을 준비함과 함께 이 세상 끝 날에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기간으로 지키게 되었다.

2. 대림절은 기다림의 절기

대림절은 주의 오심(임할 림/임)을 기다리는(기다릴 대) 절기이다. 기다림의 절기이다.

기다림은 모두 미래에 관한 일이다.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나?

월급날? 빚을 다 갚는 날! 2025년 하반기에 1차 상환을 마치는 날!

군 전역일, 시험/입사지원 결과. 병원 검사 결과. 결혼식, 출산일, 은퇴(누구는 기대, 누구는 반대)

우리는 각자의 삶의 처지에 따라서 어떤 결과, 어떤 날을 기다린다. 

대림절은 기다림의 절기이다. 아까 찬양한 것처럼 다시 오실, 미래에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다.

3. 미래의 두 가지 개념

미래가 어떻게 될 것으로 어떻게 생각하나? 당장 2025년을 어떻게 전망하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가뜩이나 힘든 국내 경제가 더 힘들어 질 거라고 한다. 국제정세가 새롭게 개편되는 중이라고도 한다. 새롭게 개편되는 질서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AI, 로봇, 자율주행 등 눈부시게 발전하는 첨단기술로 인해서 미래는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 될 것 같다.

미래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독일 신학자 몰트만은 라틴어 푸투룸와 어드벤투스로 설명했다. (칼럼에도 인용)

(1) 푸투룸(Futurum, future의 어원) 

(a) 우리가 애쓰고 노력해서 만들어 나가는 미래, What will be,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연대기적 미래

(b) “푸투룸의 미래는 과거와 현재로부터 발전하는데, 과거와 현재는 그 자체로 미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미래를 임신’하고 있다.”(희망의 신학, 몰트만)

미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이라는 의미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해도 과거에 있었던 제품들을 융합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예) 아이폰

(c) 미래는 우리의 구체적인 계획, 예측, 노력에 의해서 바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런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금방 과거가 되어 버리고 구식이 되어 버린다. 원하는 미래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만족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미래는 지속적인 희망을 줄 수 없다.

키워드: 우리가 만들어 나감, 과거/현재의 연장선, 만족을 주지 못함

(2) 어드벤투스(Adventus, Advent/대림절의 어원) 

(a) 하나님이 가지고 오시는 미래, What is coming, 위에서 아래로 혹은 종말에서 현재로 도래하는 카이로스적 미래(도래하다: 어떤 시기나 기회가 닥쳐오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영역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즉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b) 어드벤투스는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와는 질적으로 다르고, 우리가 기대하거나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놀라우신 하나님이 우리의 세계에 개입/침투해 오시기 때문이다. 

예) 전혀 상상하지 못한 성육신 하신 하나님!

(c) 소망의 근거가 된다.

경험에 근거한 낙관주의(혹은 비관주의)와 달리 소망은 우리의 처지와 상황과 전혀 상관없이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다. 

어떤 때는 과거에 내가 경험한 하나님, 어떤 때는 남이 경험한 하나님. 그러나 어떤 때는 아직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하나님. 그러나 분명히 약속하심! 그 약속이 어느 날 카이로스적으로 임한다.

키워드: 하나님이 가지고 오심, 과거/현재와 질적으로 다름, 소망의 근거가 됨

(3) 대림절은 푸투룸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어드벤투스를 기대하는 절기다.

대림절은 우리가 애쓰고 노력하는 푸투룸의 미래를 완성시켜 주실 주님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전혀 새로운 어드벤투스의 미래를 가지고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노력해서 만들어 나가는 푸투룸의 미래를 소홀히 하거나 관심 끄자는 말이 아니다. 그런 현실도피식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진정으로 인생을 결정하고 우리의 운명이 되는 것은 푸투룸의 미래가 아니라, 예수님이 다시 오심으로서 가지고 오는 어드벤투스의 미래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단지 더 좋은, 더 편한, 더 안락한 푸투룸의 미래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차원, 아니 차원 이상의 차원으로 향하며 그것을 기대하자는 것이다. 

4. 100세에 아들을 얻은 아브라함

추상적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런 사실은 한계에 부딪힐 때 우리에게 소망을 주는 말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하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 때에 좌절/낙망하지 말자. 푸투룸의 미래는 막혀 있어서 답답하지만, 우리에게는 어드벤투스의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소망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예) 아들을 얻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

100세까지 열심히 운동하고 보약 먹고 아들을 얻은 게 아니었다.

아브라함은 (생식 면에서) ‘죽었다.’

롬 4:16-18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이것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세웠다" 함과 같습니다. 이 약속은, 그가 믿은 하나님, 다시 말하면, 죽은 사람들을 살리시며 없는 것들을 불러내어 있는 것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보장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사라진 때에도 바라면서 믿었으므로 "너의 자손이 이와 같이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대로, 많은 민족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아무런 소망이 없었다. 자신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미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망을 놓지 않았다.

그에게는 푸투룸의 미래만이 아니라 어드벤투스의 미래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가지고 오시는 미래. 100세의 죽은 자에게 아들을 주시는 놀라운 미래를 믿었다.

그런 믿음 덕분에 약속받은 아들을 얻었고, 그는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가끔 이런 어드벤투스를 맛보기로 경험하곤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기적을 체험하기도 한다. 

5. 우리의 기다림

첫 질문으로 돌아간다.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나? (여러 가지 대답)

하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미래는 그것만이 아니다.

그런 미래는 불완전한 미래다. 언젠가는 또 다시 과거가 되어버릴 미래다.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는 우리의 사정, 상황, 여건과 전혀 상관없이 오는 미래다.

주님의 다시 오심으로, 시간 개념이 바뀌고(과거/현재/미래->영원), 모든 것이 질적으로 변하는 미래를 기다린다.

더 이상 죄가 없는 세상. 그래서 유혹과 싸우느라 괴로워하지도 않고, 회개의 아픔도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세상. 그래서 더 이상 인간관계로 인한 아픔이나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없는 세상.

‘너는 하나님을 알아라’라고 말할 필요가 없는 세상(렘 31장). 모두가 친밀하게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세상.

우리는 그런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가지고 오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린다.

6. 기다리다 보니 인생이 바뀌었다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건가? 아니다!

(1) 3일, 3달, 3년

독일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다. 루드비히라는 공작이 살고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두려워하는 포악한 귀족이었다.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우연히 숲속에서 한 작은 예배당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오랜만에 기도를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예배당 벽에 무슨 글씨가 보였다. 순식간에 보였다가 사라졌기 때문에 앞부분만 기억이 났다. 3일인지, 3달인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3( ) 안에, In three ( )”로 시작하는 문장을 보았던 것이다.

그동안 죄를 많이 지었던 공작은 자기가 3일 안에 하나님 앞에 서게 되리라는 문장으로 여겼다. 그는 집에 가서 3일 동안 가족과 부하들에게 전과는 다르게 아주 잘해 주었다. 3일째 되는 밤에 그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기 위하여 높은 탑 위로 올라갔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루드비히 공작은 그것이 3일이 아니라 석 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남은 석 달 동안을 최선을 다하여 가족과 부하들과 백성들에게 잘해주었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났지만 그는 역시 죽지 않았다. 루드비히 공작은 이제는 분명히 3년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3년 동안 열심히 모든 사람에게 착하게 대했다. 3년 후 그는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기 위하여 높은 탑 위로 올라갔다. 

그 때 갑자기 나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황제의 사절단이 온 것이었다. 루드비히 공작을 독일의 황제로 모시겠다는 사절단이었다. 공작은 3일, 3개월, 3년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착하게 살았더니, 그 소문이 독일 모든 백성에게 퍼져서 그는 3년 만에 독일의 황제가 되었던 것이다. 1314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추대된 루드비히. 

(2) 살전 5:23-24 평화의 하나님께서 친히, 여러분을 완전히 거룩하게 해 주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 여러분의 영과 혼과 몸을 흠이 없이 완전하게 지켜 주시기를 빕니다. 여러분을 부르시는 분은 신실하시니, 이 일을 또한 이루실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우리의 영과 혼과 몸이 흠이 없이 완전하게 될 것이다. 본문은 그 날을 기다리면서 어떻게 살아아야 하는 지에 관한 권면이다.

14-15절 무질서하게 사는 사람을 훈계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십시오. 아무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도리어 서로에게, 모든 사람에게, 항상 좋은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16-18절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19-22절 성령을 소멸하지 마십시오. 예언을 멸시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을 분간하고, 좋은 것을 굳게 잡으십시오. 갖가지 모양의 악을 멀리 하십시오.

기다리면서 이렇게 살다보면 인생이 바뀐다. 

결론

(1) 우리는 푸투룸의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온 마음과 힘을 다해서 애써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며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불완전하고 한계가 있다. 

우리는 또 다른 미래를 기대한다. 어드벤투스의 미래다.

주님이 가지고 오실 미래다. 완전히 다른 세상,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기대한다.

푸투룸의 미래만 추구하다가 어드벤투스의 미래를 망각하지 말자.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2) 주님이 다시 오시는 어드벤투스의 미래를 기다리면서 충실하게 살아가자.

본문이 말하는 권면을 실천하면서 살아가자.

우리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

2024/12/1 대림절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