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강해 13

왕인 동시에 거지

4:6-13(읽음: 8b-13)

교회 지도자는 관리인이다. 청지기, 총지배인, 자산 관리인. 소유권 없고, 맡은 책임

관리인(!)으로서 맡은 일에 신실/성실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쉽게 판단하면 안 된다. 하나님만이 공정하게 판단하신다.

교회 지도자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되는 내용

오늘은 교회 지도자는 ‘왕인 동시에 거지’다. 역시 지도자와 모두에게 해당!

거지 = 사형수/구경거리(9절), 이 세상의 쓰레기/만물의 찌꺼기(13절)

1. 사도와 고린도교인의 비교

(1) 비유/이미지

로마의 개선문: 군중의 환호소리와 향 내음으로 가득. 개선장군과 군사들이 위풍당당하게 들어옴, 전리품을 과시함, 맨 마지막에 꾀죄죄하고 겁에 질린 포로들이 사슬에 묶여서 따라옴. 보통 마지막 행사는 포로를 죽이거나, 노예로 파는 것

로마의 검투사: 콜로세움. 수용인원 최대 8만 명(상암 월드컵 경기장 6만6천). 목숨을 건 엔터테인먼트. 검투사는 군중의 구경거리

(2) 바울은 이런 이미지들을 사용해서 교회 지도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한다.

개선행렬에 끌려 들어와서 결국은 사형당하기로 되어 있는 포로

세계와 천사들과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된 검투사

얼마나 비참하고 낮은 사람들인가!!

(3) 이에 비해서 고린도교인들은 교만해져서 마음이 높아졌다.

8절 여러분은 벌써 배가 불렀습니다. 벌써 부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를 제쳐놓고 왕이나 된 듯이 행세하였습니다. (약간 빈정대는 투)

핵심은 10절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은 사람이 되었지만, 여러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지혜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 때문에’과 ‘그리스도 안’의 차이!

고린도교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왕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이다!!

그래서 지혜, 강함,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왕 노릇 한다.

반면에 사도는 그리스도 때문에 미련함, 약함, 천대를 받는다. 

그리스도 때문에 거지 취급을 받는다.

(4) 교만해 진 마음으로 교회의 지도자를 함부로 판단하고 그에 따라 분파/분열을 일으킨 고린도교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이다. 

2. 그리스도 안에서 왕 노릇

(1) 왕이 되고 싶나? 거지가 되고 싶나?

당연히 왕이 되고 싶다!! 지혜, 강함, 영광, 자유, 평안, 풍요를 누리고 싶다.

그리스도 안에서 이런 것이 약속으로 주어지고 또 어느 정도 누리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리스도 때문에 고난과 멸시도 받겠는가? 이것이 핵심이다.

빌 1:29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그리스도를 위한 특권, 즉 그리스도를 믿는 것뿐만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을 받는 특권도 주셨습니다.

(2) 우선, 그리스도 안에서 왕 노릇 하자!

예수님이 주시는 지혜, 강함(힘/능력), 영광(성공/열매)을 누리자. 

사실 고린도교인은 그것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러분이 진정 왕처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8절)라고 비꼰다.

그리스도 안에서 왕 노릇 하고 있나?

예수님이 주시는 지혜, 강함(힘/능력), 영광(성공/열매)을 누리고 있나?

아니라면, 정말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가?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포도나무와 가지

3. 그리스도 때문에 거지

(1) 하지만 교회 지도자는 그리스도 때문에 고난/멸시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이다.

기꺼이 사형수, 구경거리, 쓰레기, 찌꺼기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다.

즉 분명히 왕이지만 기꺼이 거지가 되기로 하는 사람이다.

(2) 오늘날 교회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르다?

교회 지도자가 왕? 목사가 왕? 뭔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지도자는 거지고, 교인이 왕이라면 그것도 잘못이다.

사실은 지도자/교인 모두가 ‘왕인 동시에 거지’

그런데 고린도교인은 자기들은 왕만 되려고 하는 게 문제다.

그래서 바울은 사도는 거지라고, 거지인 점을 부각시킨다.

사실은 모두가 왕인 동시에 거지

(3) 그리스도 때문에 거지가 될 의향/각오가 있나?

(a) 세상과 사람들의 구경거리(9절)

그리스도인은 공인이다.

예수 믿는다는 것 하나 때문에 참아야 하고, 손해 봐야 하고, 안 해야 하고, 못하는 게 많다. 

예) 술! 유흥의 종류! 소비의 정도!

다들 지켜본다. 잘 하나 안 하나. 넘어지기를 기다리다가 넘어지면 좋아한다.

콜로세움의 검투사 신세!!

그러나 그리스도 때문에, 즉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서 당하신 고난을 생각하면서, 함께 고난/멸시를 당하자고, 그런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고 하시기 때문에, 받아들인다.

지도자는 결코 높은 자리에서 남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다. 사생활 노출을 꺼리고 좋은 모습만 선택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니다. 일거수 일투족이 노출될 수 있다. 부담스럽지만, 그래서 조심하게 되고 또 변화가 생긴다.

(2) 이 세상의 쓰레기/만물의 찌꺼기(13절)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얻어맞고, 정처 없이 떠돌아다님, 고된 노동

그러면서 놀라운 말을 한다.

‘욕을 먹으면? 도리어 축복하여 주고,

박해를 받으면? (그냥) 참고,

비방을 받으면? 좋은 말로 응답한다!‘

이게 가능한가? 우리는 보통 어떻게 반응하나?

욕을 먹으면(=누가 우리를 저주하면)? 똑같이, 아니 2배로 되갚아 주면서 저주하고,

박해(=핍박/골탕)를 받으면? 그냥 들이받거나, 참을 수 없어서 도망치기

비방(=중상, 명예훼손)을 받으면? 따박따박 따지거나, 고소하거나, 억울해서 화병 걸리거나...

바울이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거지니까! 이 세상의 쓰레기, 만물의 찌꺼기니까!

거지 주제에 무슨 할 말이 있고, 뭐 대들게 있나?

더 정확히는 왕인 동시에 거지니까! 

그냥 거지이기만 하면 이렇게 당당하고 멋있게 반응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는 왕이면서 거지니까!

그리스도 안에서 왕이 되어서, 지혜/능력/성공을 이미 얻었고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그리스도 때문에 거지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 소리 안하고 참고 받아들인다.

그리스도께서 먼저 사형수, 세상의 구경거리, 쓰레기, 찌꺼기의 삶을 사셨기 때문에...

(3) 목회/사역하면서 억울한 일? 많다!

목사의 삶은 힘들다. 모든 교인이 보기 때문에.

미스터리 전략을 쓰면 쉽다. 설교하고 출구에서 악수만 하면...

그러나 가정교회 목사는 그렇게 못한다. 

목장 같이 하고, 설교도 삶을 공개하고, 목회자 칼럼으로 생각을 전하고...

하고 싶지만 못하는 게 많다. (실은 거의 없다)

목사의 아내/자녀도 힘들다. 괜히 남편/아빠가 목사라서...

목자의 삶도 어렵다.

목원들이 다 빤히 쳐다보고 있다.

사실 그게 그건데, 목자/목녀라고 구경거리가 되어 버린다.

그게 싫다고 하면? 목자가 아니다!

집사도 힘들다.

직분자가 되지 않았는가! 책임, 의무, 기대, 시선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이 일을 한다!

그리스도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감내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난다.

교회 지도자는 영광의 자리가 결코 아니다.

욕먹는 자리, 구경거리 대상, 쓰레기 취급받는 자리(목사 욕/원망!!)

그런 자리다. 

그러나

욕을 먹으면? 도리어 축복하여 주고,

박해를 받으면? (그냥) 참고,

비방을 받으면? 좋은 말로 응답한다!

누구처럼? 예수님처럼!!

예수님을 닮아가는 자리다.

우리 모두 왕이자 동시에 거지로 부르신 그 부르심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혹시 이런 게 힘들었던 분? 마음의 상처 받은 분? 

이런 면 때문에 헌신하기 주저했던 분?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 받는 특권!!

이런 지도자를 잘 따라 주시길 바란다.

11/29/2020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