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아침 아버님과 함께 짧게 가정예배를 드립니다. 간단한 성경 말씀을 읽은 후 ‘기도필사’라는 책자에 수록된 기도문을 하나씩 읽어드립니다. 매일 읽어드리는 기도문을 통해서 저도 감동을 받고 인사이트를 얻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영국의 여류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1830-94)의 기도문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어’를 소개합니다.

크리스티나 로제티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녀의 시를 가지고 모짜르트가 만든 자장가 ‘잘 자라 우리 아가, 앞 뜰과 뒷 동산에’는 다들 아실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나 죽거든’이 그녀의 대표작입니다. 신앙심이 강한 시인은 종교 문제로 3번이나 결혼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주님, 우리의 눈을 열어 주시어

씨앗에서 나무를,

알에서 새를,

고치에서 나비를 보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우리가 보는 법을 배워서

모든 피조물 너머에 계신 당신을 뵙고

당신의 말씀에 귀 기울여

“나다, 두려워 마라!”는

온화한 음성을 듣게 하소서.

영이신 하나님을 어떻게 보고 들을 수 있을까요? 시인은 하나님을 보는 법을 소개합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작은 씨앗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커다란 나무로 자라는 것을 보는 겁니다. 보잘것 없는 알과 고치에서 전혀 다른 모양의 아름다운 새와 나비가 되는 신비한 장면을 관찰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보고 듣는 것이 실체도 아니고 전부도 아님을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그럴 때 자연만물을 지으시고 운행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내게 닥쳐오는 두려운 상황이 실체도 아니고 전부도 아님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