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단비목장의 오세준 입니다. 먼저 저의 삶 가운데 침례를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는 하나님께서 제 삶 속에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나누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침례를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 입니다. 다른 말로는 예수님을 비교적 쉽게 영접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는 것이고, 또 다른 말로는 어릴 적 저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반강제적으로 매주 일요일 교회에 참석 당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영락교회와 삼일교회를 거쳐 지금은 나의 따뜻한 사랑하는교회에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지금은 매주 일요일 저의 시간을 주님께 내어드리며 예배드릴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믿게 되기까지 크게 3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자랐다고 해서 저의 성장과정이 거룩하고 깨끗하고 완전한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집안에서는 부모님의 갈등이 심했고 그 사이에 끼어있던 저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결국 첫 번째 사건은 부모님의 이혼이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여행을 다녀온 저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어두운 냄새를 맡았습니다. 비어있는 가구들과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은 수상함을 느끼고 집안으로 들어가 보니 애써 침착한 표정을 하고 있는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따로 나가서 살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황함을 숨기지 못한 채 어머니를 따라간 이후 지금까지 어머니와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아버지와의 관계는 현재까지도 매우 좋습니다. 

두 번째 사건은 집안 사정이 아주 안 좋았을 때였습니다. 중학생 시절 집안이 폭삭 망해서 제가 하고 싶어 하던 요리를 할 수 없이 접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매일 십자가와 성경을 붙들고 간절히 기도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세 번째 사건은 친구 관계였습니다. 중학교 3학년때 쯤 공부를 시작해서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모든 진도를 따라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에는 집안의 형편도 점차 좋아졌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1학년 중간고사에 전교 20등이라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일평생 공부란 해보지 않은 저에겐 너무나 만족스러운 결과였습니다. 학교 총학생회에 지원해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선도부가 되기도 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생기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사소한 일로 그 친구들과 싸우게 되면서 사이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무렵에 동네에서 유명한 일진 친구가 강제 전학을 와서 모두가 눈치를 보던 분위기였는데, 불행히도 그 친구가 저에게 접근해 왔습니다. 점차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에게서 따뜻함을 느낄 수 없게 되고, 아무 것도 한 게 없는데  그들 모두에게 버려진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 어울릴 사람이 필요했는지 일진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3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이혼 가정의 자녀들이어서 뭔가 모를 유대감을 느꼈습니다. 그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오토바이 배달을 하게 되고, 점차 타락의 길을 걸어가면서 더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피폐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과 본질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함께 어울리면서도, 속으로 괴로웠고 하루 빨리 그들과의 관계를 끊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느 날 배달을 하다가 오토바이 사고가 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악행들을 막고 그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어주기 위해서 오토바이 사고를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입원 기간에 자연스럽게 그 친구들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질이 좋지 않은 다른 친구들과도 싸움이 붙어서 점차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끔찍했던 시간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사건들이 끝나고 지금까지 저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집안 형편의 문제, 친구들과의 복잡한 관계, 이 모든 일들에는 뭔가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고3을 맞이하고 본격적으로 입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실용음악과로 방향을 잡고 레슨을 받게 되었는데 마침 신앙이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이 자신이 다니는 오륜교회의 청년 다니엘 기도회를 소개해 주셔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이 제가 하나님을 만나게 된 날이었습니다. 

그 날 설교의 제목은 “흥왕하게 하는 사람이 되라”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흥왕하게 하는 사람’은 예루살렘의 성벽을 재건하러 온 느헤미야입니다. 모든 악의 방해를 뿌리치고 하나님의 뜻을 펼칠 사람이었습니다. 설교 내용은 느헤미야처럼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꿈꾸고 기도로 비전을 승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악의 방해에 굴복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 마치 하나님이 저에게 하시는 말씀처럼 들렸습니다. 그동안 제가 겪은 고난과 역경의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를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과 방식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부끄러움, 수치, 불행으로 여겼던 과거가 이제는 당당함과 확실한 신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악에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통성 기도시간에 저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의 사건이 저를 위한 것임이 너무나 분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확신 후에 밀려오는 감사와 은혜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이었습니다. 

그 일 이후로 조그마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제이 드리머에서 찬양으로 섬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좋으신 하나님을 나만 알 게 아니라, 우리 제이 드리머 친구들에게도 알리며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고3이었지만, 매주 묵상하면서 찬양을 선정하고 주일 아침마다 찬양을 리드하면서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고 감사했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의 반응이었습니다. 저는 재즈 피아노를 전공으로 삼아 실용음악과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했었습니다. 매일매일 피아노 연습을 하고, 매주 2시간씩 3번 레슨을 받으며 정말 열심히 입시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실기고사 바로 전날, 연습실에서 마지막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넘어져서 무릎이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는 슬개골 탈구, 슬개대퇴인대 완전파열, 후방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이었습니다. 당연히 다음 날 실기고사는 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당일은 응급실에서 간단한 처치를 받고 집에 돌아왔지만 다음날은 너무나도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심박수가 떨어지고 기절할 것만 같아서 구급차까지 불렀었습니다. 당시에는 당황스럽기만해서 어떤 심정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 정신을 차렸을 때, 저는 이상하게도 감사와 기대로 가득찬 상태였습니다. 손가락을 다친게 아닌 것에 감사, 또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세우실까, 얼마나 좋은 것으로 채워주실까에 대한 기대로 말입니다. 이런 생각들로 수술을 기다리며 입원해 있던 중, 문득 집안이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 기도와 말씀만 붙들던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 기도를 신실하게 응답하신 하나님이 떠올랐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믿음의 산 증인이 되셨습니다. 그리곤 저는 찬양하기 시작했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믿음으로 버티고 나의 힘이 되시는 여호와 한 분만을 바라보고 기도한다면 이겨내지 못할 역경과 고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2차 실기고사를 준비했습니다. 실기고사 당일날 대기실에서 대기하는데 저의 번호가 1번이었습니다. 놀랍고 떨림도 잠시 ‘아, 나 이 학교 붙었다’라는 느낌이 바로 왔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합격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저를 이 학교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후에 저는 제이드리머를 졸업하고 현재 단비목장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중이고, 박덕주 목사님과 생명의 삶 공부를 하면서 십일조에 관한 성경적 원리, 찬양, 감사, 회개, 간구, 중보라는 기도의 5가지 요소 등을 배우면서 성경에 대해서 새롭고 정확하고 배웠습니다. 

저는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인 만큼 앞으로 교회 안에서 찬양으로 더욱더 섬기길 원합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모든 사건 이후로 저는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삶 속에서 놀라운 일들을 행하시며, 저를 점점 더 변화시키고 계십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하였고, 그 결심의 표시로 오늘 이 자리에서 침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