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 교회를 점검하시는 예수님

2–3장(2:1-7)

서론

2–3장은 소아시아(오늘날 터키 서부)에 있던 일곱 교회를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그러나 이 편지는 단지 1세기 교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교회에 주시는 메시지이다. 예수님은 교회의 주인이시며, 지금도 교회를 점검하시고 말씀하신다. 일곱 교회에 주어진 말씀을 통해 우리 교회의 상태와 미래를 진단받고, 회복의 길로 나아가자.

1. 일곱 교회에 대한 요약: 칭찬과 책망, 그리고 약속

* 니골라 당: 신앙과 도덕적 삶을 분리하다 보니(영지주의) 믿음만 있으면 어떻게 살아도 괜찮다는 이중생활, 타협적 신앙

* 발람의 교훈: 발람(민 22-25장)처럼, 물질적 유익이나 권력을 추구함

* 이세벨: 구약의 아합 왕의 아내로, 이스라엘에 바알 숭배를 퍼뜨렸던 여왕. 여기서는 당시 자칭 선지자라는 귄위를 이용해서 이단적인 가르침을 가르치고 교회를 타락시킨 지도자.

* 감추어 둔 만나: 단순히 광야생활에 주어진 육적인 양식이 아니라 예수님 자신을 가리킴. 감췄다는 표현은 이 양식이 세상에게는 숨겨져 있고, 믿음의 눈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임을 나타낸다.

* 보좌에 함께 앉게 됨: 칭찬거리 하나 없는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주시는 놀라운 약속

2. 교회는 늘 점검받아야 한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 각 교회를 향해 말씀하신다. “나는 (...) 알고 있다/안다.”

예수님은 교회의 겉모습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상태와 중심을 꿰뚫어보신다.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예수님의 평가 기준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진실성: 외적 규모보다 신실함과 진실함

에베소 교회의 수고와 인내를 칭찬하시면서도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책망하심(2:2-4).

외적 규모(교인 숫자, 건물 크기, 재정 규모, 사역의 다양함)보다 신실함, 진실함을 보신다.

물론 행위를 보시지만, 중심과 동기까지 살피신다.

(2) 정결성: 세속과 타협하지 않는 거룩함

버가모 교회의 발람과 니골라당, 두아디라 교회의 이세벨을 언급하며 도덕적 타락과 타협을 지적하심(2:14-15, 2:20). 타협주의, 물질주의, 이단 가르침에 대한 경고다.

(3) 충성심: 고난 속에서도 말씀을 지키는 인내

빌라델비아 교회는 작은 능력(교회 규모)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지키고 주의 이름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칭찬받음 (3:8)

* 예수님은 교회의 숫자나 화려함,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 중심의 상태를 보신다. 우리의 수고도 아시고 좌절도 아신다. 심지어 우리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자기 만족과 타협의 죄까지 아신다.

3. 예수님은 교회를 회복시키기 원하신다

교회는 늘 진단만 받는 존재가 아니다. 예수님은 회개와 회복의 길을 열어두신다. “회개하라, 돌이키라”는 음성은 정죄가 아니라 사랑의 호소이다.

• 에베소 교회에는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하시고,
• 두아디라 교회에는 병상에 던지면서까지(2:22) 회개하라고 하시고,
• 라오디게아에는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기다리신다.

회개는 수치와 창피가 아니다. 회개는 관계의 회복, 은혜의 시작이다.

3:19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책망도 하고 징계도 한다. 그러므로 너는 열심을 내어 노력하고, 회개하여라.

참고 1: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에베소 교회는 외적으로는 수고와 인내, 거짓을 분별하는 분명한 기준도 갖춘 건강한 교회였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의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말씀하신다. 

이 ‘처음 사랑’은 단지 예수님을 처음 믿었을 때의 뜨거운 감정이나 열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숙한 신앙에는 당연히 감정의 강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사랑’을 잃었다는 말은, 주님을 향한 첫 사랑의 순수한 동기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즉, 봉사와 수고는 계속되지만 그 중심에는 기쁨과 감사, 사랑이 아닌 의무감과 습관, 체면이 자리 잡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고다. 이것은 신앙의 형식은 있지만, 관계의 본질은 사라진 상태다. 예수님은 열정의 감정보다 더 근본적으로, 사랑의 동기, 관계의 진실성을 회복하라고 요청하신다.

참고 2: 미지근함에 대한 바른 이해

라오디게아 교회에 대한 책망은 ‘차지도 덥지도 않다, 미지근하다’는 것이다. 미지근함은 조용한 성격이나 냉정한 기질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면의 영적 태도에 대한 것이지, 외형적 열정의 표현이나 기질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조용한 기질이지만, 매일 성실하게 말씀을 읽고, 교회의 필요한 곳에서 조용히 섬기고, 남을 위해서 중보기도하고, 재정적으로 헌신하며, 교회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이런 사람을 절대로 미지근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다.

미지근함이란 단순히 뜨겁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기 상태에 대한 무감각과 무관심을 말한다.

3:17 너는 풍족하여 부족한 것이 조금도 없다고 하지만, 실상 너는, 네가 비참하고 불쌍하고 가난하고 눈이 멀고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한다.

라오디게야 교회는 스스로는 부자라 부족한 것 없다 생각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엔 가난하고 벌거벗은 상태이다. 이처럼 자기 상태에 대한 자각도 없이 자기만족에 빠져 있는 영적 무감각이다. 따라서 하나님에 대한 갈망도 없는 상태를 두고 말한다.

4. 이기는 자에게는 약속이 있다

일곱 교회 모두에게 주어진 약속은 종말론적 보상이자 현재의 위로와 격려이다.

이긴 성도는 생명나무에서 영생을 누리고, 둘째 사망에서 벗어나며, 하나님의 성전에 영원히 거하며, 주님과 함께 다스릴 것이다. 멋진 표현이지만 어떻게 보면 뻔한 내용으로 보이기도 한다.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얻게 되는 약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가 핍박시대였음을 기억한다면 대단히 큰 위로와 소망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단지 구원 받을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라, 여러 상징어로(감추어 둔 만나, 흰 옷/생명책/새 이름, 주의 보좌에 함께 앉음) 그 구원을 누리게 될 것을 실감나게 말해 주고 있다. 우리에게도 종말론적 보상으로 실감나게 다가 온다.

결론

계 2–3장은 단지 1세기 교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오늘 이 땅의 교회, 우리 교회에 향한 말씀이다. 

예수님은 규모와 외형보다는 중심을 보신다. 열심과 수고의 행위도 보시지만 진실성, 정결성, 충성심을 더 중요하게 보신다. 이런 기준으로 교회를 평가하신다. 

우리 교회는 어떤가?

소그룹만 살아남는 시대에 목장모임에 힘쓰는 교회: 섬김과 희생(물질과 시간), 진실한 삶나눔

재정에 마음과 힘을 모으는 교회

뜨겁게 기도하는 교회: 지난 주일 세겹줄 기도회

예수님의 평가 기준을 늘 기억하며 스스로를 점검하자.

7/9/2025 수요예배