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7. 현재는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시간

엡 5:16-17, 시 118:24, 히 3:7-8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과 시간을 연결해서 생각해 보는 중이다.

우리는 과거나 미래를 살 수 없다. 과거는 지나간 시간이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다. 우리는 현재를 살 수 있을 뿐이다. 

우리가 현재 주어진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간다면, 하나님은 현재를 사용해서 바꿀 수 없는 과거를 구속하시며,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미래를 해피 엔딩으로 열어주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다 보면, 마침내 삶 전체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가득하게 경험하는 삶이 될 것이다.

이렇게 현재를 잘 살아가는 것을 성경에서는 ‘세월을 아끼라’고 한다.

1. 세월을 아끼고 시간을 구속해야 한다

(1) 세월을 아끼라 

엡 5:16은 묘한 표현이다. 세월을 아끼라?

아끼라고 하니까 물/전기를 아끼듯이 낭비하지 말라는 말인가? 세월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살라?

‘아끼다’는 구원/구속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시간을 구속하라는 말이 된다.

구속은 뭔가 대가를 지불하고 다시 산다, 뭔가 망가지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다는 뜻이 아닌가! 즉 시간의 개념이 망가지고 시간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것을 되찾고 회복하라는 말이다. 어떻게?

(2) 크로노스가 아니라 카이로스적 시간

그리스어에는 시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 가지 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a) 크로노스: 시계, 달력, 스케줄, 월급날과 상관 관계가 있는 시간이다. 크로노스는 효율성, 생산성, 시간 엄수에 관한 단어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이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다.

(b) 카이로스: 중요한 사건, 질적인 시간, 경이로운 순간과 관계가 있는 시간이다. 신앙적으로는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이다. 각자에게 다르게 여겨지고, 다르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예) 주일예배를 대하는 자세

주일이니까, 맡은 일이 있으니까 의무감에서 예배에 참석한다? 일요일 몇 시간(오가는 시간, 예배시간, 교제시간)을 크로노스적으로 보낸다.

그러나 카이로스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배시간에 진심을 다해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정성으로 헌금 드리고, 진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

시 118편 오늘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만나기로 구별된 카이로스적인 날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오늘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히 3장 오늘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들리고 이에 대한 진지한 반응을 하는 카이로스적 시간이다.

물론 신앙적인 시간만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의미있는 시간, 질적인 시간, 경이로운 시간을 가졌다면 카이로스적 시간을 보낸 것이다.

(3) 하나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유일한 시간인 ‘오늘, 현재’을 이렇게 카이로스적으로 보내기를 바라신다. 크로노스적으로 흘러가는 세월에 따라서 그저 나이 먹고 점점 늙어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에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인해서 내가 점점 더 성숙해 가고 사랑과 섬김의 사람이 되어가는 삶을 살기 원하신다. 그것이 세월을 아끼고 시간을 구속하는 것이다.

세월을 아끼고 시간을 구속하는 좀더 구체적인 방식을 2가지 말씀드린다.

2. 오늘의 일상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주신 날

(1) 현재의 삶은 주로 지루한 일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상(日常 날 일, 항상 상).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나날이다. 그래서 지루하고 의미없어 보이고 벗어나고만 싶어진다. 때로는 특별 이벤트가 있고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래서 지루한 현재의 일상이 의미없게 느껴지고, 기껏해야 현재는 찬란한/안정된 미래를 위한 디딤돌 정도로만 여긴다.

하지만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오늘의 일상은 너무나도 중요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다. 무한 반복되는 지겨운 나날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이 주신 귀중한 시간이다. 

(2) 영화 그라운드호그 데이(우리말 제목: 사랑의 블랙홀) 1993년 작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미국/캐나다 2월 2일에 그라운드호그(땅두더지)를 가지고 겨울이 얼마나 남았는지 점쳐보는 행사. 성촉절이라고도 함. 우리나라의 경칩(개구리)과 비슷

매사 불만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기상 캐스터 남자 주인공 필(빌 머레이 분)은 그라운드호그 데이 취재를 위해서 펜실베니아 펑추니아라는 시골 마을로 간다. 평소처럼 성의없이 방송을 한 후 돌아오려는데 폭설로 길이 막혀서 펑추니아 마을로 되돌아 오게 된다. 다음 날 아침 6시 라디오 알람소리에 눈을 뜬 필은 라디오의 노래와 멘트가 어제와 똑같고 그 후 일어나는 일이 모두 어제와 똑같다는 것에 놀란다. 이런 상황은 계속 이어진다. 2월 2일 그라운드호그 데이가 매일 반복된다.

일종의 타임 루프에 갇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지루한 마을에서 지루한 사람들과 지루한 하루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지 좌절한다. 하지만 이내 현실에 적응한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건 오늘의 자신은 지워지고 아침 6시면 새로운 오늘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악용하기로 한다.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고, 하룻밤 상대로 여자를 유혹하고, 돈을 훔치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것도 곧 지루해지자 같이 간 방송국 PD 리타(앤디 맥도웰 분)를 유혹하기로 한다. 하루가 반복되기에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루하루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그녀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 결정적인 순간에 산통이 깨지고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한다.

매일이 반복되고 실망스러운 마음에 절망한다. 그래서 여러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트럭을 타고 절벽에 뛰어내리고, 달려오는 차에 몸을 던지고, 높은 교회탑에서 뛰어내리고... 하지만 소용이 없다. 아침 6시면 같은 방에서 같은 라디오 음악 소리를 들으며 눈을 뜬다.

그러다가 이제 필은 반복되는 삶 속에서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다. 늘 배우고 싶어하던 피아노를 배우고, 아이스 카빙(얼음 조각)을 하고, 노숙자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또한 마을을 돌아다니며 예견된(이미 다 보았던) 사고를 막아준다. 나무에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내고, 음식이 목에 걸린 남자를 하임리히법으로 살려주기도 하면서, 어느 덧 값지고 의미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었다. 그라운드호그 데이 파티에서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리타도 필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진실한 사랑에 성공하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떠 보니 2월 2일이 아니라 2월 3일!

(3) 영화는 결국 남녀 주인공이 사랑의 블랙홀에 빠졌다라고 말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한다 - 무한 반복되는 오늘의 일상에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매일이 2월 2일 그라운드호그 데이였던 필처럼, 매일이 지루한 일상인 것 같지만, 그 날은 하나님이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허락하신 귀중한 시간이다. 일상을 살면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자기를 발전시키고 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선택을 계속 하다보면 너무나 멋있고 고귀한 인생이 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해 하거나 무의미하게 여기는 대신에 오늘 주어진 하루를 고귀하게 대하고 사용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며, 세월을 아끼고 시간을 구원하는 삶을 살게 된다.

3.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기

(1) 영화에서 필이 변하게 된 계기는 자신의 삶(반복되는 일상)을 받아들이고, 남을 도와주며 살기로 결심한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기 긍정, 타인 긍정’이다.

자기 긍정: 자기 자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이런 것을 주신 하나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타인 긍정: 다른 사람, 다른 사람의 사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2) 어떤 식으로 긍정하나?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 

작년 이맘에 ‘뿌리깊은 인생’이란 설교 시리즈에서 많이 이야기 했다. (김주환 교수 강의)

-나를 용서하고, 연민으로 대하고(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며, 내게 일어난 모든 것을 수용(No 저항/집착, Yes 선호)하고, 감사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존중한다. 

왜? 하나님이 나를 그렇게 대하시니까!

-나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그렇게 대한다. 용서, 연민, 사랑(잘 되기를), 수용, 감사, 존중한다.

왜? 하나님이 그 사람도 그렇게 대하시니까!

이럴 때 진정한 행복이 온다. 조건 없는 행복을 누린다.

오늘 찬양: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사는 삶, 가진 것이 적어도 감사하며 사는 삶, 내게 주신 작은 힘 나눠주며 사는 삶, 이것이 나의 삶에 행복이라오. (...) 이것이 행복, 행복이라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 행복이라오.’

조건 없는 행복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복은 내일로 미룰 필요가 없다. 아니, 내일로 미뤄서도 안 된다.

오늘을 살아야 하고, 오늘 행복을 누려야 한다.

(3) 미래의 행복이라는 가짜 행복

Delayed Gratificaiton (만족 지연, 보상 유예)

가장 기본적인 교육방법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은 참고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이 말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희생하라는 말도 될까?

아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오늘의 행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가짜 행복이다.

내일을 위해서 공부, 운동, 저금/투자도 할 필요 없고 그저 베짱이처럼 살자는 말이 아니다. 그런 것들을 하면서도 그것 자체에서, 그런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목표를 달성해도 행복해 질 수가 없다. 또 그 다음, 그 다음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공부, 시험, 입학, 취업, 승진, 임원, 그 후에는? 

이런 가짜 행복에 속아 넘어가지 말자.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오늘 행복을 찾고 누릴 줄 알아야 한다. 그 행복은 ‘자기 긍정, 타인 긍정’에서 오는 조건없는 행복이다.

(4) 도파민 중독이라는 가짜 행복

조건없는 행복을 모르니까 다른 데서 행복(기쁨과 만족)을 찾는다.

도파민은 뇌세포에 쾌락이나 즐거움 등의 신호를 전달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린다. 보통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게임을 하거나 쇼핑하는 등 흥분된 상황에서 분비된다. 하지만 이런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 ‘도파민 중독’으로 이어져 정신 건강에 치명적이다. 

도파민이 지나치면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과도하게 자극돼, 뇌의 충동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또다시 도파민을 찾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우리 뇌는 자극에 내성이 생겨 계속해서 더 강하고 새로운 자극을 갈구하게 된다. 특히 마약, 알코올, 스마트폰 등에 중독된 사람들은 과도한 도파민 분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유튜브, 틱톡 등의 영상을 보면서 일시적으로 도파민을 얻지만, 곧 내성이 생겨 또 다른 자극적인 영상으로 결핍을 채우려 한다.
도파민 중독에 걸리면 쾌락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만 자주 사용해 쓰지 않는 뇌 부위가 점점 퇴화할 수 있다. 뇌가 끊임없이 자극받아 강박증, 우울증,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상 헬스조선의 설명)

술, 게임, 쇼핑, 인정, 마약 등 중독의 매커니즘은 똑같다.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하게 되고 결국 불행하게 만든다.

진짜 행복을 모르니까 이런 가짜 행복에 속아 넘어간다.

행복은 나중에 누리고 지금은 그저 참고 고생하는 거다? 아니다! 행복은 현재, 지금 찾고 누려야 한다. 현재는 내가 살아가는 유일한 시간이다.

도파민이 주는 행복을 찾는다? 중독이 되고 결국 불행해 진다.

진짜 행복은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의 지루한 일상은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이 주신 귀중한 날이라고 여기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또 남을 도와주면서 살아가는 데에서 온다.

자기 긍정과 타인 긍정에서 온다.

자기와 다른 사람을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할 때 조건 없는 행복을 얻게 된다.

그런 행복을 절대로 오지 않을 지도 모르는 내일로 미루지 말자. 

자극적인 행복이 아니라 조건 없는 행복을 누리며 하루하루 살아가자.

이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다.

결론

세월을 아끼고 시간을 구속하며 살아가는가?

크로노스적으로 시간을 보내나? 카이로스적으로 의미있고,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을 보내나?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해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주신 귀중한 시간이라고 여기나?

가짜행복에 속지 않고, 조건없는 행복을 살아가고 있나?

2024/8/11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