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누구를 위한 예배인가? 이번에 예배에 대한 새로운 체험을 하였습니다. 아들 신찬이와 주일예배를 함께 드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갑작스럽게 교회를 찾던 중, 루터파 교회를 찾아 나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루터파 교회는 1517년 종교개혁을 시작한 마르틴 루터로부터 시작된 개신교 중 한 교단입니다. 그 교회는 전통적 방식의 예배를 고수하는 교회였습니다. 사전 지식이 없이 참석했다면 천주교 성당에 와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목사들의 화려한 복장, 복잡하고 다양한 예배 순서, 화려한 성물도 생소한데, 350여 명 중 동양인은 저희 부부 뿐이어서 더 어색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느낌은 ‘별로 은혜가 되지 않는다!’였습니다. 왜 은혜스럽지 않다고 느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전통적 예배방식, 낯선 환경, 점점 들리지 않는 영어설교 등도 이유이겠지만, 혹시 ‘내가 받을 은혜’에 너무 초점 맞추어서, 정작 하나님께 드리는 의미 있는 순서들에 무신경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우리가 받을 은혜’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은혜의 가장 중요한 통로는 목사의 설교라고 여깁니다. 하지만 예배는 우선적으로 하나님을 위한 것입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시어 오늘도 생명을 유지시켜 주시고,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어떤 희생도 아끼지 않으시고, 언젠가는 완성된 자신의 나라로 우리 모두를 인도하실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려드리는 것이 예배의 목적입니다. 이런 마음과 자세를 여러 가지 순서(기도, 말씀읽기, 찬양, 설교 등)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에게 ‘은혜’가 부수적으로 딸려 오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은혜가 되지 않는’ 예배는 견디기 힘든 고역일 것입니다. 그래서 예배에 관한 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 합당한 예배를 드리면서 동시에 교인들이 은혜를 누리게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누리는 것이 온전한 예배일 것이며 그것이 그 교회의 영성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