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어 달 동안 몇 가지로 교회 사용에 골치를 앓았습니다. 먼저 초파리 문제였습니다.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 초파리는 예배 드리는 우리의 얼굴에도 달려들고 식사교제 때의 음식에도 몰려들었습니다. 카페 운영에도 막대한 불편을 겪었습니다. 커피를 내릴 때마다 몰려 들어서 준비한 초파리 트랩으로 감당이 되지 않았고 전기 모기채로 하루에 200마리 정도를 잡을 정도였습니다. 교회 내에서는 아예 음식물을 먹을 엄두도 나지 않았고, 아직도 쓰레기는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그 때 그 때 밖으로 반출하고 있습니다. 몇 차례에 걸친 방역업체의 도움으로 겨우 한 달 만에 초파리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에어컨 문제가 터졌습니다. 우리 교회의 에어컨은 크게 2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카페, 로비, 조이랜드, 조이코너, 주방을 커버하는 구역의 에어컨에서 문제가 생긴 겁니다. 보통은 차단기를 내렸다가 다시 올리면 작동이 되었는데 소용이 없는 것을 보니 실외기에서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어 보였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하니까 기사가 가장 빨리 올 수 있는 날이 8월 26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접수일이 8월 3일인데 말입니다!  여기는 교회와 영업장소라고 통사정을 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기사 한 분이 천사처럼 등장했습니다. 짬을 내서 방문해서 점검해 보니 회로판의 문제인 것 같다며 곧 수리가 될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러나 쉽게 수리가 되지 않아서 결국 한 구역은 에어컨 없이 주일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부터 애타게 기사님의 방문을 기다렸지만 마침 쏟아진 폭우로 인해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망연자실 했습니다. 토요일에 제이 드리머 여름성경학교도 있고, 하늘꿈학교 후원연주회도 있는데... 감사하게도 비가 갠 목요일 늦은 오후 드디어 10일 만에 에어컨이 수리되었습니다. 

이제 초파리가 없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교회에 앉아서 이 글을 쓰다 보니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고장 나고 문제가 생기다 보니 그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이었고 행복이었는지 새삼, 정말 새삼스레 느낀 것입니다.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요 은혜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현재 나에게 주어진 관계도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요 축복임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관계는 단지 잊지 않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니, 소중히 여기고 잘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마치 ‘있을 때 잘 해~’라는 노래 가사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