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3. 하늘의 예배

4–5장(4:1-4)

서론

2–3장에서 예수님은 일곱 교회를 향해 칭찬과 책망, 권면과 약속을 주셨다. 교회는 세상의 박해와 유혹 속에서 위기를 겪고 있었다. 그런데 4–5장은 전혀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이 땅의 혼란과는 대조적으로, 하늘에는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 양 예수님께 찬양과 경배를 드리는 예배가 있다. 이 장면은 땅에서 겪고 있는 일이 전부가 아니라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진짜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1. 하늘의 중심인 보좌(4:1–6)

요한은 하늘에 열린 문을 통해서 하나님의 보좌를 보게 된다. 보좌는 통치의 자리이며, 온 우주와 역사의 주권을 상징한다. 여러 상징어를 사용해서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묘사한다.

(1) 벽옥(맑고 투명함), 홍옥(붉은 색, 공의)과 같은 모습

(2) 비취옥(초록색, 자비) 무지개: 초록은 하나님의 자비를 상징. 무지개는 노아 언약의 상징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언약의 성취를 상징한다.

(3) 번개와 음성, 천둥: 시내산의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거룩한 두려움과 권능을 상징한다.

(4) 일곱 횃불: 일곱은 완전 수. 따라서 성령님의 완전성과 충만성을 말한다. 성령님이 하나님의 통치와 구속의 계획에 항상 함께하며, 그 뜻을 땅 위에 실행하신다는 뜻이다.

(5) 수정같은 유리 바다: 맑고 투명한 수정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순결하심을 말한다. 또 구약에서 바다는 혼돈, 죽음, 반역의 세력이었다면, 여기서는 그 바다가 하나님 발 아래 완전히 통제된 평화로운 상태이다. 혼돈과 악의 세력 위에 계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통치를 의미한다. 

요한이 보좌에 관해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묘사한 것은, 세상의 혼란과 로마 황제의 폭력 속에서도 하늘에서는 흔들림 없는 주권자가 계신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2. 하늘에서 드려지는 예배(4:6–11)

보좌 주위에는 (1) 네 생물과 (2) 24장로가 있다. 이들은 하늘의 예배가 어떠한 지를 보여준다.

(1) 네 생물: 사자(야생 짐승, 권위), 송아지(가축, 섬김과 희생), 사람(인류, 이성과 교제), 독수리(조류, 통찰력과 민첩함) 예) 에스겔 1장. 창조 세계 전체(피조물)를 대표한다. 

3가지 특징으로 볼 수 있는 예배 태도

(a) 앞뒤로 가득한 눈

모든 것을 보고 통찰하는 인식과 뛰어난 감각

단순히 감정이나 형식으로 예배하지 않고,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깨달음으로 드리는 예배

(b) 여섯 날개

이사야 6장의 스랍과 비슷. 민첩한 순종, 겸손(얼굴과 발 감춤), 섬김.

예배는 입술만이 아니라, 삶의 순종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

(c) 밤낮 쉬지 않고 찬양

하나님께 대한 끊임없는 경외

늘 하나님을 새롭게 경험하고, 주일만이 아닌 일상의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함

(2) 24장로: 구약(12지파)과 신약(12제자)의 구속받은 성도들을 대표한다. 

3가지 특징으로 볼 수 있는 예배 태도

(a) 보좌 앞에 엎드림

철저한 겸손, 자기를 낮춤 

내가 중심이 되려는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 중심의 예배여야 함

(b) 면류관을 내려놓음

자기의 영광, 공로, 자랑을 모두 하나님께 돌림

“내가 무엇을 이뤘다”가 아니라, 모든 은혜는 주님께로부터 왔다는 고백과 헌신

천국의 상급을 위한 헌신? 그것마저 하나님께 돌려드린다.

(c) 찬양

창조주(4:11)와 구속주(5장) 하나님께 집중된 찬양

예배는 하나님의 존재와 행하신 일에 반응하는 것. 감정이 아니라 내용 있는 고백이 중요함

3. 어린 양만이 두루마리를 펼 자격이 있다(5:1–14)

(1) 두루마리

하나님의 손에 있는 두루마리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과 심판 계획, 역사의 완성을 담은 문서이다. 앞뒤로 글이 가득하고, 일곱 인으로 봉인되어 있고, 아무도 그것을 펼 수 없다. 하나님의 완전한 계획이 철저히 감추어 짐을 의미한다.

(2) 두루마리를 펼 자격

(a) 요한은 울었다. 이 두루마리를 펴거나 볼 자격이 있는 이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실행되지 못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로 중 한 명이 말한다. ‘유다 지파에선 난 사자, 곧 다윗의 뿌리’가 승리하셨으니, 그가 두루마리를 펴기에 합당하다고 했다.

(b) 그런데 요한이 본 것은 사자가 아니라 어린 양이다. 이 어린 양은 유다 지파의 사자(권능), 다윗의 뿌리(왕권)이지만, 동시에 죽임을 당한 어린 양(희생과 순종)이다. 복음의 역설이다. 세상은 힘과 능력을 요구하지만, 하나님은 순종과 희생, 사랑으로 자격을 입증한 이에게 권한을 주신다.

(c) 두루마리를 펼 수 있는 자격은 단순히 두루마리를 펴서 볼 수 있는 자격이 아니라, 그 안에 기록된 하나님의 구속과 심판의 계획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권위와 능력을 의미한다. 일곱 인으로 철저히 봉인된 두루마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가지고 이끄시는 역사의 결정적 계획이다. 아무나 열어볼 수 없고, 열어보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섭리 개입의 시작을 뜻한다. 펼친다는 행위 자체가 곧 실행이다. 실제로 6장부터는 어린 양이 인을 하나씩 뗄 때마다 역사 속에 심판, 환의 과정이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두루마리를 펼 자격은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 뜻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는 권위, 사랑, 능력을 지닌 구속자이자 심판자,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만 주어지는 자격이다. 그는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했고,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사랑으로 온 인류를 하나님께로 다시 사신 분이기 때문이다.

(3) 찬양

예배는 여기서 절정을 이룬다. 

5:9 그들(네 생물과 24장로)은 이런 말로 새로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두루마리를 받으시고, 봉인을 떼실 자격이 있습니다. 주님은 죽임을 당하시고, 주님의 피로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과 민족 가운데서 사람들을 사서 하나님께 드리셨습니다.

이어서 모든 피조물이 찬양하고, 네 생물은 아멘! 24장로들은 엎드려 경배

5:13 보좌에 앉으신 분과 어린 양께서는 찬양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 하도록 받으십시오. 이는 피조물 전체가 하나님과 어린 양께 창조와 구속을 찬양하며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론

4–5장은 단지 하늘의 예배 장면을 보여주는 신비한 환상이 아니라, 지상의 연약한 교회를 위해 주신 위로의 메시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는 이렇게 다가올 수 있다. 

(1) 지상의 교회는 연약하지만, 하늘에는 흔들리지 않는 보좌가 있다

2–3장의 일곱 교회의 현실은 핍박, 세속화, 이단의 가르침, 미지근함, 죽어 있는 신앙 등이다. 그러나 4장으로 넘어가자마자 요한은 열린 하늘 문을 본다. 그리고 그 안에는 흔들림 없는 보좌와 전능하신 하나님, 그리고 찬양이 가득한 예배의 자리가 펼쳐진다.

오늘날의 이 땅의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로는 점점 줄어들고, 유혹과 압력에 지친 모습이다. 하지만 하늘의 보좌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다. 교회는 하늘의 시선을 두어야 한다.

(2) 세상은 세상의 권세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양이 다스리신다

5장에서 드러나는 가장 놀라운 사실은, 역사의 열쇠를 쥐신 분이 바로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라는 것이다. 그 어떤 고귀한 신분도, 영웅도, 권력자도, 도덕가도 두루마리를 펼 수 없었다. 오직 죽인 당하신 어린 양만이 하나님의 뜻을 펼칠 자격과 능력이 있었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세상이 권력자나 자본가, 기술자(인공지능)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것을 여시고, 닫으시고, 이루신다.

3:7 여시면 닫을 사람이 없고 닫으시면 열 사람이 없는 그분이 말씀하신다.

우리는 이 하늘의 예배에 참여함으로써, 이 땅의 현실을 이기고 살아간다. 

7/16/2025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