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많은 분들 앞에서 교회 회원으로 정식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나래 친구라고 불러주시고 계신데, 제 이름은 임선영이고 실생활에서는 ‘스테이시’라는 영어 이름을 씁니다. 목사님께서 불러주시는 것 처럼 스테이시 자매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나래는 저의 대학교 동기이며 UC Davis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실리콘 밸리에 아는 분의 집에 한 달간 머물렀는데, 그 때에 BBC 실리콘밸리에 가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Davis로 옮긴 이후에도 BBC Davis 모임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원래 교회를 다니지 않던 나래를 모임에 초대했는데 감사히 그곳에서 나래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그 시간을 계기로 나래가 한국에 와서 이 곳 사랑하는 교회에 오게 되었고, 또 그런 나래를 통해 저희 가정이 2020년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 이야기를 이어 가기 전에 제가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나는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잘난 구석이 하나 없는가 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동생과 쌍둥이로 태어난 탓에 늘 비교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늘 11분 언니라며 첫째 역할을 강요받다 보니 어릴적 부터 동생과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고 살게 되었습니다. 저만 입을 다물고 양보하면 우리 집이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교회로 초대하는 손길들이 있었지만 나같이 어두운 아이가 교회라는 무언가 밝아 보이는 곳에 나가는 것은 교회에 폐를 끼치는 일 같아서 망설여졌습니다. 그렇게 고3이 끝나고, 수시입시 현장에서 대학생 선교단체 선배를 강권을 받아 대학생 천 명정도가 참여하는 수련회에 참여하였습니다. 너무 비싼 선물을 주셔서 거절하지 못하는 통에 가긴 했지만, 다 같이 눈물을 흘리며 통성기도를 하는 모습에 아 저렇게 미치지 말아야 겠다 생각하고 꽁꽁 얼은 마음에 비집고 들어오려는 은혜를 차단하려 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칼 같이 차가웠던 제가 눈물을 흘릴 뻔 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주시고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 라는 찬양을 들었을 때 였습니다. 제 마음에 어두움이 얼마나 깊은지 스스로 잘 알던 저였기에 그 말이 마치 저에게 하는 이야기 같이 들렸습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아 눈을 감으니 어떤 이미지가 보였는데 제가 벌거벗겨진 채로 무대위에서 spot light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아 하나님이라는 분 앞에서는 아무것도 감출 수가 없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 혹시 내가 하나님을 만나면, 나의 어두움이나 모나고 약한 마음을 감추려고 애쓰며 힘들게 살았던 삶에서 해방 될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크리스챤이 되기로 결정하는 것은 이미 살아왔던 20년의 생활에 대한 배신이 되는 것 같아 망설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저를 포기 하지 않으셨고 그로부터 1년 뒤, 예수님을 내 구세주로 인정한다는 고백을 하며 성령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내 주인으로 인정한다고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바뀌는 건가 싶었는데, 여전히 나약하고 고집된 육체와 성품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지옥으로 향하던 발걸음 방향만 천국으로 바뀐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이 땅에서 남은 시간동안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화 즉, 성장을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제가 처음으로 아버지께 진지하게 기도했던 순간은 미국으로 가기 전 날, 비행기가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그 첫 기도에 응답을 받은 덕분인지, 아버지께 마음을 연 저는 그제서야 아버지와 친밀하게 지내보면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Davis에 한국 사람이 정말 많긴 했지만, 그 곳에서의 생활은 제가 지금껏 살아왔던 한국에서의 삶과의 단절을 의미했고 덕분에 끊을 수 없던 세상 음악도 술도 오랫동안 매여 있던 관계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저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덜컥 나래에게 교회에 같이 가자고 말한 터라, 무언가 크리스챤 다운 모습을 보여야 된다는 생각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 되나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가지 더 고민이 되었던 것은 한국에서 제가 보았던 교회의 모습과 미국에서 크리스챤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이 너무 달랐던 것입니다. 가정단위의 모임 그리고 서로 가정을 오픈하는 모습 등을 보며, 저도 나중에 이런 신앙 공동체를 갖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할 때, 물론 지속적으로 은혜를 받고 하나님을 알아가게 되었지만 교회에서 요구하는 신앙의 모습에 대해서는 과연 성경적인가 라는 의문이 자주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모임의 리더가 되었지만 가정과 일터, 학교를 뒷전으로 하고 교회에 올인하라는 듯한 분위기의 리더쉽을 그대로 전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기도하고 말씀을 전할 때 눈이 반짝 거리는 모습이 예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만났는데도, 저희 둘이 지향하는 신앙과 가정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꽤 오랜 시간 하나되지 못하고 각자의 하나님을 만난 방법을 고집하였습니다.

2018년 겨울, 설명하기 너무 길지만 저희 둘의 삶과는 전혀 연관이 없었던 반포지역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익숙함에서 벗어나게 하실 때는 무언가 목적이 있으시다는 것을 알았기에 아버지께서 하실 일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남편과 제가 하나되고, 저희 가정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저희가 기존 교회를 떠나야 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했고 여기 저기 다녀 보며 평가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나래를 만나게 되었는데, 목장모임에 와보라고 초대를 해주었습니다. 그 목장 모임에서 정말 오랜만에 마음을 열고 자신의 신앙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그것으로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통해 저희 가정을 회복시키시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그 이후, 남편과 저는 물 흐르듯이 사랑하는 교회의 일원이 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셧다운이라는 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하신 하나님의 계획에 감사를 드립니다. 목자의 본을 보여주시는 목사님과 사모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가정교회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자 애쓰는 전하는 목장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얼마 전 첫째가 ‘나연이네 교회’ 라고 하자 둘째가 ‘우리 교회’ 라고 바꿔서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아이들에게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여기 계신 분들과 더 많은 삶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