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 강해 #4

서로를 위해주고 알아주는 사이

3장(3:7-13)

7   보아스는 실컷 먹고 마시고 나서, 흡족한 마음으로 낟가리 곁으로 가서 누웠다. 룻이 살그머니 다가가서, 보아스의 발치를 들치고 누웠다.
8   한밤중이 되었을 때에, 보아스는 으시시 떨면서 돌아눕다가, 웬 여인이 자기 발치께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9   "누구요?" 하고 물었다. 룻이 대답하였다. "어른의 종 룻입니다. 어른의 품에 이 종을 안아 주십시오. 어른이야말로 집안 어른으로서 저를 맡아야 할 분이십니다."
10   보아스가 룻에게 말하였다. "이봐요(딸아!), 룻, 그대는 주님께 복받을 여인이오. 가난하든 부유하든 젊은 남자를 따라감직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지금 그대가 보여 준 갸륵한 마음씨는, 이제까지 보여 준 것보다 더욱더 값진 것이오.
11   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시오, 룻. 그대가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소. 그대가 정숙한 여인이라는 것은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소.
12   내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소. 하지만 그대를 맡아야 할 사람으로, 나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한 사람 있소.
13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고, 날이 밝거든 봅시다. 그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겠다면, 좋소.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 때에는 내가 그대를 맡겠소. 이것은 내가, 살아 계신 주님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오. 아침까지 여기 누워 있으시오."

(개역개정)

3:9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3:10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나오미의 철저한 회개, 룻의 엄청난 신앙고백, 은혜의 통로가 되기로 한 보아스

하나님은 이런 각자의 역할을 사용하시어 한 집안이 다시 일으키셨다. 그러나 단지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어서 살 만해 진 것으로 끝났다면, 이렇게 전해질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다윗의 가문이 되었다. 이것이 하나님의 진짜 은혜다. 

하나님은 인간의 어떤 모습을 사용해서 이런 놀라운 일을 펼쳐 가시는지? 이것을 살펴보고 싶다. 

나오미와 룻이 서로를 위해주는 아름다운 모습이고, 보아스는 그런 마음을 알아본다. 

서로에게 헤세드/인애를 베풀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사용하셨다.

1. 룻을 위한 나오미의 인애

(1) 룻은 보아스의 호의대로 추수기 내내 보아스의 밭에서 이삭을 주었다.

얼마 동안? 보리 추수는 4월 중순, 밀 추수는 6월 중순에 시작. 약 2달 동안의 기간!

2달 동안 나오미/룻은 이삭줍기를 통해서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양식을 얻었을 것이다. (호의)

한편 보아스와 룻은 서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아스는 기업 무를 자/집안간 친족로서 충분한 호의를 베푸는 것 이상의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 룻도 언감생심

그러나 나오미는 룻의 장래를 위해서 룻의 재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오미의 인애/헤세드였다.

(참고: 인애/헤세드: 언약에 기초한 하나님의 사랑/자비/긍휼, 그런 언약 공동체 안에서 서로 베풀어야 하는 사랑/자비/긍휼)

3:1 얘야, 네가 행복하게 살 만한 안락한 가정을, 내가 찾아보아야 하겠다.

(2) 그러나 이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a) 만약 룻이 다른 지파/집안 사람의 남자와 결혼한다면 나오미와는 완전히 남남이 되어 버린다.

그런데 룻은 ‘죽음이 어머님과 나를 떼어놓기 전에 내가 어머님을 떠난다면, 주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더 내리신다 하여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방법은 오직 하나! 룻이 계대결혼을 해서 우리 집안의 기업(재산)을 이어가면서 한 집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고엘제도에서 허용/요구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생각/기도 많이 했을 것이다.

(b) 보아스가 룻을 좋아할까?

아무 것도 없는 집안의 이방 여인 룻을? 그것도 돈을 많이 써서 기업을 무르면서까지?

보아스는 믿음, 인품, 돈이 많은 훌륭한 신랑감인데...

2달 동안 룻을 좋게 보지 않았을까? 우리 집안의 고엘인데? 이렇게 연결시켜주신 하나님의 뜻이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을 가지고 기도했을 것이다.

첫 날 우연히 보아스의 밭으로 갔으며, 보아스가 풍성한 호의를 베풀어 주었다는 말에 ‘혹시, 하나님이 이 두 사람을 연결해 주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기도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2달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뭔가 해 보기로 했다. 룻의 행복을 위해서!

(3) 보아스를 유혹하라는 말인가?

룻에게 지시한 내용은 부자 남자를 유혹하라는 말인가? 

아니다. 단 둘만의 시간을 확보해서, 보아스에게 기업 무를 의향이 있는 지를 알아보라는 것이었다.

보아스의 말대로 룻이 이런 식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 정숙한 여인이라는 것은 온 마을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었다(3:11). 유혹, 로맨스 등으로 오해 금물.

(c) 룻이 보아스를 좋아할까? 

2. 나오미를 위한 룻의 인애

얼핏 생각해 보면, 룻이 보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팔자 고치는 결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룻이라는 젊은 여성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계산적인 생각이다.

(1) 룻의 돌발적인 행동과 요청

3:9 "누구요?" 하고 물었다. 룻이 대답하였다. "어른의 종 룻입니다. 어른의 품에 이 종을 안아 주십시오. 어른이야말로 집안 어른으로서 저를 맡아야 할 분이십니다."

(개역개정)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2:12  이제 댁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날개 밑으로 보호를 받으러 왔으니, 그분께서 댁에게 넉넉히 갚아 주실 것이오.

성적 유혹의 말이 아니라, 전에 보아스가 룻에게 한 축복을 간접 인용하면서, 당신이 기업 무름을 통해서 하나님 은혜의 통로가 되어 달라(기업 무름)는 요청이다. 참 멋진 말이다!

(2) 이에 대한 보아스의 반응

3:10 (...) 지금 그대가 보여 준 갸륵한 마음씨는, 이제까지 보여 준 것보다 더욱더 값진 것이오.

(개역개정) 3:10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처음 베푼 인애는 무엇이고 나중에 베푼 인애는 무엇인가? 또 누구에게 베푼 인애인가?

(a) 나이 차이

3:10 가난하든 부유하든 젊은 남자를 따라감직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비슷한 나이의 배우자를 원하는 게 인지상정. 룻이 동네에서 꽤 인기가 있었던 듯?

보아스와 룻은 나이 차이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보아스는 전혀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일?)

얼마나 차이가 나길래?

당시 여성은 통상적으로 20세에 결혼했고, 말론과 결혼해서 10년을 살았다면(불확실), 30세로 볼 수 있다. 그런 룻을 “딸아!(개역개정)”라고 호칭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20살 정도의 연상이 아닐까? 그렇다면 보아스는 50세? 혹은 60세? (유대인 전승 미드라쉬는 보아스가 80세, 룻이 40세!)

아무리 팔자 고친다 해도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

(b) 보아스는 아직 미혼?

이렇게 조건이 좋은 보아스가 아직 미혼?

이방인 창기 라합의 ‘아들’이라서 미혼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이처럼 믿음, 인품, 재력이 있는 보아스가 미혼이라는 게 상상되지 않는다.

아마도 후처의 자리로 가는 것 같다. (나의 추정)

그러니 룻의 결심이 더 갸륵해 보인다. 

룻은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오미를 위해서(기업 무름/명예와 노후) 이런 청혼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팔자를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아스를 흠모해 왔기 때문이 아니라(가능성!), 시어머니 나오미를 위해서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룻이 나오미에게 베푸는 인애/헤세드!

3. 이런 마음을 알아보는 보아스

보아스는 이런 마음을 읽었다. 그래서 처음 인애, 나중 인애를 언급한다.

처음 인애: 시어머니 나오미를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따라와서 봉양하는 인애(헤세드).

나중 인애: 나이 차이가 크고, 본처 자리가 아닌데도(?),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계대결혼을 해서 시어머니 나오미 집안을 회복하고 나오미를 계속 봉양하려는 인애(헤세드)

처음 인애도 귀하지만, 나중 인애가 더 귀하다! 

룻이 누구에게 베푼 인애? 나오미에게! (not 보아스에게!) 늙은 미혼자를 구제해 준 인애가 아니다.

룻을 오해하지 않고(돈을 보고 늙은이 꼬시는 여자, 이방인 주제에...) 룻의 인애를 알아보는 사람.

이런 룻의 마음을 알아보고 엄청 감동 받은 보아스.

그래서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하며 증표로 보리를 여섯 번 되어서 주었다.

단 자기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한 사람 있음을 말하고 그 사람의 의향을 알아보겠다고 하였다.

결론

하나님의 역사는 이처럼 서로를 위해 주고, 위해서 희생하고,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그런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

우리도 이런 사람이 되어 보자.

5/25/2022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