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16

역설적인 삶

6:8-13

1. 인생은 역설적이다

(1) 역설이란?

(a) 어떤 기본적인 주장과 반대되는 말이나 현상

예) 기술의 발전으로 생활은 나날이 편리해졌지만, 점점 더 시간에 쫓기며 사는 역설

(b) 명백히 모순되는 두 가지 사실을 말하면서 또 다른 진실을 말하는 경우

예) 유치환의 깃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소리 없음’과 ‘아우성’이라는 서로 모순되는 말을 함께 사용하면서 ‘이상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이라는 또 다른 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

신앙생활을 잘 하면 하나님의 복을 받고 만사형통해야 할 것 같지만,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오히려 고난이 떠나지 않는 역설

그렇지만 고난이 우리를 완전히 KO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감사와 기쁨을 경험한다는 역설

(2) 왜 인생은 역설적인가?

인생은 단편적이 않고 복합적이다. 

예수 잘 믿으면 복 받고, 안 믿으면 벌 받는다? 인생이 이렇게 단순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단순한 선악의 이원론이 아니다. 선인 것 같기도 하고 악인 것 같기도 한 것이 마구 섞여져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인생은 복합적이고, 이해 불가한 것투성이다.

그래서 복합적인 관점/대처방식이 필요하다. 

유연성, 판단 유보, 여유(내가 판단/결정/책임지는 게 아니라 하나님)

전도서는 그 점을 말하고 있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히브리어로는 ‘헤벨, 헤벨, 모든 것이 정말 헤벨’ (바이블 프로젝트)

헤벨: 수증기, 연기(전도서 38회 사용)

인생이 얼마나 (1) 일시적, 찰나적 (2) *수수께끼, 역설적인지 묘사한다.

인생의 아름다움과 선함을 즐기는가 하면 갑자기 비극이 찾아와서 모조리 날려버리고,

정의/사필귀정을 믿지만 선한 사람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난다.

이처럼 인생은 연기처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따라서 불안정하다.

전도자는 이것을 바람을 잡는 일, 헤벨이라고 말한다. 

결론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이 경험했고, 또 경험하고 살아가지 않나? 

예상한 대로, 배운 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터지고, 마치 지뢰밭을 걸어가는 듯한 불안함이 가득한 인생. 그런 중에도 온갖 역설이 가득한 인생살이다.

인생이 이렇게 ‘헤벨’, 헛된 이유는 죄 때문이다. 죄로 인해서 모든 것이 엉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사한 것은 역설적이기 때문에 고난 일변도, 좌절 일변도로 가지도 않는다. 고난이지만 소망이 있고, 슬픔이지만 기쁨이 함께 있는 역설적인 삶이다. 

2. 본문 설명

바울은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참고 견뎌야 하는 고난과 애써 지켜야 하는 덕목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화해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본문에서 이런 역설적인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런 역설적인 삶은 사도/목회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죄악으로 물든 이 땅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려고 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삶이다.

어떤 역설적인 삶인가? 하나씩 생각해 보면서 이해와 공감이 되고, 그럴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 (때로는 간략하게 넘어가기도 한다)

(1) 속이는 사람 같으나 진실한 사람

바울은 예루살렘교회로부터의 추천장이 없다고 거짓 사도라는 오해를 받았다. 바울은 당신들이 나의 이력을 알려주는 추천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속이는 사람이라고 여겨졌다. 정말로 억울한 심정이었다. 하지만 바울처럼 진실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우리도 이런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나쁜 짓, 잘못한 것에 대한 비난은 감수해야 하지만, 사실이 아닌데 오해를 받을 때 억울함이 크다.

말로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 상황. 그러나 하나님이 아시고, 시간이 진실을 말해 준다.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 전형적인 반응?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에 우리의 진실이 밝혀질 것을 믿고 살아간다.

(2) 무명인 것 같으나 유명한 사람(이름 없는 사람 같으나 유명하고)

바울의 경우 로마 대제국 내의 미미한 신흥 종교의 전도자에 불과했다. 당대의 기라성 같은 철학가나 종교 지도자에 비하면 무명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지금의 바울은 아마 예수님 다음으로 유명한 사람이 아닐까? 신약 성경의 가장 많은 분량을 기록한 성경 저자이자 당시 세계의 땅끝까지 복음을 전한 열정적인 선교사.

연예인/인플루언서는 인기를 먹고 산다. 특히 연예인은 좋건 나쁘건 간에 대중에게 유명해야 한다. 

가장 두려운 것은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이라고 한다.

남들이 알아주는(유명한) 학교, 직업, 동네, 교회... 이것이 우리 삶을 움직이는 커다란 동력이 된다.

마흔/환갑/칠순이 되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나? 무엇을 이루었나? 그리고 그것이 남들이 알아주는 것인가?

그런 것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면 별로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인정을 받고 유명해지면 인생에 보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이유는? 하나님이 알아주시기 때문에!

찬송: 나의 은총을 입은 이여, 너를 아노라, 너의 이름을 내가 아노라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존감 이슈다. 하나님이 나를 아시고, 나의 진심, 내가 흘린 모든 땀, 쏟은 모든 정성, 베푼 모든 섬김을 아신다! 

정말로 하나님이 아시면 괜찮은가? 세상적으로 성공하지 못해도? 돈, 지위, 자녀, 업적이 없어도?

우리는 이미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아담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어떤 종류의 일을 했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아담이라는 사실에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에 있는 것이지, 우리가 하는 일의 종류나 직함에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에드워드 헤이즈, 네가 선 곳은 어디든지 거룩한 곳이니라)

(3) 죽는 것 같으나 살아 있는 사람

엄청난 고난이 닥치면 딱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차라리 아침에 눈이 뜨여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이 남들 보기에 창피하고 남들이 알까 두렵다. 나는 남들 보기에는 죽은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살아 있는 사람이다! 

기도할 때, 찬양할 때, 성경말씀이 내 안에서 꿈틀거릴 때, 하나님 앞에 있을 때!

남들은 모른다. 나의 삶/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

일이 잘 되고 모든 일이 평안하고 주머니에 돈이 두둑하게 있는 것이 생명의 근원이 아니다.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있으면, 아무리 죽은 사람 같아 보여도 나는 엄연히 살아있다.

(4) 징벌을 받는 것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는 않는 사람

죄에는 벌이 따른다.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법적 질서다.

한편, 하나님은 우리가 회개하면 용서하신다. 용서는 받지만 죄의 결과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벽에 못을 박았다가(죄) 못을 빼면(회개), 못은 빠지지만 못자국(결과)은 남는다.

예) 요즘 매일성경 본문: 삼하 다윗 이야기

밧세바와의 죄를 용서받긴 했지만, 죄의 결과를 혹독히 치루고 있다.

아들 암놈이 이복 여동생 다말을 강간, 압살롬이 원수를 갚는다고 암놈을 죽임, 압살롬을 용서하지 못하는 다윗, 결국 반역을 일으키는 압살롬....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징벌임을 알기에 순순히 받아들이고 피신하는 다윗. 눈물 나는 처절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런 다윗의 모습이 모두 우리들의 모습이다. 

죄 용서를 받았지만, 죄의 열매를 먹고 있는 중이다.

직접적/구체적인 죄도 있고, 간접적/원죄도 있다. 무고한/부수적인 피해/콜래트롤 데미지(collateral damage). 그래서 때로는 원인을 추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고난은 죄를 용서받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용서함은 받되,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하나님이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아니다. 사랑하시되, 우리를 연단하시는 중이다. 

벌(punish)이라기보다 연단(discipline)이다.

그리고 죽임을 당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욥의 생명은 건드리지 못하게 한계를 그어 놓으신 하나님, 다윗을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고 그의 왕권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 우리의 하나님이시다.

남들이 보고 뭐라고 할지라도, 아무리 사단이 양심을 찌르며 참소할지라도, 하나님은 어느 선 이상을 넘지 않게 하신다. 

(5) 근심하는 것 같으나 항상 기뻐하는 사람

늘 근심을 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믿음 좋은 사람은 근심이 아예 없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아마도 생각이 없거나 인생을 무책임하게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근심거리를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올려드리면서 세밀하게 자신을 점검한다.

회개할 것은 없나?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지는 않나? 지나친 욕심/자존심을 부리는 것은 없나? 아는 한 최대로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나....?

근심거리의 해결책이 요구하는 게 아니라, 근심거리 자체를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근심이 가득하지만 동시에 기쁨도 가득한 사람. 이 얼마나 역설적인 삶인가?

근심은 없고 기쁨만 가득한 삶이 아니다. 그런 삶은 없다! 

근심이 가득하지만 그것이 기쁨을 빼앗아가지 못한다. 

요 16:22 지금 너희가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를 볼 때에는, 너희의 마음이 기쁠 것이며, 그 기쁨을 너희에게서 빼앗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6) 가난한 것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는 사람

부자의 정의? 경제적 자유/FIRE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고물가 저성장 고금리 시대. 돈에 훨씬 더 예민하게 된다. 마음이 위축되기 쉽다. 

소비를 예민하게 생각하며 아끼되, 섬김마저 아껴서는 안 되겠다.

돈이 많아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벌기만 해왔지 쓸 줄 모르는 사람. 특히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쓸 줄 모르는 사람. 가족 외에는(가족에게도) 쓸 줄 모르는 사람. 부자지만 가난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을 부요하게 하는 방법?

돈(답례가 아니라 사랑이 담긴), 섬김(도리를 넘어서는), 따뜻한 말(처지를 이해하고 함께 해 주는)

가장 부요하게 하는 방법? 하나님을 믿고 구원받게 하는 것!

고후 8:9 그리스도께서는 부요하나, 여러분을 위해서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것은 그의 가난으로 여러분을 부요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가장 부요하신 분이 우리를 위해서 가난하게 되신 예수님. 그 예수님을 믿을 때 부요하게 된다. 하나님에 대해서 부요하게 됨!

(7)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사람

화려하지 않아도 정결하게 사는 삶,

가진 것이 없어도 감사하게 사는 삶, 

내게 주신 작은 힘 나눠주며 사는 삶

이것이 나의 삶의 행복이라오. (손경민의 행복)

그러고 나니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의 자녀이자 예수님과 함께 공동 유산 상속자(롬 8:17)가 되어서 모든 것을 갖게 되었다.

롬 8:16-17   바로 그 때에 그 성령이 우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하십니다.  자녀이면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으려고 그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이 정하신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입니다.

이런 역설적인 삶의 비결은 무엇인가?

내 인생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삶이다.

맡겨드리는 삶

맡기면서 최선을 다하는 삶

10/16/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